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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무제 종교칼럼] 개혁 정신의 유산

[몽고메리 중앙일보] 기사입력 2018/04/25 15:12

아틀란타 연합장로교회 행정목사

미국 건국 정신의 중심이었던 프로테스탄트 전통의 개혁 신학 기독교(개신교) 교세가 쇠퇴현상을 보인 것은 1970년대부터다. 특히 주류(메인라인) 개신교의 교인 숫자 급감은 놀랄 정도다. 미국 장로교단과 연합 감리교단, 침례교단 등 주류 개신교단의 교인 숫자는 한때 미국 전체 인구의 30%를 넘었으나, 2010년대에 들어와서는 15%로 밑으로 떨어졌다.

100여년전 선교사들이 목숨바쳐 한반도를 복음화시킨 미국 장로교단도 예외가 아니다. 밖으로는 급변하는 세상변화에 무심했고, 안으로는 종교적 관습의 전통에 안주하면서 젊은 세대가 더 이상 찾아오지 않아 급격한 쇠락의 길을 걷고 있다. 더욱이 리버럴한 신학 사조를 급격히 수용하면서 교회들이 줄이어 교단을 이탈하고 있고, 노령화로 인해 아예 문을 닫는 교회가 속출하고 있다. 그나마 한인을 포함한 이민사회 교회는 한동안 성장했지만, 최근들어 신규 이민 감소로 급격한 노령화 현상에 시달리며 미래가 불투명해지고 있다.

이런 위기의식으로 지난 2012년부터 미국 장로교회에서 시작된 것이 ‘1001 미션 프로그램’이다. 규격화된 기존 전통 교회 제도와 문화에 안주하며 사람들이 찾아오길 기다리다가 자멸하지 말고, 세상속으로 공격적으로 복음을 들고 들어가는 신앙공동체를 만들자는 취지다. 과거 미국 장로교단의 개척교회는 꽤 까다로웠다. 안정적 재정과 교인까지 탄탄한 준비와 기존 교회의 틀과 형식을 갖춘 뒤 출범시켰다. 1001 프로그램은 이런 기존 제도를 고집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파격적이다. 장로교의 기본 신학과 신앙 노선 안에 있되, 상황에 적합하면 어떤 혁신적 모습의 형식이든 수용하여 작은 신앙공동체(개척교회)로 인정해 재정 후원(3년간 5만달러)을 해준다. 물론 까다로운 지원자 심사과정을 거친다.

부족한 필자가 지난주 심사요원으로 발탁되어 버지니아 리치몬드 유니언 신학대학원에서 3박4일간 지원 목사님들을 집중 평가하는 시간을 가졌다. 전통 교회 교인 감소로 새 신앙공동체 프로그램을 시도해보고자 하는 뉴저지 노회장 출신의 50대 중후반 25년 경력 목사로부터, 대학에서 사역하는 20대말 젊은 목사까지 지원자는 다양했다. 심사요원 가운데 유니언 신학대학원 전도학 교수인 목사는 직접 이미 이 프로그램으로 식당을 주일 오전에만 임대해 식탁 교제 중심의 ‘바베큐 교회’를 가동하고 있었다. 교회 리더들이 음식을 같이 장만하고, 식당에 사람들을 초대해 함께 음식을 같이 만들며, 함께 예배드리고 음식을 나누며, 식탁 테이블에서 말씀과 삶을 나누는 신앙공동체다. 그는 지난 주일 100인분의 바베큐 식사를 했다고 했다.

1001 프로그램은 2020년까지 이런식으로 기존의 장로교 고정관념의 틀을 뛰어넘은 개혁적인 1001개의 새 개척 교회 신앙공동체의 출범을 후원한다는 계획이다. 십일조를 드리듯이 1만개의 교단 회원 교회의 10%에 해당하는 숫자다. 특징은 건물중심이 아니고, 고정된 기존 예배 관행 중심도 아니며, 삶의 현장에 들어간 예배와 말씀 교제 공동체다. 카페, 베이커리, 책방, 공장, 사무실, 공원, 싸이클, 운동 등 다양한 장소에서 새 신앙공동체 실험이 진행되고 있다. 지난 6년간 460여개의 신앙 공동체 교회가 1001 프로그램으로 출범해, 각자 독특한 모습으로 진화되고 있다. 참여자 70%가 기존 교회에 관심이 없었던 40세 미만이라는 통계다. 다 성공하는 것은 아니다. 160여개 공동체는 생존에 실패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국 장로교단의 교회 혁신의 씨앗에 대한 투자는 계속되고 있다. 개혁과 혁신의 정신을 되살리는데 교회의 미래가 달려 있기 때문이다.

연합장로교회에 20년간 담임목사로 헌신하셨던 고 정인수 목사님의 소천 2주기가 지난주였다. 정목사님이 남기고 가신 유산을 생각해보면, ‘혁신’이라는 한 단어가 남는다. 정 목사님이 남긴 책에는 한결같이 ‘혁신’과 ‘리더십’이라는 제목이 들어 있다. 혁신은 교회의 신학용어로 표현하면 개혁(Reformation)’이다. 종교개혁의 개혁이다. 프로테스탄트 개신교의 핵심은 바로 ‘개혁’이요 ‘혁신’이다. 하나님이 ‘내영혼을 소생케’(시편23:3)하는 것처럼 모든 것에서 ‘늘 새롭게 하는 것’이다. 한 영혼에 대한 뜨거운 사랑으로 전도와 선교에 헌신하는 교회와 교인이 되기 위해서는 개혁 정신으로 쉼없이 혁신하는 교회와 교인이 되어야 한다. 그래서 정목사님은 전통에 갇혀 침체된 교회를 혁신하기 위해 생명을 걸었던 것이다.

교회는 혁신(또는 개혁)의 정신과 동력을 잃어버릴 때 정기적인 종교 예식 제사에만 공들이는 무기력한 종교기관으로 되돌아가게 된다. 교회를 잘 지키는 것은 건물관리나 성도유지와 헌금액을 사수하는 것이 아니라, 일상의 삶에 접목되는 말씀으로 교회사역에 개혁 신앙을 얼마나 잘 사수하느냐에 달려있다. 정목사님 소천 2주기를 맞아 그 분이 남긴 ‘교회를 잘 지키라’는 유언의 참된 의미와 ‘혁신’의 유산을 다시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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