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넌 어디서 왔니?”

미술전 ‘웨어 아유 리얼리 프롬?’
31일 고트팜 아트센터에서 개최

‘넌 어디서 왔니?’ 다문화 사회이자 세계에서 가장 넓은 편에 속하는 미국에서 자연스럽고 의례적인 이 질문을 접하는 아시안계 미국인의 심정은 편치 않다.

동등한 미국민으로서 출신 지역을 묻는 것이라면 좋겠지만, 어설프게 배운 ‘니하오마’, ‘곤이치와’를 써먹고 싶어서 안달이 난 사람들, 진지한 표정으로 ‘북한 아님 남한?’을 묻는 사람들과 겸연쩍은 대화를 나누고 나면 떨떠름한 뒷맛이 남는다.

질문자의 호기심에 내재된 신비주의와 타자화의 농도를 눈치껏 판단하고 적당한 답을 궁리하다 보면 자신이 과민하거나 처세술이 부족한 건 아닌지, 자기성찰과 반성까지 하게 된다.

아시안들이 회피하고 싶은 이같은 질문을 대면하는 미술 전시회 겸 공연이 오는 31일 미드타운 고트팜 아트센터에서 열린다. ‘아시아·태평양 유산의 달’을 맞아 열리는 팝업 미술전 ‘웨어 아 유 리얼리 프롬(Where are you Really from?)’에서는 애틀랜타의 젊은 아시안 미술가와 공연자들이 정체성을 탐구하는 작품들을 선보인다.

이민자 부모에게서 이어받은 혈통에 자부심을 갖고 싶어하면서도 타자화된 ‘한인’, ‘베트남인’의 틀에 갇히기를 거부하는 이들이 스스로 아시안-아메리칸으로서의 자신의 정체성을 정의하고 표현하는 자리이다.

공동 전시회를 주관하는 콜라보레이션(Kollaboration) 애틀랜타 측은 보도자료에서 “그런 질문을 피하지 말고 기꺼이 받아들이고 당당히 알리자”며 행사의 취지를 설명했다.

이번 행사에서는 애틀랜타에서 인기있는 아시안 식당의 음식도 제공된다. 입장료는 10달러이며, 웹사이트(www.kollabatl.org)나 인스타그램(@kollabatl)으로 자세한 내용을 확인할 수 있다.


조현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