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별 뉴스를 확인하세요.

많이 본 뉴스

광고닫기

기사공유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톡
  • 카카오스토리
  • 네이버
  • 공유

“교회는 세상에 선한 영향력 끼쳐야”

신윤일 실로암교회 담임목사 은퇴 소회

오는 27일 은퇴를 앞둔 신윤일 목사가 담임을 맡고 있는 실로암한인교회 본당에서 기념 촬영을 했다.

오는 27일 은퇴를 앞둔 신윤일 목사가 담임을 맡고 있는 실로암한인교회 본당에서 기념 촬영을 했다.

“30년 목회의 길 생각하면 안도의 한숨…
이제는 섬기고 가진 것을 나눠야 할 때”


“천상병 시인의 ‘귀천’이란 시에 이런 구절이 있어요. ‘가서, 아름다웠다라고 말하리라’. 은퇴를 앞둔 제 심정입니다. (웃음)”

애틀랜타 실로암한인교회의 신윤일 목사가 오는 27일 오후 4시 은퇴예배를 끝으로 20년의 목회 생활을 마무리한다. 신목사는 지난 17일 본지와의 인터뷰 내내 “감사하다”는 말을 놓지 않았다.

신 목사가 처음부터 목회자였던 것은 아니다. 그는 연세대 기계공학과를 졸업하고 1979년 뉴욕으로 건너왔다. 직장을 다니고 사업을 하던 중 35세란 다소 늦은 나이에 트리니티신학대학에 진학, 전도자로 목회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 실로암교회에는 시카고 제일한인교회를 은퇴하고 당시 실로암교회 임시 목사로 있던 강인덕 목사의 권유로 2000년 8월 부임했다. 그는 “목회자의 길을 걸은 30년을 생각하면 ‘안도의 한숨’만 나온다”라고 소회를 밝혔다.



신 목사가 부임했을 때 실로암교회는 두 파로 나누어져 예배도 따로 드릴 만큼 분쟁이 심각했다. 1부 예배와 2부 예배 중 신 목사는 2부 예배 목사로 청빙을 받았다. 분쟁은 4년간 이어졌다. 그는 “교회가 세상적인 방법으로 세상 법정에 가서 싸우고 판단 받는 것은 옳지 않다고 생각했고 성도들에게도 강하게 당부했다”면서 “하나님께 매달려 기도했고 그 과정에서 아픔도 있었지만 지금은 그때를 모두가 성숙해진 하나의 과정으로 기억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로암교회는 이제 ‘분쟁으로 재판까지 갔던 교회’를 탈피해 ‘이민사회의 섬기는 모델 교회’란 비전 아래 지역사회 섬김을 실천하고 있다. 여기에는 30년 동안 한결같이 교회가 세상에 선한 영향력을 끼쳐야 한다고 생각한 신 목사의 목회 비전이 한몫했다.

실로암교회는 인도, 코스타리카 등 타민족 교회에 예배당을 무료로 빌려주고 저소득층 가정과 선교사 가정 자녀들을 대상으로 무료 여름학교를 운영했다. 그는 “한국 교회도 다른 나라 선교사들의 희생을 바탕으로 성장했고 미국의 한인 교회들도 기성 교회의 도움을 받아 오늘날에 이르렀다”면서 “이제는 우리가 다른 이들을 섬기고 우리가 가진 것을 나눠야 할 때”라고 전했다.

한인 이민교계의 역사가 100년째를 넘어선 지금, 은퇴를 앞둔 목회자로서 한인 이민교회를 보는 시선도 남달랐다. 신 목사는 “이민교회는 분쟁 없이 화목하기만 해도 성장한다. 그만큼 갈등을 일으키는 요소, 분쟁의 소지가 많다”면서 “너무 부족한 나라는 사람이 떨림과 두려움으로 시작한 목회를 잘 마무리하고 정년퇴임하게 된 건 주님의 전적인 은혜이자 묵묵히 기도로 동역해준 성숙한 실로암 성도들 덕분”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더 좋은 교회로 나아가려면 성도들의 협력과 지지가 필요하다”면서 “후임 목사에게도 인내와 사랑을 갖고 기도로서 동역해주시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신 목사는 올해 65세이지만 교회 내규에 따라 은퇴한다. 이 교회는 담임목사 정년을 65세로 정하고 있다. 그는 은퇴 후 일주일에 한 번은 막내 손녀를 봐주기로 가족과 약속했다. 또 선교지에서 도서관 건립 사역을 돕고 집회 강사로도 활동할
계획이다.

“많은 사람들이 시원섭섭하다고 인사를 건네는데 저는 시원한 게 95%, 사람들과의 만남이 줄면서 생기는 아쉬움이 5%예요. 목회 현장에서 항상 긴장하며 살아왔는데 그동안 무사히 달려왔으니 당분간은 쉬면서 저를 필요로 하는 곳을 또 찾아보겠습니다. 실로암에서의 사역은 끝나지만 하나님께서 은퇴 이후의 길도 선하게 인도해 주실 것으로 믿습니다.”

☞약력
1973년 배재중고등학교 졸업
1977년 연세대 기계공학과 졸업
1993년 트리니티신학대학 졸업
1994년 시카고목양교회 담임목사 부임
2000년 실로암한인교회 담임목사 부임

현재 월드비전 애틀랜타 운영위원장, 목회자성경연구원 애틀랜타지회장을 맡고 있으며 디딤돌 선교회 이사장, 애틀랜타한인목사회 회장 등을 역임했다.


배은나 기자



Log in to Twitter or Facebook account to connect
with the Korea JoongAng Daily
help-image Social comment?
lock icon

To write comments, please log in to one of the accounts.

Standards Board Policy (0/250자)


많이 본 뉴스





실시간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