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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홍영 칼럼]방안 공기 습도와 감기

감기 일기: 2015 년 1월 30일 밤에 기침이 시작. 2월 3일, 누런 가래가 나오고. 2월 5일, 잠이 들었다가도 나도 모르게 콜록 콜록 기침을 해서 가래를 몸 밖으로 밀어냄. 2월 8일, 기침과 가래가 없어지고 감기가 폐렴으로 연결되지 않고 회복. 겨울이면 집안에 설치하던 가습기를 이사 와서 안 한 것이 감기 걸린 원인 중에 하나일거라 생각하고 가습기를 설치.
감기가 세계대전이나, 원자 폭탄보다 일시에 더 많이 사람을 죽인 기록이 있다. 1890년 러시아 독감으로 100만명 이상 사망했다. 1918년 스페인 독감으로는 1억 명이 사망했다. 감기가 바이러스 감염이라는 과학적인 사실을 발견한 것은 1950년대 들어서다. 1968년의 홍콩 독감으로 200만 명의 사망했고, 2009년 돼지독감 바이러스로 알려진 H1N1 바이러스로도 수 만 명이 죽었다. 2010-16 매년 미국에서 3000명~5만명이 독감으로 죽는다.
환절기와 추운 계절에 감기가 많이 걸리는 이유는 이렇다. 추우면 사람들이 덥고 밀폐된 장소에 밀집하여 감기 바이러스에 전염되기 쉽고, 공기 중에 습도가 적어 바이러스가 호흡기 세포에 접근하기가 쉬워진다. 추위 때문에 체온이 1 도 떨어지면 면역력은 30% 약해지는데 외출 시 체온 유지를 소홀히 하는 것도 추운 계절에 감기에 많이 걸리는 이유다. 살아 있는 동안 사람은 숨을 쉬어야 하고, 숨은 코와 폐로 쉬니 코나 기관지를 통해 감기 균이 감염된다.
600배 확대한 현미경으로 내 몸 세포를 직접 본적 있다. 현미경으로 보아도 겨우 보일 정도로 작았다. 그 작은 세포보다 수 천 배 작아 전자현미경으로 보아야 관찰할 수 있는 감기바이러스가 기관지의 한 세포를 침공하면 하나의 세포물질로 수천 개의 바이러스가 되어 퍼진다. 숨쉴 때 공기를 접하는 코 안, 기관지의 세포엔 작은 털 같은 돌기들이 깔려있고 그 돌기들 사이사이와 표면에 끈적이는 뮤커스 액체가 있어 숨을 쉴 때 공기 중에 불순물이나 병균을 포획하도록 우리 몸은 신비하게 무장되었다. 겨울철 문 닫은 방안에서 공기를 덥게 하면 공기 중 습도가 낮아지고, 코가 마르고, 감기 균은 쉽게 코나 목, 기관지 세포에 접촉이 가능하고, 바이러스들이 세포 안으로 들어가 감기를 유발한다. 감기 예방에 적당한 겨울 방 안 공기 습도는 45%라고 한다.
감기 걸린 밤, 기침 때문에 잠을 깨어 기침 하는 내 모습을 내가 관찰했다. 숨쉴 때 오르고 내리는 힁경막이 단단히 뭉치더니, 온 힘을 다해 폐 속의 공기를 밖으로 폭발시켜, 기관지 안의 가래를 코와 입으로 밀어 내고 있었다. 내가 아닌 내 안의 이방인인가. 나도 모르게 기침하는 이유가 뭘까?
감기 바이러스에 감염된 세포 주위에 끈적이는 가래침이 생겨 죽은 세포에서 수 천 수만 배로 늘어난 감기 바이러스가 온 몸에 퍼지면 몸이 전부 병들 수 있는데, 감기 바이러스로 죽은 세포 주위에 가래가 생겨 수천 수만 배로 늘어난 감기 바이러스를 끈적이는 가래침으로 포획하고, 포획물을 밖으로 보내려고 밤에도 기침을 하는 내 몸, 내 몸이 신기하고 기특하고 너무 지혜롭고 고맙다. ‘나는 살려지는 것인가?’ 아니면 ‘내가 살아 가는 것인가?’ ‘아니면 두 가지 모두를 합한 것인가?’ 생각할 수록 신비하고 고맙고 안심이 된다.
미국에 오래 살면서 겨울이면 방안 습도를 늘 챙겼다. 더운 공기 나오는 구멍이 방 바닥에 있으면 그 앞에 유리 그릇에 물을 부어두고 물이 마르면 물을 채웠다. 새로 이사온 집엔 더운 공기 구멍이 위에 있어, 가습기를 간단하게 만들어 놓았다. 물 대야 위에 플라스틱 통을 놓고 철사 줄을 늘이고, 종이 타월을 넓게 펴되 종이의 한 끝은 물에 닿게 하여 젖은 타월이 공기 속에 노출되도록 만들었다. 모세관 현상으로 물이 종이 타월을 타고 올라가 공기 중에 증발하여 수분을 늘린다. 방에 식물을 기르는 것도, 가습기를 사다가 놓는 것도, 젖은 빨래를 밤에 목욕탕에 걸어 놓는 것도, 솔방울들을 주어다가 물에 불려서 바구니 안에 쌓아두는 것도 겨울 방안 공기의 수분을 늘리는 방법이다.
환절기와 겨울에 방안 습도를 올리는 것, 손을 자주 씻는 것, 따뜻한 물을 자주 마시는 것, 면역력을 높이는 신선한 과일 채소를 먹는 것, 너무 피로 하지 않는 것, 외출 시 옷 관리로 체온이 급격히 변하지 않게 하는 것도 감기 예방에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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