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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 칼럼] 김백규-박선근 회장의 리더십

리더의 처세와 지혜에 대해 논할 때 자주 언급되는 책이 있다. 전국시대 중국의 정치철학자 한비가 쓴 ‘한비자’ 이다. 책에 이런 내용이 있다. “리더는 끝없는 욕망이 아니라 성취하고 성장하는 꿈을 가져야 한다.”

10여 년간 애틀랜타 한인사회를 두루 다니며 취재원들을 만났다. 길지도 짧지도 않은 시간이다.

돌아보면 한인사회에는 늘 이런저런 ‘위기’가 있었다. 리더의 잘못된 ‘자충수’로 비롯된 위기도 있었지만, 대부분 성장으로 가기 위한 ‘고비’였다. 그리고 그 고비에는 어김없이 리더가 등장했다.

한인사회의 리더하면 생각나는 두 인물이 있다. 김백규 평화의소녀상 건립위원장과 박선근 한미우호협회장이다.



인물에 대한 평가는 늘 호불호가 갈린다. 개인적인 입장과 경험이 다르기 때문이다. 이들의 속내를 다 들여다볼 수도 없다. 적어도 취재 현장에서 본 그들의 모습은 리더로 손색이 없었다.

최근 김백규 회장이 중심이 된 ‘평화의소녀상 건립위원회’는 브룩헤이븐 시에 있는 소녀상 앞에서 하버드 교수의 위안부 망언 규탄 집회를 열었다. 최병일 연합회장, 김형률 평통회장, 이홍기 상의회장 등 단체장들도 가세했다. 평화의소녀상 앞에서 하버드대 마크 램지어 교수의 사과와 문제의 논문 수정을 요구한 곳은 애틀랜타가 유일했다. 이 자리에는 존 오소프 조지아주 연방상원의원의 모친 헤더 펜턴 여사도 동참했다. 김 회장의 리더십을 통해 가능한 일이었다.

박선근 회장은 조지아에 공장을 건설 중인 SK이노베이션 살리기에 나섰다. 잭슨카운티커머스 시에 대규모 배터리 공장을 건설 중인 SK이노베이션은 최근 영업비밀 침해 소송에서 LG에너지솔루션에 패소하면서 위기에 봉착했다.

이에 박 회장은 8개 경제 직능 단체장들의 서명이 담긴 탄원서를 작성, 정치권의 유력 네트워크를 활용해 조 바이든 대통령에게 전달하는 방안을 모색 중이다. 박 회장은 “개인적인 이해관계가 없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한 기업의 일이 아니라 커뮤니티를 위한 일”이라고 강조했다.

두 사람은 결이 다르다. 김 회장은 한인사회 구석구석 손이 필요한 곳에서 알게 모르게 영향력을 끼친다. 물질적인 기부를 하기도 하고, 한인회관 옥상에 올라가 직접 페인트칠도 한다.

김 회장이 부지런한 ‘홍반장’ 스타일이라면 박선근 회장은 젠틀한 정치인에 가깝다.

그는 개인 사업체와 한미우호협회라는 단체를 통해 미국 주류사회와 한인사회를 연결하는 데 힘을 쏟고 있다. ‘뉴 아메리칸 히어로’ 상을 제정해 미주 한인의 위상을 높이는가 하면, 매년 참전용사들을 주 청사에 초청해 노고를 위로하고 음식을 대접하기도 한다.

이렇게 일하는 방식과 스타일은 다르지만 두 사람에게 공통점이 있다. 2세들을 향한 꿈을 가졌고, 여전히 꿈을 이야기한다는 점이다.

새 한인회관을 건립할 때도, 평화의소녀상을 세울 때도 김백규 회장은 현실 대신 꿈을 이야기했다. “2세들을 위한 공간, 올바른 역사를 전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선근 회장도 청년들과 만나는 강연 기회가 있을 때마다 함께 구호를 외친다. “써니(박선근 회장의 영어 이름)가 할 수 있으면 나도 할 수 있다.” 그는 “젊은이들에게 영감을 주며 살고 싶다”고 입버릇처럼 말한다.

한인사회에는 이들 두 ‘어른’ 외에도 리더로 불릴 만한 분들이 곳곳에 있다. 삶의 어느 한 부분에서 성공을 경험한 분들이다. 인생의 황혼기에 있는 그들은 대부분 의미 있는 삶에 대한 열망이 강했다. 그들의 삶을 들여다보면 '리더십'이란 '나눔'과 동의어다. 살아온 지혜, 쌓아 놓은 물질을 소외된 이웃과 나누겠다는 긍휼의 마음이 리더십의 본질인 것이다.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이 1년째 이어지고 있다. 정신적으로 또 경제적으로 피로감을 호소하는 목소리가 곳곳에서 나온다. 이런 때일수록 리더의 존재가 힘이 된다. 커뮤니티의 성장 속도와 방향은 그 사회의 리더로부터 나온다.

‘난세에 영웅 난다’ 했다. 위기에 새로운 리더가 나온다. 한인사회는 박선근, 김백규 회장을 이을 새로운 리더에 목마르다. 꿈꾸는 소년의 마음을 가진 또 다른 ‘어른’의 등장을 기대해본다.


편집국 권순우 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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