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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라클 레이디’의 플루트 사랑

78세 린다 김씨, 뇌졸중 극복하고 플루트 연주
병원에서 '미라클 레이디' 별명 얻어

11일 둘루스 중앙문화센터. 약 15명의 ‘애틀랜타 온리러브 플루트 앙상블’ 단원들과 써니 정 단장은 처음으로 한 곳에 모여 합을 맞췄다.

이날 가장 먼저 도착한 린다 김씨는 2시간의 연습 시간동안 정 단장의 손짓 하나, 눈짓 하나라도 놓치지 않겠다는 듯 흐트러짐없는 자세와 시선으로 몰입했다.

정 단장의 표현으로 “열정이 음대 입시생 못지않다”는 김씨는 다음달이면 만 79세가 된다. 그는 20여년 전 은퇴하면서 취미삼아 플루트를 배우기 시작했지만, 이제는 플루트 없이는 못산다.

그는 “60세 즈음 남들보다 좀 일찍 은퇴를 하며 소일거리로 배우기 시작했다. 무모한 도전이었다”며 웃었지만, 그의 플루트 사랑은 집념에 가깝다.



얼마 전 애틀랜타로 이전하기 전까지 40년 이상을 플로리다 올랜도에서 살았던 그는 2000년 교회 악기반에서 처음 플루트를 잡았다. 몇년 뒤 한참 플루트 부는 재미에 빠졌을 때, 그는 아찔한 경험을 했다.

“건강을 과신하고 한동안 혈압약을 안먹었다가” 가벼운 뇌졸중이 온 것이다. 다행히 위독한 상황은 아니었지만, 왼손이 마음대로 움직이지 않자 그는 눈앞이 깜깜해졌다.

김씨는 “손가락에 고무줄을 묶고 잘만큼, 자는 시간을 빼면 늘 재활운동을 했다. 내가 생각해도 불굴의 의지였다”고 말했다. 불과 몇개월만에 사실상 완치가 되자, 병원에서 ‘미라클 레이디’라는 별명을 얻었다.

고령에도 놀라운 집중력을 유지하는 비법을 묻자 “젊은 사람들 쫓아가려면 열심히 해야죠”라고 답하는 김씨가 말하는 젊은이들은 그와 함께 앙상블 창립멤버가 된 주로 50~60대의 중년 여성들이다.

‘애틀랜타 온리러브 플루트 앙상블’에는 30~40대 단원들도 있지만, 주로는 은퇴를 했거나 ‘실버라이프’를 준비하며 가치있는 취미를 찾으려는 여성들이 모였다.

써니 정 단장은 지난 3년간 중앙문화센터에서 플루트를 가르치며 “지금까지 자녀들만 보고 달려왔지만, 이제 여생을 계획해야 하는 위치에 서계신 분들과 만나게 됐다. 음악은 누구나, 평생 즐길 수 있다. 이 분들의 삶의 질을 높이고 서로 기쁨이 되는 일을 하고 싶었다”며 앙상블 설립 배경을 설명했다. 한양대에서 플룻, 미시건주립대에서 음악치료를 전공한 그는 앙상블을 구상하며 최근 케네소주립대학에서 노인학 강의도 듣고 있다.

‘앙상블’은 매달 한차례 중앙문화센터에 모여 연습하고, 노인시설이나 수감시설 등 지역 커뮤니티 기관들에서 공연하며 활동을 시작할 예정이다.

문의 : 770-688-0369


조현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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