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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마워요 ‘순찰차 344호’ 셰리프 아저씨

존스크릭시 학교 앞에서 교통안내
어린이들에게 언제나 따뜻한 인사
50일만에 우연히 찾아낸 주인공
학부모·어린이들 찾아가 감사 전해

포사이스 카운티 셰리프국 현관에서 어린이들과 학부모, 케빈 미첼 수퍼바이저가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포사이스 카운티 셰리프국 현관에서 어린이들과 학부모, 케빈 미첼 수퍼바이저가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한인 학부모들이 매일 아침 어린이들의 등굣길을 안전하게 지켜준 백인 경찰을 찾아 정성이 담긴 선물을 전달해 훈훈한 감동을 주고 있다.

존스크릭 시 초·중학교 앞에서 아침마다 교통안내를 해온 백인 셰리프가 호기심 많은 어린이에겐 늘 신비의 대상이었다. ‘코카콜라 산타’ 또는 ‘곰 경찰 아저씨’로 불린 이 경관은 언제나 반갑게 손을 흔들어 어린이들에게 인사했다.

때로는 몹시 추운 날씨 탓에 마스크에 얼굴을 가린 채로 두 눈만 드러냈지만 등교하는 어린이들은 그가 웃고 있음을 어렵지 않게 알 수 있었다. 부모의 차에 탄 어린이들은 손을 흔들어 인사했고, 셰리프도 역시 반갑게 아이들을 맞이했다.

굵은 빗줄기가 쏟아져도, 때로는 강풍이 휘몰아쳐도 그는 언제나 넉넉한 미소를 잊지 않았다. 아이들이 궁금해하면서 덩달아 그가 누구인지 궁금해진 학부모들은 결국 진눈깨비가 내리는 크리스마스날 경찰을 찾기로 결심했다. 아침 등굣길에 산타클로스 모자를 쓴 채로 반기는 모습에 감동을 받은 것이 계기였다.



초등학생과 중학생 자녀를 둔 김선아씨는 “눈비를 맞으며 우리 아이들의 안전을 지켜주는 경찰의 노고에 감사함을 느껴 작은 선물이라도 건네고 싶었다”고 말했다.

김씨와 자녀, 같은 반 친구는 존스크릭 경찰서를 무작정 찾아갔다. 한 경찰이 반갑게 맞이했지만 도리어 “누구인지 알려달라”고 웃음으로 답했다. 학부모들이 아는 정보라곤 아무것도 없었다. 경찰은 “우리가 찾아보겠다”며 돌려보냈고, 아이들은 ‘고마운 경찰 아저씨에게”로 시작하는 편지만 남겼다.

시간이 흘러 겨울방학이 끝났다. 그 무렵 어린이들은 경찰차 번호가 344번이라는 점을 다시 확인하게 됐다. 자녀를 태우고 운전 중이던 김씨는 리버와치(Riverwatch) 중학교 부근에서 뒷좌석에 앉은 아이가 오렌지 주스를 쏟아 인근 주택가에 급히 차를 멈춰 세웠다. 한 경찰이 다가오더니 창문을 가볍게 두드리며 “무슨 일이 있나요?”라고 물었다. 김씨는 급정차한 연유를 묻는 경찰의 차량이 344번임을 알고는 깜짝 놀랐다. “혹시 아침마다 존스크릭 초등학교 인근에서 교통지도를 한 분이 아닌가요?” 경찰은 맞다고 대답했다.

김씨는 눈시울이 붉어져 자초지종을 설명했다. 그러면서 “우리 아이들이 그토록 찾던 경찰이 당신”이라는 말도 건넸다. 경찰은 그동안 휴가를 내고 자녀들과 플로리다 올랜도의 디즈니랜드를 다녀왔다고 했다. 김씨는 다른 학부모들에게 급히 연락해 모두 궁금해하던 경찰을 찾았다는 희소식을 전했다. 경찰의 이름은 케빈 미첼(Kevin Mitchell). 통학 길 교통지도 책임자(수퍼바이저)로 근무한다. 정확한 소속은 포사이스 카운티 셰리프국이었다. 경찰관이 아닌 셰리프(보안관) 요원이었다.

학부모들과 어린이들은 지난 11일 포사이스 셰리프국으로 찾아가 케빈 미첼 요원에게 꽃다발과 풍선, 기프트 카드를 전달하고 감사의 뜻을 건넸다. 흔쾌히 아이들을 기쁜 마음으로 맞이한 미첼은 경찰봉 다루는 모습을 시연하거나 경찰의 직무에 대해 알려주며 유쾌한 시간을 보냈다. 이 모습을 지켜본 학부모들도 흐뭇한 마음을 감출 수 없었다.

파티플래너 사업을 계획 중인 학부모 나연희씨는 “자녀들에게 경찰과 소방관의 감사한 역할에 대해 알려주고 싶은 마음에 찾아오게 됐다”며 “앞으로도 지역 공무원들의 노고에 감사의 뜻을 전하려 이벤트를 하고 싶다”고 말했다. 김선아씨는 “한인 학부모들이 경찰을 어렵게만 생각하지 말고 주변에 도움을 주는 분들에게 감사함을 전하는 것이 자녀들에게 살아있는 교육을 전해주는 좋은 방법 같다”고 권했다.


허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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