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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안부=매춘부’는 부정확한 보도”

허겸 기자
허겸 기자

[애틀랜타 중앙일보] 발행 2019/05/20 미주판 1면 기사입력 2019/05/19 20:13

시노즈카 다카시 일본 총영사 첫 단독 인터뷰

시노즈카 다카시 일본 총영사가 18일 소네스타호텔에서 인터뷰하고 있다.

시노즈카 다카시 일본 총영사가 18일 소네스타호텔에서 인터뷰하고 있다.

“(박근혜 정부) ‘한일 위안부 합의’ 후,
구체 통계 없고, 일부 자발성 말한 것…
아시아 위안부 행복지 않은 것 알아”

“용맹한 맹호부대 보호에 감사와 존경”
한화 공장 견학…선덕여왕 “보고 또 봐”
“새 일왕 시대, 미주 한-일사회 뭉쳐야”


“‘위안부가 매춘부’라는 보도는 ‘매우 부정확’(not very accurate) 했습니다. 저의 진의가 담긴 것이 아니었습니다.”

시노즈카 다카시 주애틀랜타 일본 총영사가 처음으로 입을 열었다. 지난 2017년 6월 ‘위안부는 매춘부’ 발언으로 논란에 휩싸인 지 2년 만이다.

그동안 애틀랜타 아시안 커뮤니티 행사에 자주 모습을 드러내면서도 한사코 언론 인터뷰를 외면해온 그를 18일 늦은 밤 둘루스의 소네스타호텔에서 만났다.

다카시 총영사는 이날 조지아주 아시안 커뮤니티의 연례 축제인 제34회 APAC 갈라 만찬이 끝난 뒤 귀가하다 기자와 만나 그동안 드러내지 않은 속내를 밝혔다.

일본 총영사가 인터뷰에서 ‘매춘부’ 발언에 대해 직접 해명하며 당시 위안부 여성의 열악한 처우를 암시하는 발언을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시노즈카 다카시 총영사는 당시 논란에 대해 “그 보도는 일본 정부의 공식 사과(-박근혜 정부의 2015년 위안부 합의를 지칭하는 일본 측 주장 -) 이후에 나왔다”며 “다만, 동원된 이들의 수에 관한 구체적인 통계가 부족하다고 봤고, 자발적으로 성매매에 가담한 이들이 있었음을 말한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아시아에 있는 매춘부들이 행복한 삶을 살지 않았다는 것을 안다”며 “그 내용이 ‘위안부는 매춘부’로 된 것은 유감이다. 내 진짜 의도가 담긴 것이 아니었다”고 말했다.

시노즈카 다카시 일본 총영사가 18일 한인 풍물패 공연이 끝난 뒤 한인회 테이블을 찾아 신현식 자문위원장과 김미나 한인회 사무장에게 엄지손가락을 치켜올리는 제스처를 보이고 있다.

시노즈카 다카시 일본 총영사가 18일 한인 풍물패 공연이 끝난 뒤 한인회 테이블을 찾아 신현식 자문위원장과 김미나 한인회 사무장에게 엄지손가락을 치켜올리는 제스처를 보이고 있다.

그는 위안부 소녀상 때문에 도요타와 같은 일본 자동차 기업이 조지아에 투자하지 않는다는 메시지를 조지아 주정부 측에 전달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는 “그러지 않았다”고 잘라 말했다.

그러고는 매춘부 발언을 지칭하며 “내 발언이 보도된 후 나에 대한 많은 보도가 부정확(inaccurate) 했다”며 “나도 같은 아시안이다. 이곳 한인사회와 한국기업을 자랑스럽게 생각한다. SK이노베이션이 한 일에 대해 큰 자부심을 느꼈다”고 했다.

다카시 총영사는 “그 투자를 계기로 조지아 달튼에 있는 한화 큐셀을 방문해 큰 감명을 받았다”라며 “한화는 작년 6월에 발표하고 올해 1-2월부터 태양광모듈 공장을 가동했다. 짧은 시간에 이룬 성과”라고 했다.

이어 “한화 직원들을 만나봤는데 그들 대다수가 달튼과 (인접한 테네시) 차타누가에 전해지는 경제(향상)에 만족한다고 말했다”며 “브라이언 켐프 조지아 주지사가 한국에 가는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고 덧붙였다.

조지아 주정부는 아직 켐프 주지사의 한국 방문 일정을 공식 발표하지 않았지만 다카시 총영사는 조지아 경제사절단의 방한 계획을 “6월 말”로 인지하고 있었다.

그는 방일 계획은 잡히지 않았다는 기자의 질문에 “기아, 한화, SK, 금호타이어 등 한국 기업들이 조지아에 많다”고 이유를 꼽았다. 그러면서 “일본 기업은 앨라배마로 간다. 조지아에는 잘 올 수 없을 것(will not be able to come to Georgia well)”이라고 여운을 남겼다.

새 일왕의 즉위와 더불어 한일 관계의 질서가 새롭게 재편되는 분위기에 대해서는 “한국과 일본은 매우 가깝고 가장 중요한 이웃이자 미국의 ‘충실한 동맹’(Royal allies)”이라며 “동북아의 평화와 안보를 수호하고 보장해야 할 의무가 두 나라에 있어 (정부 간 협력뿐 아니라) 애틀랜타 한인사회와 일본사회가 서로 뭉쳐야 한다”고 전망을 제시했다.

이 대목에서 다카시 총영사는 양국 젊은이들 사이에 문화적 동질감이 있음을 언급했다. 그는 “일본 청년들은 K팝을 좋아하고 한국 영화와 TV쇼를 즐겨본다”며 “나도 (2009년 종영 MBC) 선덕여왕을 좋아해 보고 또 봤다. 신라시대를 배경으로 한 드라마였다”고 강조했다.

시노즈카 다카시 총영사는 메트로 애틀랜타 지역의 아시안 커뮤니티 행사에 빠짐없이 다니며 눈도장을 찍기로 유명하다.

그는 지난해 10월 한인회 50주년 기념 음악회가 열린 둘루스 인피니티 에너지 센터를 방문한 사실을 언급하며 “그와 같은 성대한 콘서트를 본 적이 없다”라고도 했다.

그러나 한인 대다수의 반일 정서는 일본 총영사의 부지런함을 액면 그대로 받아들이게 하지는 않는다. 현실이 이러다 보니 지난 3월 애틀랜타 한인회관에서 열린 ‘한국군 월남전 참전 전우의 날’ 1주년 기념 보훈 행사에 모습을 드러낸 일본 총영사를 곱지 않은 시선으로 바라보는 한인도 작지 않았다.

당시 주최 측이 초청하지 않은 가운데 조금 늦게 도착한 다카시 총영사는 가슴에 꽃 코사지를 꽂고 귀빈석에 앉아 행사를 참관했으며, 단상에 올라 기념사진을 찍기도 했다.

그는 “무역회사에서 근무한 아버지를 따라 1960년대 사이공(현 호치민) 인근에서 살다 전쟁을 겪었다”며 “매일 밤 우리는 포성을 들어야 했고 신변에 위협을 느꼈다.(very few well-protected)”고 회상했다.

이어 “신문을 읽으면서 미군과 한국군 맹호부대를 알게 됐다”며 “한-베트남 행사(한국군 월남전 참전 전우의 날)가 3월에 있었을 때 나는 (한인회관에 설치된) 맹호부대 깃발을 보고 그 시절을 떠올리며 감격과 감사함을 느꼈다”고 참석 배경을 밝혔다.

시노즈카 다카시 총영사는 그동안 ‘위안부’ 발언 관련, 언론의 인터뷰 요청에 일절 응하지 않았다. 한인회관 보훈 행사 참석 논란 이후 기자는 일본 총영사관 외교관과의 통화에서 인터뷰 취지를 전했지만, 회신이 오질 않았다. 앞선 논란 또는 의혹 때마다 본지가 요청한 인터뷰에도 묵묵부답이었다.

매년 일본 총영사가 축사를 전한 브룩헤이븐 벚꽃축제에도 2년째 모습을 드러내지 않아 질문 기회를 얻을 수 없었다. 벚꽃축제가 열리는 블랙번 공원에는 2년 전 ‘애틀랜타 평화의 소녀상’이 들어섰다.

그는 “2년 근무했으니 1년 임기가 더 남았을 것”이라고 했다. 일본 총영사관 홈페이지에 따르면 다카시 총영사는 일왕의 국내외 사무를 관장하는 궁내청에서 고위 관리를 지내다 2016년 1월 애틀랜타에 부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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