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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마다 받는 축복이 쌓여 나이가 되지요”

배은나 기자
배은나 기자

[애틀랜타 중앙일보] 기사입력 2019/05/20 15:58

김복희 씨 문집 ‘나이를 묻지 마세요’ 발간
풋풋한 소녀시절 사랑의 마음 기분 떠올려

‘눈부신 아침이 내게 오셨네요/내가 세상에 왔던 그날처럼 신비롭게 / 날마다 받는 축복이 쌓여 나이가 되지요/이제 누구든 내 나이를 묻지 마세요/세상은 가을빛에 곱게 물들어가지만/나는 사랑으로 아름답게 물들어갑니다/사랑 아니면 누구도 만들 수 없는 기적/내 몸은 당도 높은 사랑으로 익어갑니다/사랑받고 사랑하는 마지막 그날까지는/저 눈부신 아침은 내게 올 선물입니다’ (김복희, ‘나이를 묻지 마세요’)

원로배우 김복희 씨가 그동안 다듬은 시와 수필 25편을 묶어 출간한 문집 ‘나이를 묻지 마세요’에 실린 대표작. 과장되지 않고 미사여구도 없지만 잔잔하게 물 흐르듯 읽는 사람의 마음을 촉촉하게 적신다.

지난 18일 아틀란타 한인교회 다목적센터에서는 김세환 목사, 애틀랜타 문학회 관계자 등 15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나이를 묻지 마세요’ 출판 기념회가 열렸다. 김세환 목사의 축복기도로 시작한 이날 행사는 소프라노 조수헌, 시인 임기정, 아틀란타 한인교회 시니어합창단이 축가로, 성우 이향숙 씨가 축복기도문으로 자리를 빛냈다. 김복희 씨는 바이올리니스트 김정자 씨의 라이브 연주에 맞춰 ‘나이를 묻지 마세요’ ‘서울 공항에서’를 낭송했다.

김동식 전 애틀랜타 문학회장이 감상평으로 화답했다. 그는 “김복희 선생의 작품에는 ‘첫사랑 1’ ‘첫사랑 2’ ‘봄’ 등 사랑을 이야기하는 작품이 많다”면서 “무척 순수하고 풍부한 감정이 담겨 있다. 읽는 내내 풋풋한 소녀 시절 사랑의 마음을 가진 기분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그 동안 성우와 배우 생활을 오래하며 익혀온 표현과 감성이 글에 고스란히 녹아 있다”면서 “84세 할머니가 ‘당도가 꽉 차있다’고 하지 않고 ‘당도가 익어간다’고 한 건 정말 멋있고도 놀라운 표현”이라고 덧붙였다.

김복희 씨는 지난 2014년 남편 고 정일몽 교수(영화평론가) 2주기를 맞아 추모 에세이를 발간한 바 있다. 이후 5년 만에 이번 문집을 냈다. 김씨는 “평생 성우와 배우로 살다가 작품을 못하고 있던 때에 문학회에서 회원들과 글과 감상을 나누다보니 이렇게 책까지 내게 됐다”면서 “이 책은 남편이 떠나고 한편씩 썼던 글을 모은 것이다. 막상 책을 내고 보니 부끄러워 몸 둘 바를 모르겠다”고 전했다. 또 “남편이 생전에 내가 글 쓰는 것을 좋아해 늘 나에게 글을 쓰라고 권했는데 용기가 없어 이제야 한 편 내게 됐다”면서 “나보고 그렇게 글 쓰라고 하더니 그래, 나 결국 책 냈다고 남편과 마음 속 대화를 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이번 출판기념회는 애틀랜타문학회가 주최·주관하고 수도여고 애틀랜타동문회, 미동남부 중앙대동창회, 애틀랜타 연극방송동호회, 아틀란타 한인교회 시니어합창단, 미주한인문화재단 등이 후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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