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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평식의 신 미국유람] 미국 최남단…산호초 열도 따라 환상의 바닷길

<14> 플로리다 키웨스트

마이애미서 차로 4시간
추억 만들기로 최고 코스
문호 헤밍웨이 자취 살피며
이국적 분위기로 낭만 여행

키웨스트 가는 길. 42개의 섬과 섬이 다리로 이어져 있다. 가장 긴 다리는 길이가 7마일이나 된다. [중앙포토]

키웨스트 가는 길. 42개의 섬과 섬이 다리로 이어져 있다. 가장 긴 다리는 길이가 7마일이나 된다. [중앙포토]

헤밍웨이가 살았던 집. 박물관으로 활용되고 있다. [중앙포토]

헤밍웨이가 살았던 집. 박물관으로 활용되고 있다. [중앙포토]

미국 최남단을 알리는 조형물. [중앙포토]

미국 최남단을 알리는 조형물. [중앙포토]

키웨스트(Key West) 할 때의 ‘키(Key)는 열쇠가 아니고 섬이라는 뜻이다. 플로리다 남쪽 지역 많은 섬 이름에 ’키‘라는 말이 붙는 이유다.

키웨스트 가는 길, 참으로 별나고 요상스럽다. 흡사 누에가 기어가면서 일렬로 알을 갈겨놓은 듯 섬 하나 다리 하나, 다리 하나 섬 하나가 마이애미에서 1번 하이웨이 남쪽으로 150마일나 이어진다. 이 길은 미국에서도 가장 멋진 드라이브 코스로 알려진 길로 다리 하나가 7마일이나 되는 되는 긴 다리(7마일브리지)도 있다.

키웨스트는 섬과 섬을 연결한 42개의 다리를 다 건너가면 나오는 마지막 섬을 가리킨다. 이 지역 수많은 섬 중 가장 인기가 있어 매년 수백만 명의 관광객이 찾는다. 그만큼 숙박료도 비싸 성수기엔 부르는 게 값이다. 그것도 예약 없이는 하룻밤 얻기가 하늘에 별 따기만큼 어렵다.

사람들이 많이 몰리니 볼거리와 즐길 거리도 많다. 석양과 함께 이국적 분위기가 자아내는 낭만에 젖어본다면 추억 만들기에 이만한 곳도 없겠다. 키웨스트 너머 걸프만 맞은편에는 그리 멀지 않은 지근 거리에 쿠바가 있다. 미국에서 볼 때 마치 암 종양과도 같고 목에 걸린 생선 가시와도 같은 공산 국가다. 과거 소련 미사일 기지 설치와 관련해 일촉즉발의 사태가 있었음을 기억하니 감회가 더욱 새롭다.



키웨스트를 방문한다면 특히 세 가지 볼거리를 잊어서는 안 된다. 첫째는 세계적인 문학 거장 헤밍웨이가 살던 집이다. 이 집엔 현재 헤밍웨이가 쓰던 타자기와 함께 많은 고양이들만 빈 집을 지키고 있지만 미국이 자랑하는 대 문호의 문학 정신을 되돌아보는 것도 의미가 크겠다. 젊을 때부터 초저녁 잠이 많기로 두 번째 가라면 서러울 정도의 필자도 ’노인과 바다‘를 밤을 꼬박 새우며 완독했던 기억이 지금도 새롭다.

어니스트 헤밍웨이는 고졸 학력 밖에는 없지만 열정적인 작품 활동으로 8편의 장편소설과 8편의 단편 그리고 4편의 비소설 작품을 남겼다. 종군기자로도 일했으며 퓰리처상도 수상했다. ’누구를 위하여 종은 울리나‘ ’킬리만자로의 눈‘ ’무기여 잘 있거라‘ 등이 잘 알려진 작품이며 1954년엔 ’노인과 바다‘로 노벨문학상을 받았다.

헤밍웨이는 2번의 비행기 사고 후유증으로 말년에 우울증을 앓다가 1961년 아이다호주의 선밸리에서 자살로 생을 마감했다. 필자는 헤밍웨이가 마지막을 살았던 아이다호 집도 가 보았는데 기회가 되면 그곳도 소개해 보려 한다.

두 번째 볼거리는 헤밍웨이 집 건너편에 있는 등대박물관이다. 1847년 이 섬에서 최초로 건축된 건물이다. 수심이 얕고 산호초가 많아 배들이 자주 좌초되는 바람에 당시에는 전기도 없어 고래 기름을 태워 등불을 밝혔는데 4시간 마다 그을음을 청소해야 하는 아주 원시적인 등대였다. 입장료를 내고 등대 위 전망대에 올라가 보면 사방팔면의 시가지 전망이 한눈에 다 들어온다. 1800년 후반 거대한 허리케인으로 키웨스트 섬 전체가 물에 잠겼을 때 이 등대로 대피한 사람만 살았다는 기록이 남아있다.

세 번째 중요한 볼거리는 미국 최남단을 알리는 조형물이다. 원래 이 섬의 이름이 키웨스트이긴 하지만 지형적으로는 서쪽이 아니라 미국 전체에서 제일 남쪽에 위치해 있다. 위도상으로는 텍사스주 리오그란데강 하류에 있는 브라운스빌(Brownsville)이라는 도시와 비슷하나 간발의 차이로 이곳 키웨스트가 최남단이 되었다.

등대하우스에서 남쪽으로 몇 블록만 내려가면 핵탄두 모양의 미국 최남단 조형물이 서 있다. 제일 위에는 여기서부터 ’쿠바 90마일‘이라는 문구가, 그 아래엔 ’미 대륙 남쪽 끝(Southernmost Continental USA)‘이라는 글자가 새겨져 있는데 기념사진을 남기려는 사람들로 문전성시를 이루고 있다.

호사다마라고 했던가. 이렇게 좋은 곳에도 연례행사처럼 찾아오는 불청객이 있다. 허리케인이 바로 그것인데 주민들은 창문마다 합판을 쳐 막거나 대피를 떠나는 등 곤욕을 치른다. 하긴 키웨스트만 그럴까. 미국은 곳곳이 다 축복받은 땅이지만 그래도 동풍서진이라고 동부는 바람, 서부는 지진이라는 자연재해 때문에 걱정들이 많다. 또 중부 내륙으로는 토네이도도 있다. 그렇게 본다면 지진도 없고 태풍도 비껴가는 애틀랜타는 얼마나 살기 좋은 곳일까 부럽기도 하다. 아마 그래서 점점 더 많은 한인들이 조지아로 몰려드는 지도 모르겠다.

사족. 수산시장 가서 생선회라도 좀 떠서 키웨스트 가는 길 7마일브리지 아래 공원서 걸프만 옥빛 바다를 바라보며 소주와 함께 먹는다면 아마 그 기분은 죽어도 잊히지 않으리라.

▶여행 메모
키웨스트는 플로리다주 최남단이자 미국 최남단이다. 마이애미에서 차로 4시간 정도 걸린다. 보통 마이애미까지 비행기로 가서 현지에서 투어버스를 신청해 가기도 하고 렌터카를 빌려 갈 수도 있다. 버스 투어는 바가지를 쓸 수도 있으므로 현지 구매보다 미리 온라인으로 미리 예약해야 한다. 직접 차로 갈 계획이라면 장기 여행 계획을 꼼꼼히 세우는 것이 좋다.

▶김평식
여행 등산 전문가. 꾸준히 여행칼럼을 집필했으며 ‘미국 50개주 최고봉에 서다’ ‘여기가 진짜 미국이다’ 등의 저서가 있다. 연락처= 213-736-9090



김평식 / 여행 등산 전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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