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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카고 사람들 50] “이민의 헛헛함, 가족여행으로 달래”

시카고 생활 20년 형수정 회계사

“여러 곳을 다녀봤지만 시카고 만한 곳은 없어요. 겨울이 조금 길고 바람이 많지만 깨끗하고 안정적이죠.”

미국에 친인척이 없는, 세 식구만 사는 형수정(사진) 회계사의 특별한 여가생활은 가족여행이다. 추수감사절, 성탄절과 같은 명절이면 헛헛함을 털어버리기 위해 가족이 함께 여행을 다녀오곤 한다. 덕분에 중서부는 물론 미국 동•서부, 유럽 곳곳을 다녀왔다. 뉴올리언스, 플로리다 키웨스트, 캐나다 록키 산맥, 동유럽 프라하 등등…. 그의 기억에 남아 있는 여행지들이다. 이따금 다운타운 호텔에서 가족과 함께 하룻밤 묵으며 특유의 분위기를 즐긴다.

“여행을 다니면서 미국이 정말 넓다는 생각을 한다. 또 뉴올리언스에서 프랑스의 흔적을 발견하고 록키 산맥에서 스위스를 느낄 수 있을 만큼, 지구촌의 다양한 모습을 갖추고 있다.”

고려대 노어노문학과(90학번)를 졸업한 그는 외국계 회사에 다니다가 당시 한국에서 유행하던 MBA 붐을 타고 1997년 초 어바나 샴페인 일리노이대학으로 회계학 석사 과정 유학을 왔다. 외우는 과정이 많은 한국과 달리 토론과 발표 위주의 미국식 교육과 익숙치 않은 영어 때문에 어려움을 겪었지만 2년 반만에 학업을 마쳤다. 1년 먼저 대학원을 졸업한 남편(황선창)을 만난 곳도 어바나 샴페인이다.



99년 여름 시카고 선배 회계사 사무실에서 3년 간 실무를 익힌 그는 다른 회계사와 파트너십을 거쳐 2005년 글렌뷰에 사무실을 열고 독립했다. 7, 8년 전 현재의 노스브룩으로 사무실을 옮긴 그는 특유의 꼼꼼함과 정확한 일처리로 고객들의 신뢰를 받고 있다.

"사람 사는 게 저마다 다르듯 비즈니스 역시 고객마다 다르다. 고객이 어떻게 하면 편하게 비즈니스를 하실 수 있을지, 매 순간 최선을 다하려고 노력한다.”

고교 10학년 외아들을 둔 그는 별다른 여가나 취미 없이 일에 푹 빠져 산다. 테니스를 하는 아들 경기를 보기 위해 주말을 사용하는 것 이외엔 사무실과 집을 오갈 뿐이다.

일과 가정을 병행해야 하는, 친인척이 없는 이민자 여성의 삶은 그만큼 바쁠 수밖에 없다. 그 역시 아들이 어렸을 때 마땅히 맡길 곳이 없었다. 학교에서 아이가 아프다는 연락을 받으면 하던 일을 중단하고 달려가 사무실로 데려와야 했다. 그는 “저는 그나마 시간 활용이 가능한 편이지만 다른 엄마들은 많이 힘들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10여 년 전 은퇴한 부모님과 언니네가 캐나다 토론토로 이민을 온 게 그에겐 적지 않은 위로와 힘이 된다. 1년에 한 두 차례 오가면서 가족의 정을 나누고 이민의 어려움을 이겨낸다.

풀타임 직원 2명, 파트 타임 1명과 함께 일하고 있는 그는 “2012년, 2013년 무렵은 경기가 최악이었는데 최근 조금씩 개선되고 있음을 느낀다. 한인 경제도 더 좋아질 것”이라며 “개인적으로는 하루 하루 최선을 다해 성실히 살아가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노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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