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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선주의 살며 사랑하며] 세 그루 나무의 꿈

일을 하지 않아도 굶어죽지는 않고, 가진 게 없어도 굶주림을 면할 수 있는 부자 나라에 사는 것이 행복일까 불행일까. 꿈도 목적도 없는 젊은이들이 재미와 안일함에 빠져 시간을 보내게 되면 점점 자기 훈련이 부족한 사람이 된다. 인내심과 결단력이 결여된 채 순간적인 변덕에 따라 인간관계 및 사회생활을 이어가는 사람이 많은 사회는 저속하고 척박한 풍토를 만든다.

꽤 알려진 연예인들을 통해 드러나는 무차별한 성관계와 불법 촬영 및 유포라는 기사에서 수치를 모르는 무서운 일면을 발견한다. 꿈과 목적을 통해 보다 나은 차원을 꿈꿔야 할 젊은이들의 퇴락한 의식세계는 의미추구가 실종된 삶과 찰나적 유희로 채워진 얄팍한 존재감을 드러내 보인다.

목적과 수단이 혼동되고, 목적없이 수단만으로도 충분한 사람들이 양산해내는 삶은 흔히 사건이며 범죄로 노출된다. 꿈과 기대가 없는 인생은 우울하고 초라하다. 그리움도 바람도 없는 사람의 시간은 지루하고 권태롭다. 목적하고 바라며 기대하는 바가 있을 때 비로소 사람이 사람다워진다.

일상과 일생을 두고 무언가 의미있는 것을 소망하고 추구하는 가운데 기대와 좌절의 부침(浮沈) 속에서 살아가는 사람이 살아있는 사람이다. 천야만야한 벼랑 끝에 서있는 듯한 위기 속에서도 스스로 버팀목이 되어 지탱하는 힘, 혼란속 에서 멀미하듯 울렁거리는 속을 다스리면서도 흔들림없는 절제와 힘의 근원이 되는 게 신앙이다. 신앙은 절대의 선(善)을 믿고 나아가게 하는 힘이다.



언덕 위에 세 그루의 나무가 자라면서 각자가 지닌 희망과 꿈을 이야기하였다고 한다. 첫째 나무는 모든 사람이 감탄할만큼 아름답게 장식된 보석함이 되어 금은 보화를 담고 싶다고 했다. 두번째 나무는 왕과 왕비처럼 고귀한 사람을 태우고 항해를 하는 안전하고 멋진 배가 되고 싶어했다. 셋째나무는 언덕 위에 가장 크고 반듯한 나무로 남아서 사람들에게 그가 얼마나 천국과 신에게 가까이 있는지를 일깨워주면서 두고두고 기억되는 나무가 되고자 했다.

몇 년이 지나간 후 첫째나무와 두번째 나무는 벌목 후 각각 목공소와 조선소로 보내지게 되었다. 두 나무는 드디어 꿈을 이루리라는 기대로 설레였다. 그러나 기대와는 달리 헛간의 여물통이 된 첫째나무는 건초만 가득 담고 둘째나무는 작은 고기잡이배로 건조되자 실망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셋째나무는 벌목되는 날이야 말로 꿈이 깨지는 날이라고 여겨 두려워했으나 어쩔 수 없이 잘린 채 목재소의 한구석에 목재로 처박혀 있게 되었다.

그러던 어느날 젊은 부부가 헛간에서 하룻밤을 나며 신생아를 건초 담긴 구유에 눕혔다. 사람들은 세상에서 그 어떤 보화보다 귀한 이가 눕혔던 구유를 지칭하며 찬송했다. 수 년이 지난 후 고깃배를 탄 무리의 사람들이 심한 풍랑을 만났을 때 그 중 한 사람이 물을 향해 잠잠하라고 이른즉 잔잔해지는 것을 보고 두번째 나무는 자신이 왕 중의 왕을 태우고 있음을 깨달았다. 목재소 구석에 있던 세번째 나무는 사람들의 조롱을 받아가며 걸어가던 사람의 등에 실렸다가 언덕 꼭대기에 다달아서는 그 사람을 목재에 묶고 못질을 해서 높다랗게 매다는데 사용되었다. 그 나무는 자신에게 못박힌 예수를 지탱함으로써 신과 가까이 선 채 많은 사람들이 우러러보는 자리에 있음을 알았다.

신앙은 장차 이루어질 것을 믿는 꿈이며 인내와 소망을 동반하기에 세월을 아끼되 붕정만리(鵬程萬里) 멀리 보며 나아가는 삶이다. 과정과 방법은 기대와 다를지라도 결말에 가서 돌아볼 때 응답임을 체험하며 감사해지는 삶이라면 뜻 깊은 삶 그리고 승리한 삶일 것이다. [종려나무교회 목사, Ph.D]


최선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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