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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춘호 기자의 시사분석]오헤어공항 현대화

시카고가 아메리칸 원주민이 아닌 유럽인들에게 처음 알려진 것은 물길을 따라서였다. 자케 마켓과 루이스 졸리엣은 미시간호수와 연결되는 강을 탐험하다 현재의 시카고를 찾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시카고의 발전은 미시간호수와 강을 잇는 수로를 통해서였다. 일리노이-미시간 운하가 오대호와 미시시피강을 연결하고 궁극적으로 멕시코만까지 닿으면서 육상을 통한 운송보다 훨씬 저렴한 비용으로 동부 대도시까지 연결되면서 시카고가 급속하게 성장할 수 있었다.

그 뒤로는 대륙을 연결하는 철도 교통이었다. 철길을 따라 동부에서 서부로 연결하고자 하면 시카고를 지나야만 했다. 동부에서 시작된 철도 노선이 시카고에 닿으면 서부로 연결되는 곳이 ‘바람의 도시’가 됐다. 지금까지도 화물철도의 허브로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음은 물론이다. 하지만 운송수단은 시간이 흘러가면서 변혁을 맞이하게 된다.

철도 다음은 항공이었다. 항공은 도시와 대륙을 벗어나 전세계를 연결한다. 오헤어공항은 2차 세계대전 이후 수송기 제작공장의 활주로에서 상업용 공항으로 발돋음하게 된다. 한때 세계에서 가장 바쁜 공항이라는 타이틀을 가지기도 했었던 오헤어국제공항의 출발이다. 현재는 애틀랜타 잭슨 하츠필드 공항에 밀리기는 했지만 권토중래를 준비 중이다. 바로 오헤어공항 현대화 계획을 통해서다.

최근 오헤어공항 국내선 터미널에 위성 터미널이 들어설 것이라는 소식이 전해졌다. 그 공사를 시카고에 본사를 둔 글로벌 건축회사 SOM이 진행할 것이라고 한다. 전체 공사 금액만 85억달러에 달하는 이번 공사는 연발착이 일상이었던 오헤어공항의 처리 능력을 대폭 향상시킬 것으로 보인다. 2022년에 시작할 공사가 완료되는 2028년이 되면 국제선에서 국내선으로 갈아타는 환승이 한결 편리해지고 각종 편의시설도 확충될 수 있다.



이에 앞서 2터미널을 허물고 새롭게 터미널을 세우는데 이 역시 시카고 회사인 지니 갱 스튜디오가 맡았다. 오래됐고 비좁은 2터미널 대신 국제선을 한 터미널에서 이용할 수 있는 허브 터미널을 만드는 것이다. 여기에 국제선 5터미널 게이트 확충과 터미널과 주차장을 연결하는 무인열차(ATS)의 업그레이드, 이미 신설된 렌터카-주차장-교통 허브가 어우러지게 되면 오헤어공항을 이용하는 승객들의 편의가 크게 개선될 수 있다는 것이 시카고 시청의 설명이다.

오헤어공항과 같은 사회간접자본은 바로 그 도시의 경쟁력이다. 시카고는 대륙의 중간에 위치하고 있어 다른 도시와 차별되는 강점이 있다. 이 강점을 살리고 강화하는 것이 시카고의 살 길이다.

최근 몇 년간 일리노이와 시카고 인구가 줄어들면서 지역 경제에 대한 불투명한 전망이 나오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높은 세금과 혹독한 추위, 부패하고 비효율적인 정치 시스템 등이 그 배경에 존재하고 있다. 하지만 우리가 발붙이고 살고 있는 터전의 강점도 제대로 봐야 한다. 오헤어공항과 철도 노선 등과 같이 이미 시카고가 확보하고 있는 경쟁력들이 계속 유지되고 개선된다면 지속적인 도시 발전도 가능하다. 이런 것들이 종합적이고 유기적으로 연결된다면 시카고를 떠나고자 생각하는 사람들을 붙잡고 더 나아가 이미 떠난 사람들을 다시 불러올 수 있는 메리트가 될 것이다.

초기 시카고 사람들은 도시 발전에 절대적인 영향을 끼칠 운하를 뚫기 위해 적어도 수세기를 기다려야 했다. 하지만 21세기에는 그렇게 많은 시간이 걸리지는 않을 것이다. [객원기자]


박춘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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