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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성 목사의 이민과 기독교]천주교회 부속학교 세우기 운동

서울에서 경상도에 내려가 산 가족이 있었습니다. 어린 자녀들은 그곳을 고향으로 여기고 자랐습니다. 해산물을 좋아하고, 추운 날씨를 힘들어 하고, 심지어 부산 야구팀을 응원했습니다. 그런데 동네 아이들로부터 배운 강한 사투리에 무언가 아쉬웠다고 합니다. 서울에 있는 가족들을 만날 때, 멀어지는 느낌을 줄까 해서였습니다. 이민자들은 쉽게 겪는 경험입니다.

미국에 대규모 카톨릭 이민이 시작된 것은 1800년대 중반이 되어서입니다. 미국이 독립했던 1780년대에 천주교도들은 전체 인구의 1%에도 이르지 못했습니다. 그러다가 1800년대 중반 아일랜드로부터 대규모 천주교 이민이 있었는데, 1830년대와 50년대에는 160만명이 이주했고, 이는 전체 이민자들의 절반에 해당했습니다.

독일계 천주교도들이 그 뒤를 따랐습니다. 1845년에서 10년간 100만명이 넘는 독일 천주교도들이 미국으로 이민했고 그 이후에도 꾸준한 이민이 있었습니다. 아일랜드와 같이 감자의 흉작과 경제적 불안도 있었지만, 폭동, 반란, 혁명이 계속되는 정치적 상황과 반천주교 정부도 이민 증가의 원인이 되었습니다.

이들의 대부분은 소상공인과 기술자들이었기에 아일랜드계 이민과 형편이 달랐습니다. 이미 자리 잡힌 대도시보다는 새롭게 형성되어 성장하는 밀워키나 세인트루이스와 같은 도시에 정착하여 독일계 공동체를 이루었습니다. 농지를 찾는 이민자들은 더 깊은 서부의 작은 도시 주변을 향했습니다.



독일계 천주교도들도 자신들의 교회를 세우고자 했습니다. 독일어 미사를 드리고, 독일교회의 음악, 복식과 예전을 따르고, 성상과 교회력 등도 전통을 유지하려 했습니다.
조금 일찍 이민 왔던 아일랜드 천주교도가 그랬듯이 자국 출신 사제들을 선호하였습니다. 같은 천주교회라도 주일에 참석한 이들의 언어, 복장, 기도문, 그리고 자녀들을 위한 교육을 보면 어느 민족 교회인지를 단번에 알 수 있었을 것입니다.

그 이후 이민의 대열에 섰던 이태리계, 폴란드계 천주교도들도 같은 패턴을 반복했습니다. 더 작은 규모의 프랑스계와 다른 민족 천주교도들도 자신들의 언어를 사용하고, 전통적인 예전을 따르고, 자국출신의 성직자들 요청했습니다. 지역별로 교구를 이루고 성직자의 위계를 이루기보다 미국에서는 민족별 교회로 다양화되는 경험을 하게 되었습니다. 이는 미국천주교회의 특징이 되었습니다.

천주교 이민자들도 자녀 교육은 가장 중요한 관심사였겠지요. 자신들의 믿음과 가치를 자녀세대에게 전하기 원했습니다. 더군다나 미국은 개신교의 나라였기에 자녀들이 세상에 물들지(?) 않기를 바람이 있었습니다. 당시에는 미국사회에 반천주교 정서도 상당했구요.

그래서 천주교 이민자들은 자녀들을 공립학교를 보내는 대신 교구에서 사립학교를 세워 운영했습니다. 사제들과 수녀들이 우수한 교사들이 되었고, 미국을 선교지로 여기던 유럽의 천주교회들도 지원했습니다. 그래서 지금까지 천주교 성당의 부속학교들을 많이 볼 수 있습니다.

명절에 어른들을 위해 서울말을 쓰려 애쓰는 아이들이 괜찮아 보입니다. 적어도 가족의 소중함을 배우고 자란 것 같습니다. 자녀들을 위해 교회 옆에 학교를 세우고 가르친 그 옛날 천주교회의 부모님들을 생각합니다. 이민자들이었고 새로 정착하는 중에 그리했으니 더 귀한 정성이고 수고입니다.

우리도 자녀들에게 전하고 싶은 믿음과 가치가 무엇인지 스스로에게 묻게 됩니다. 이민이 바쁘고 힘들어도 내 속에 아직 간직하고 있는 의미를 다시 꺼내 보고 싶은 날입니다. [교회사 박사, McCormick Seminary]


김대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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