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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선주의 살며 사랑하며] 그대가 누군가의 베르테르일 수 있다

사람들은 알게 모르게 서로 서로 영향을 주고 받고 살아가게 된다. 맹모삼천지교라는 유명한 일화를 거론하지 않아도 환경이 인성에 영향을 끼치는 것에 대해서는 누구도 이론을 제기하지 않을 것이다. 환경 가운데 가장 중요한 환경은 인적환경이다. 코로나바이러스의 사태로 사회적 모임이 금지되고 가정 안에서만 머무는 생활이 이어지면서 제한된 주거공간에서 듣게 되는 말, 목격하는 태도 등은 그 어떤 때보다도 그 영향력이 강력해졌다. 지금 같은 시기에는 항상 기뻐하고, 쉬지 말고 기도하며, 범사에 감사하는 것이 우리를 향한 하나님의 뜻이라고 한 성경말씀보다 더 적절한 조언은 없을 듯 하다. 어떤 사람과 더불어 시간을 보내는가가 곧 인생의 질을 결정한다. 무엇을 바라보고, 무엇을 읽고, 듣고, 받아들이는가 또한 삶의 향방을 좌우하는 중요한 내용들이다.

1774년 20대 중반의 괴테는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이라는 소설을 발간했다. 그 소설은 발표와 더불어 괴테에게 국제적인 명성을 가져다 주었고 그 후 일생의 역작인 파우스트 같은 작품도 그 소설의 인기에는 미치지 못했을 정도로 오랜 세월동안 커다란 파장을 일으킨 책이었다. 그 소설의 마지막 대목은 실연을 한 베르테르가 그의 친구에게 마지막으로 편지를 써놓고 그의 오른쪽 눈 위에 권총을 쏘아 자살하는 것으로 마감되고 있다. 그 소설은 날로 인기가 더해져서 베르테르 열기라는 용어가 생겨났다. 유럽의 젊은이들 사이에서는 베르테르가 입었던 것처럼 셔츠 윗단추를 풀어놓고 푸른색 코트에 노란 조끼를 입는 패션이 유행했다. 그 가운데 많은 젊은이들이 베르테르와 같은 차림새로 책상 앞에 앉아 책을 펼쳐놓은 채 권총자살 하는 사례가 늘어가게 되자 결국 이태리, 독일, 덴마크 등에서 그 책은 금서로 지정하는 사태에 이르렀다.

1962년 8월 영화배우 마릴린 몬로의 주검이 발견되고 자살이라고 발표가 난 후로 몇개월 동안 수백명의 젊은이들이 모방해서 자살을 했다고 추정되었다. 사회학자인 데이빗 필립은 그가 1947년부터 1968년 기간동안 연구한 내용을 토대로1974년에 “베르테르 효과”라는 용어를 만들어 냈다. 이는 대중매체를 통해 유명인의 자살이 알려지고 나면 유사한 형태의 자살이 증가되는 현상을 일컫는다. 뉴욕타임스지는 유명인의 자살이 보고되고 난 직후에는 평상시보다 평균 12% 정도의 자살 증가율을 보인다는 기사를 싣기도 했다.

유명인들보다 더 영향력이 큰 사람들은 가까운 관계의 사람들이다. 특히 자녀들에게 미치는 부모의 영향력은 신 다음의 자리에 위치한다. 자신이 윗사람을 존중하지 않으면서 자식들로부터 존경받기를 기대하는 부모가 있다면 곤란하다. 불평과 비판을 입에 달고 살면서 행복한 가족시간을 원한다면 딱한 인생이다.



우리가 하는 말과 행동으로 우리는 얼마나 많은 우리의 친구들, 가족, 그리고 모르는 사람들에게까지 심각한 영향을 끼칠 수 있는가를 깨닫는 지혜가 요구된다. 지금처럼 인터넷 등의 매체를 통해 무엇이든지 쉽게 공유가 되는 세상에서는 개개인의 사회적 행동은 전염성의 정도가 더 커진다. 지금은 누구나 컴퓨터나 전화를 통해 인터넷을 이용할 수 있는 세상이 되었고, 한 사람이 수백만의 사람들에게 일순간에 내용을 전달할 수 있는 세상에 살고 있다. 누가 원하기만 하면 우리의 뒷모습, 숨소리, 눈깜빡임의 순간까지도 포착해서 영상으로 공유할 수 있는 세상이다. 타인에게 해가 되지 않고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는 일 없이 살아가기를 다짐하는 사람들이 많은 환경이 좋은 환경이다. 죽음을 좇아가게 하는 베르테르효과와는 정 반대로 바라보면 살고자 하는 의욕을 더해주는 생기를 뿜어내기를, 해처럼 밝고 따사로운 사람으로 기억되기를 소망한다.[종려나무 교회 목사, Ph.D]


최선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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