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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카고 사람들 71] “정서•문화 회복하려 한국책 읽어요”

정치학도 출신 GS 아카데미 김훈태 원장

그에겐 여전히 하고 싶은 일, 도전해야 할 것들이 많다.

GS 아카데미 김훈태(사진) 원장은 대학을 졸업하고 군 복무를 마친 후인 1995년, 시카고로 박사 과정 유학을 왔다.

그가 대학을 다니던 1980년대는 '북한 바로 알기'가 캠퍼스에 유행처럼 번지던 시절이었다. 그는 낭만적 접근이 아니라 학문적으로 북한을 제대로 알고 싶었다. 1980년대 말 동유럽의 몰락은 그의 지적 호기심을 더욱 자극했다. 서울대 외교학과(84학번) 학사•정치학 석사(북한외교정책 연구) 학위를 받은 그는 노스웨스턴대학에서 박사 과정(국제 관계 및 비교정치 전공)을 마쳤다.

김 원장에게 남북 관계에 대한 전망을 물었다. "잘 모른다"고 말을 아끼던 그는 "미국이 변수"라고 입을 열었다. 북한의 목적은 결국 핵을 이용해 미국과의 문제를 해결하는 것 아니겠냐고. 문재인 정부의 대북 정책에 대해서는 "방향은 맞지만 아마추어적인 부분이 없지 않다. 또 사회 일각에 존재하는 '북한 핵이 우리 남한 것'이라는 주장은 너무 낭만적"이라며 "미국, 트럼프 행정부가 남북한 관계에 절대적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는 만큼 당분간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박사 과정을 밟으며 강사 3년, TA 10년을 한 그는 알음알음으로 자녀 지도를 부탁하는 지인들의 요청을 뿌리치지 못했고 "정말 잘 가르친다"는 평가를 받았다. 제자들이 늘어나면서 결국 2013년 무렵 글렌뷰에 대학 진학 지도 및 성인 영어 강좌를 하는 GS 아카데미를 열었다.

김 원장은 학생들을 가르칠 때 '보다 능동적인'(Be Proactive), 동기 부여에 중점을 둔다고 한다. 한국식으로 혼도 내고 화도 내지만 제대로 된 학습 습관이나 태도를 익혀 스스로 할 수 있도록 돕는다. "2세들은 한국어와 한국 문화 뿐 아니라 미국 문화도 고루 수용하는, 균형 갖춘 사회 구성원이 되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시카고에 뿌리를 내리고 살게 되면서 지역 사회 참여도 조금씩 늘었다. 함성택 박사와 고(故) 김광정 교수의 권유로 한인문화회관에서 한반도 정세에 대한 정치 강좌를 열었고 한글학교에도 한동안 참여했다. 노인 대학 강의를 하면서 '뇌 훈련 시스템'도 한인사회에 소개했다.

동갑내기 부인과의 사이에 1남 1녀를 둔 그는 "아이들이 어렸을 때는 당일치기라도 여행을 많이 하려 노력했다"며 "갈레나, 밀워키 등 중서부 곳곳을 오가는 과정 자체를 즐겼다"고 회상했다.

취미는 영화 감상과 테니스다. 최근에는 식이요법으로 체중 20파운드를 줄였다.

이민 햇수가 길어지면서 한국적인 정서와 문화를 회복하기 위해 '임꺽정'이나 '삼국지' 같은 한글 책들을 읽으며 더 많은 생각과 고민을 하고 있다.

"학자의 꿈을 지니고 왔는데 어느 순간 이민자가 되어 있었다." 하지만 그는 언젠가 정치학교를 열어 시민강좌를 진행하는 정치외교학도로서의 꿈을 변함없이 간직하고 있다.


노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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