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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카고 사람들] 박순자 여성회 회장

“인생은 그래도 살만한 가치가 있죠”

이화여대 국문과 졸업 후 결혼 한 박순자(사진•75)씨는 남편과 함께 단돈 186달러를 들고 버지니아 조지 메이슨대학(교육학 전공)으로 유학 왔다.

1982년 교사 자격증을 취득한 그는 보조교사를 거쳐 1986년부터 20년 간 메릴랜드 주 Lakewood 초등학교에서 3학년 담임교사로 근무하다 은퇴했다.

버지니아 교단에서의 28년은 그의 삶에 귀중한 자산이다. 도산 안창호의 동지로 혈서까지 썼던 박 씨의 부친은 “범에 물려가도 정신만 차리면 산다”고 가르쳤고 모친은 ‘신언서판’-항상 말에 책임을 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부모의 가르침을 잊지 않고 정직하고 꿋꿋하게 살아온 인생 여정이 부끄럽지는 않았다고 회상한다.

학생 때 그는 독서를 무척 즐겼다. 감명 깊게 읽은 책은 ‘레미제라블’, 시는 김소월의 ‘진달래꽃’이다. 음악은 전통 ‘아리랑’과 쇼팽의 ‘Fantaisie Impromptu(즉흥환상곡)’을 즐겨 듣는다. 재미있게 본 영화는 ‘The Amazing Spiderman’과 ‘Mr. Sunshine’.



특허에 관심이 많은 서울대 문리대 출신 남편 김성봉씨와의 사이에 남매를 뒀다. 아들(필리핀 며느리)은 손자 셋, 손녀 둘 모두 다섯 명의 자녀를 뒀다. 2007년 시카고로 온 박씨 부부는 손주들 뒷바라지를 하며 함께 산다. 코네티컷에 사는 딸(일본 사위)은 아들만 셋이다.

그는 다섯 손주를 돌보면서도 한인사회 봉사에 소매를 걷어부치고 나선다. “바쁘게 하루 하루가 정신 없이 지나가고 있지요. 그래도 이렇게 뛰어다닐 수 있다는 게 축복이라는 생각이 문득문득 들어요.”

성정하상 바오로 성당 하상문화학교에서 성인반 영어를 가르치는 그는 올해 여성회 제18대 회장직을 맡았다. 내년이면 40주년을 맞는 여성회 수장으로서 ‘꿈과 사랑을 실현해 나가는 지혜로운 여성들’을 슬로건으로 내걸었다.
박 회장은 20살 된 첫 손자 노아의 이야기를 불쑥 꺼냈다.

“노아는 장애아로 태어났어요. 지능이 3살 정도밖에 안돼요. 특수학교에 다니고 있어요. 저희 부부와 아들 내외 그리고 노아의 동생 4명과 함께 생활하는데 하루에 1시간 반에서 2시간 가량은 저와 같이 산보를 나갑니다. 다리에 보조 기구를 부착한 채…. 가족들의 사랑 속에 살아가는 노아는 자기가 좋아하는 음식 3가지, 즐겨 듣는 음악 3곡 등등 자기만의 세계에 살지만 산책을 나갈 때면 저와 매일 교감을 합니다.” 그는 손자 노아를 통해 ‘겸손’을 배운다고 말했다.

그는 “저희 가정에 있어 노아란 존재는 재앙이 아니라 축복으로 받아들여지고 있어요. 우리가 사는 인생이 그래도 살 만한 가치가 있다는 것을 새삼 느낀답니다”고 말했다.

그는 항상 마음 속에 간직하고 있는 좌우명을 소개했다. “꿈을 크게 가지자. 열심히 일을 하자. 그리고 결코 승복하지 말자”라고 자신을 채찍질했다고 한다. 그리고 “저 별에 당신의 왜곤을 매달아라. 즉 Hitch your wagon to a star!라는 문구를 외우며 적극적인 동시에 긍정적인 생각을 가지고 모든 일에 임하며 살고 있다”고 말했다.


James 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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