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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카고 사람들] 시카고 이민 30년 서민정씨

노재원
노재원 기자

[시카고 중앙일보] 기사입력 2019/04/15 20:55

“지금도 일하는 내가 자랑스럽다”

서울에서 경양식집을 운영하던 서민정(73•사진)씨는 30년 전인 지난 1989년 시카고로 이민 온 지인을 방문했다가 이민생활을 시작했다. 평소 서울에서 “언니” “동생” 하며 지내던 지인이 함께 지내자고 강권, 주저 앉게 됐다.

“그 무렵 한국 사람들 다수의 꿈이 미국행이었다. 미제라면 누구나 믿고 좋아하던 시절이었다. 모두 선호하는 미국행을 ‘언니’ 덕분에 하게 됐다.”

처음엔 한국에서의 경험을 살려 경양식 형태의 식당을 하려다가 쉽지 않다고 판단, 먼저 영어를 배울 겸 한인이 운영하던 칼리지에 입학했다. 랭귀지 코스를 밟던 중 동료 한 명이 ‘미싱 아르바이트’를 제안했다. 재봉 경험이 없던 그는 모토롤라 가방끈 하나를 박음질하면서 개당 1페니씩 받았다.

“겨우 1페니였지만 그게 10달러가 되고 100달러가 됐다. 바느질로만 월 3000달러의 수입을 올릴 수 있었다.”

이후 10년동안 바느질로 생활하던 그는 세탁소를 인수, 8년 가량 운영하다가 세를 주고 다른 세탁소에 취업했다. 일흔이 넘은 지금도 ‘놀기 싫어서’ 바느질을 하고 있다.

“한국은 체면 때문에, 직업의 귀천을 가리지만 미국은 어떤 일이든, 각자의 능력과 역할에 따라 열심히 하면 그 만큼 대가를 받는 사회다. 지금도 일을 하는 게 자랑스럽고 기쁘다.” 그는 “미국은 도덕적이고 근면하며 서로의 능력을 인정하고 저마다의 삶을 책임지는 사회여서 세계 최고의 부자나라가 된 것”이라며 ‘모국’ 한국도 이를 닮아갔으면 한다고 말했다.

장성한 아들 셋은 모두 결혼해서 타 주에서 살고 있다. 팰러타인에서 살고 있는 서 씨는 “결혼하면 아들은 며느리와 사는 것”이라고 잘라 말했다. 그는 주 3회 정도 골프를 즐기고 독서를 하고 신문을 읽으며 바쁘고 알찬 노후를 보내고 있다. 이따금 외로울 땐 심수봉의 ‘그때 그 사람’을 듣는다.

특히 영화를 좋아하는데 어릴 때는 외화가 개봉하면 가장 먼저 달려가서 볼 정도였다. 그가 추천하는 영화는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와 ‘닥터 지바고’. 볼 때마다 새로운 느낌이라고. 몇 년 전 나온 ‘국제시장’을 보곤 자신이 직접 겪었던 일 같아 엉엉 울었다고 한다.

‘일편단심’ 중앙일보 애독자라는 그는 “휴간 했을 때 허전했는데 지금은 다양한 읽을거리와 살아 있는 정보, 뉴스가 있어 너무 든든하고 좋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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