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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카고 사람들] 서준석 회계사

“비즈니스는 상도덕을 지켜야”

3년 전 서준석(사진)씨는 모교 서울고 교정에서 열린 6•25 참전 서울고 동문 483명의 기념비 제막식에 다녀왔다. 그 중 300여 명은 전사자다. 서 씨는 한국 동란시 학생 신분으로 미 2사단에 배속되어 8개월 근무했다.

전쟁 후 그는 유학 신청을 했다. 서던일리노이대학(SIU)에서 장학금을 준다고 통보가 왔다. SIU 에드워드빌 캠퍼스 최초의 외국인 학생으로 입학, 최초의 외국인 졸업생이 됐고 바로 SIU 카본데일 캠퍼스 경영대학원(MBA)으로 옮겼다.

1960년대 초, 기숙사에서 한인 룸메이트를 만났다. 그 친구가 월그린에 갔다가 일본인으로 오해받아 백인에게 칼로 위협을 받던 시절이었다. 그는 그 이유를 이렇게 설명했다. “2차 대전 시 SIU 카본데일 캠퍼스 동네의 백인 청년들이 이오지마, 오키나와, 사이판, 괌 등지의 상륙작전에 투입되었는데 800여 명이 몰살 당한 기록이 있더라구요.” 그는 한국 군정 책임자 하지 장군이 일리노이 주 카본데일 근방 자신의 고향으로 돌아가 “백만불을 줘도 다시는 가고 싶지 않은 나라”라며 코리아를 왜곡한 일도 있었다고 했다. 당시 캠퍼스에는 한국 고위층 자제들을 포함, 100여 명 정도가 재학 중이었는데 백인 우월주의 교수들로부터 수업 시 불이익을 받기도 했다고 회상했다.

서 씨는 시카고와 관련, 뜻밖의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대한민국 국군 창설의 공로자가 원태섭 장군인데 원 장군이 바로 소아과 임종수 닥터의 장인이라고. 원 장군은 시카고에 살다가 타계했다.



그는 대학원을 마치고 시카고에 정착해 택스 전문가로서 반 세기를 넘게 살고 있다. 은퇴를 앞둔 그는 “비즈니스는 서로 상도덕을 지켜가면서 해야 합니다. 돈이란 것은 자기가 노력했을 때 저절로 따라붙어야 해요. 그걸 무리하게 좇다가 실패하는 경우를 너무 많이 보아왔습니다”고 들려주었다.

그는 회계사 오피스를 오랫동안 운영하며 비즈니스를 하는 한인들에게 도움을 준 것을 보람으로 생각한다. 한인 비즈니스 오우너가 연방국세청(IRS)으로부터 소환장을 받고 당황해 연락을 받은 경우가 부지기수였다고 말했다. 비즈니스 상황을 듣고 소명 자료를 만들어 국세청과의 미팅을 성공적으로 이끌어내면서 초기 한인 이민자들의 재산을 지켜준 주역이다.

그는 “한인 비즈니스를 지켜보면서 한인 사회가 주류 사회의 흐름과는 동떨어진 경제 현상을 자주 접하곤 합니다.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주식 시장 등 전반적인 경제 지표는 호황인 듯 하지만 우리 한인 이민자들이 느끼는 경기는 거의 바닥 수준인 것 같아요”라며 “새해엔 한인 비즈니스가 좀 더 활성화되길 기원합니다”라고 말했다. 아울러 트럼프 정부의 인종 편견이나 반이민 정서가 사라졌으면 한다는 바람을 밝혔다.

서 회계사는 참전의 경험을 되살려 한국전쟁 회고록을 꼭 집필하고 싶다는 계획을 덧붙였다.


James 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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