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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선주의 살며 사랑하며] 사랑- 모방의 대상

“사랑이 무어냐고 물으신다면”으로 시작되는 가요는 “눈물의 씨앗”이라고 이어지는 명쾌한 답으로 대중들과 절절한 소통을 하는데 성공했다. 1991년에 방영된 “사랑이 뭐길래”라는 드라마는 드라마 천국이라는 명칭답게 홍수처럼 쏟아져나오는 물량에도 불구하고 현재까지도 최고 시청률 정상의 자리를 보전하고 있다고 알려져 있다. 시대를 막론하고 사랑이야기는 개인의 인생사는 물론 국가의 흥망성쇠를 좌우하기도 한다.

성경에도 당연히 사랑이야기가 나온다. 사랑이야기의 주체는 거의 전부가 남자지만 여자의 사랑에 주목한 내용이 하나 있다. 사울왕의 딸, 미갈이 다윗을 사랑했다는 묘사를 시작으로 사무엘 상.하 그리고 역대상에 걸쳐 묘사된 결혼, 이별, 재회, 파경의 대하드라마가 바로 그것이다. 골리앗을 죽인 목동 출신의 다윗은 공주와 결혼할 자격을 얻었다. 사울은 불타는 질투심으로 다윗을 죽이고자 하는 의도에서 지참금 대신, 블레셋 남자 100명을 죽이고 그 증표를 가져오라고 명했는데, 다윗은 200명을 죽이고 사울의 사위가 되었다.

열렬한 사랑과 목숨을 건 사투의 화답으로 다윗의 첫 아내가 된 미갈이었지만 행복한 시간은 오래가지 못했다. 사울이 부하를 시켜서 다윗을 염탐하다가 죽이라는 명을 내렸을 때 아버지의 의도를 눈치챈 미갈은 다윗이 도망치도록 도왔다. 나중에 딸에게 속은 것을 안 사울이 책망하자 미갈은 다윗이 자기를 위협해서 할 수 없이 한 일이라고 둘러대어 위기를 모면했다. 그 후 미갈은 9년 이상 다윗을 만나지 못하고 그 와중에 사울이 미갈을 발티라는 남자에게 주어 그의 아내가 되게 했다. 다윗은 왕위에 오른 후 발티로부터 미갈을 다시 찿아오게 되는데 그때 발티가 울면서 미갈의 뒤를 좇아 왔다고 나오는 장면으로 보아 그가 미갈을 사랑했음을 보여준다.

하나님의 언약궤를 예루사렘으로 가져오면서 백성들이 예배하고 축하하며 축제가 열리던 날, 다윗은 옷이 벗겨지도록 춤을 추었고 창을 통해 보고 있던 미갈은 그런 다윗을 업신여겼다고 나온다. 미갈은 행사 후 돌아온 다윗을 향해 냉소하며 비웃었고, 다윗은 그녀가 사울의 딸인 점을 지적하며 하나님이 그녀의 집안을 버리고 자신을 택하셨기에 춤을 춘 것이라고 선을 그어 반박했다. 한때 열렬했던 미갈과 다윗의 사랑은 풍상을 겪는 동안 얇아졌고, 그 냉랭한 부딪침 이후 미갈에겐 아이가 없었다는 한 구절로서 그들의 관계가 끝났음을 보여준다.



성경에서 말하는 사랑은 처음부터 하나님께 속한 것으로 인간에게 속한 것이 아님을 보여준다. 요한 1서 (4:16)에 “하나님은 사랑이시라. 사랑 안에 거하는 자는 하나님 안에 거하고 하나님도 그의 안에 거하시느니라”라고 나오는데, 하나님이 배제된 인간의 사랑은 아무리 진지하고 열렬해보여도 지속성이 없다. 사람 사이의 사랑은 실질적이고 원천적인 관심과 이해에 기반을 둔 것이라기 보다는 환상에 근거한 경우가 많다. 다른 사람에 대한 진정한 이해와 관심을 위해서는 하나님이 필요하다. 미갈이 다윗이 사랑한 하나님께도 관심이 있었더라면, 쓴뿌리가 지배하는 자신의 삶에 갇힌 채 예배에 불참하며 냉소하는 구경꾼으로 남지 않았을 것이다. 다윗이 미갈을 사울의 딸로서가 아니라 자기의 사랑하는 아내로 여겼다면 그녀의 친정식구들을 거론하며 모욕을 주고 화를 내기 보다는, 하나님을 모르는 미갈을 긍휼히 여기고, 자기가 왜 주안에서 기뻐하는지를 설명해 주었을 것이다.

우리는 하나님의 사랑을 모방할 수 있지만, 하나님이 배제되면 그 사랑을 지속하지 못한다. 사랑이 뭐냐고 묻는 이에게, 사랑은 하나님의 사랑을 알고 그 사랑을 모방해서 행하는 일이다고 전하고 싶다. [종려나무 교회 목사, Ph.D]


최선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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