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선주의 살며 사랑하며]종려나무의 의미

열대지방에서 흔히 찿아지는 종려나무의 빼어난 장관은 팔로 알토에 있는 스탠포드대학의 팜 드라이브가 으뜸이다. 166그루의 아름드리 종려나무가 도로 양측을 장식하며 높게 치솟은 모습을 처음 대했을 때 마치 하늘을 향해 장엄한 팡파레를 울리는 듯한 벅찬 감동을 받았다. 요한 계시록 7장, 장로들과 생물들과 흰옷 입은 이들과 천사들도 종려나무 가지를 들고 어린 양 되신 주님을 찬양하며 하나님 앞에서 즐거워한다는 말씀이 절로 연상되는 정경이었다.

찬양의 나무인 종려나무는 그 열매나 환경조성면에서 매우 중요한 나무로 성경 30여 군데에서 언급된다. 성경에서 처음 종려나무가 나오는 곳은 이스라엘 백성들이 출애굽후 사흘길을 걸어 광야에 갔을 때다. 쓴 우물이 있는 마라를 거쳐 엘림이라는 곳에 도착했을 때 70여그루의 종려나무가 있었고 열두 샘이 있어서 편안하게 장막을 쳤다고 나온다. 종려나무는 하늘을 향해 곧고 높게 30m 이상 자라는 것이 특징이어서 뜨겁고 광활한 사막에서 멀리 종려나무가 보이면 그곳이 곧 오아시스로 구원과 축복의 표상이었다.

사사기에는 여사사 드보라가 종려나무 아래 거하면서 억울한 일을 당하는 이스라엘 백성들을 재판으로 도왔다는 기록이 나오는데 종려나무 아래에 있다는 표현은 곧 정의롭고 평화롭고 공정한 삶의 상징이다. 시편 92편에는 의인은 종려나무 같이 번성하며 여호와의 집에 심겼음이여… 늙어도 결실하며 진액이 풍족하고 빛이 청정하여 여호와의 정직하심을 나타내리로다고 찬양한다. 하늘을 향해 곧게 뻗어 오르는 종려나무는 줄기 속이 꽉 차있어서 하나님을 향해 치우침없이 의연하게 선 의인을 상징했다.

왕상 6장과 역대하 3장에서 종려나무는 아름다움과 생명, 승리의 상징으로 솔로몬의 성전을 장식하는 문양으로 사용되었다. 에스겔 40장에는 성전의 방과 문에 종려나무 문양의 장식이 소개된다. 하나님이 계시는 성소 현관과 내부의 장식, 예수가 가신 고난의 길에 등장하는 종려나무는 하나님이 동행하신다는 의미이며 임마누엘 하나님의 약속의 의미가 있다.

종려나무는 2600 종이 있는데 코코넛, 대추야자가 대표적인 열매이며 식품으로 귀할 뿐 아니라 사막에서 운반과 저장이 용이하다. 신명기 8장에서 땅의 일곱가지 소산물 가운데 하나인 꿀은 대추야자를 의미한다고 보기도 한다. 대추야자가 잘 익으면 연하고 단맛이 마치 꿀과 같아서 성경에서 나오는 꿀은 종종 종려나무 열매를 의미하기도 한다. 대추야자는 또 다산의 상징으로 우리말로 다말로 번역되는 히브리어 타마르는 곧 종려나무다. 유대인들에게 다산은 신의 축복이었으므로 유대인들이 여아를 위해 선호하는 이름이 다말이다.

종려나무는 열매만이 아니고 가지나 줄기 등 나무 전체가 용기를 만들거나 사막의 바람이나 햇볕을 가리는데 유용하게 사용되었기 때문에 고대로부터 경제성이 높은 나무였다. 종려나무는 초막절에 사용되는 네 종류의 나뭇가지 중 하나이며 다 베어져서 그루터기만 남아도 그 그루터기에서 싹이 나고 자라기 때문에 유대인들에게 종려나무는 승리와 부활의 상징이다.

수명 200년인 종려나무는 장수의 상징이지만, 하늘을 향해 직선으로 뻗는 나무 가운데 가지 맨꼭대기에 있는 생장점(키파 타마림)이 꺾이면 죽는다. “키파타마림”에서 키파는 가장 윗층, 타마림(타마르)은 종려나무를 뜻하므로 유대인들이 머리에 쓰는 키파는 하나님을 외면하는 것은 곧 죽음이므로 하나님을 머리 위에 모시고 산다는 일종의 신앙고백이며 그 유래가 종려나무다. 종려나무는 찬양과 축복, 생명과 부활, 열매와 승리, 정의와 아름다움, 하나님의 동행하심을 상징하기에 정녕 하나님의 뜰 안에서 높고 숭고하고 생산성 있는 존재로 성숙해가는 성도의 표상이다. 여호와의 집에 심기운 종려나무 같은 자가 되기를. [종려나무 교회 목사, Ph.D]


최선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