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별 뉴스를 확인하세요.

많이 본 뉴스

광고닫기

기사공유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톡
  • 카카오스토리
  • 네이버
  • 공유

[김대성 목사의 이민과 기독교]이민이 만든 종교적 다양성

시카고에 위치한 신학교에서 유학을 시작한 후 한 달쯤 지났을 때였습니다. 미국인 학생들의 인도를 따라 디반(Devon) 애비뉴를 방문했던 적이 있었습니다. 무슬림의 할랄 음식과 종교서적을 파는 상점들 건너편에 유대교 코셔 음식을 쉽게 볼 수 있었습니다. 인도 의복과 힌두교 신상을 파는 가게들도 길게 늘어서 있었습니다.

군데군데 작은 규모의 여러 사원들도 위치하고 있었습니다. 한편으로 그 길의 시작은 카톨릭에 속한 로욜라 대학이었고, 교회와 성당 건물도 곳곳에서 볼 수 있었습니다. 그곳은 살아있는 종교 박물관처럼 느껴졌습니다. 그리고 그들이 한 자리에 공존한다는 것이 더 신기했습니다.

학자들은 현재의 미국 종교지형에 대해 유대-기독교적 독점은 끝났다고 입을 모읍니다. 종교에 대한 무관심과 전통 기독교회의 감소와 맞물려 타종교의 등장과 성장이 더욱 두드러져 보입니다. 여전히 기독교 인구가 다수이지만, 타종교인 이웃과 함께 사는 일은 이제 미국적 일상이 되었습니다.

이러한 종교 지형의 변화는 미국 이민정책의 변화와 최근의 아시아 아프리카 이민의 증가에 기인합니다. 미국은 오랜 동안 유럽 외의 지역으로부터 이민을 금지하여 왔습니다. 1965년에 개정된 새로운 이민법은 이민의 문호를 세계 각국에 열어 놓는 큰 변화를 가져왔습니다. 매해 국가당 2만명, 그리고 기존의 미국 거주자의 직계가족의 초청 이민의 허용을 통해 다양한 이민이 이뤄졌습니다.



전쟁을 피해 베트남, 라오스 등지에서 난민과 같은 이민자들이 대거 입국하였습니다. 한국, 일본, 필리핀 등 미국의 우방으로부터의 이민자들도 증가했습니다. 그 외에 인도, 파키스탄 등 아시아 지역과 이란, 이집트, 레바논 등 아랍권 국가의 미국을 희망의 땅으로 여기는 이민자들에게 문호가 열렸습니다. 미국은 또한 이러한 이민의 증가로 노동력과 시장의 활력을 증가시켰습니다.

이러한 이민자들은 자연히 자신들의 신앙과 문화를 함께 들여왔습니다. 기존의 유럽 이민들이 기독교적 다양성의 기초가 되었던 반면, 새로운 이민자들은 불교, 이슬람교, 힌두교 등 대표적인 동양종교의 예배처를 미국 곳곳에 세우고, 신앙생활을 이어가게 되었습니다.

이들은 자신들의 사원을 세우면서, 고유한 종교적 상징을 표현하고 고국의 건축양식을 들여왔습니다. 이제 예배당은 십자가와 다윗의 별 뿐만 아니라, 사자나 코끼리, 달의 문양, 그리고 연꽃 등으로 표현되었습니다. 예배와 기도 또한 긴 의자에 앉은 회중이 아니라 바닥에 앉거나 매트에 엎드리는 다양한 표현으로 확대되었습니다. 무엇보다 신의 이름도 더 이상 하나가 아닌 알라, 부다, 힌두교의 여러 신의 이름들로 나뉘어 표현되게 되었습니다.

아시아계 이민 중에 한국 이민자들은 특징적으로 기독교회의 성장을 가져왔습니다. 개신교적 전통이 강한 미국에서 한국어를 사용하며 한국교회의 전통과 접목된 수천의 교회를 세우고 발전시켜왔습니다. 그리고 이는 미국 개신교의 다양성과 활력에 기여하였습니다. 천주교 전통을 강조하는 필리핀을 제외하고는 예외적인 역사를 만들어 갔습니다.

이제는 성공회, 장로교, 유대교 신자들보다 더 많은 무슬림들이 미국에 살고 있습니다. 1965년의 이민법의 변화는 이민 뿐 아니라 종교적 다양성을 만들어 놓은 변환점이 되었습니다. 새로운 종교로 인해 갈등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다른 종교를 가진 이들이 어떻게든 함께 어울려 살아가려는 노력은 이제 돌이킬 수 없는 미국의 종교적 흐름이 되었습니다. [사랑 커뮤니티 교회 담임, McCormick 신학교 겸임교수]


김대성



Log in to Twitter or Facebook account to connect
with the Korea JoongAng Daily
help-image Social comment?
lock icon

To write comments, please log in to one of the accounts.

Standards Board Policy (0/250자)


많이 본 뉴스





실시간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