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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카고 사람들] ‘시카고 라인댄스 원조’ 박명철씨

“불꽃처럼 치열하게 살았죠”

1천 달러를 갖고 친척이 사는 시카고에 무작정 온 박명철(사진)씨. 1982년도 1월이었다. 영어는 잘 하지 못했지만 일본어가 통하는 바람에 6개월 비자를 받을 수 있었다. 그 후 시민권자와 재혼한 박씨는 일본 식당 접시닦기부터 시작해 스시, 마끼 등을 만드는 기술을 터득한 후 식당을 오픈했다. 나중엔 일본식당 운영과 관련한 학원을 운영하기도 했다.

라인댄스도 가르쳤다. 네이비 피어에서 모든 외국인들이 음악에 맞춰 라인댄스를 즐길 때 한인 동포들만 덩그러니 의자에 남아있던 순간, 그는 생각했다. “저 춤을 배워 가르치면 한인들도 자연스레 어울려 댄스를 멋있게 출 수 있을 거야.” 그에 따르면 라인댄스는 유럽에서 시작해 미국 서부개척 시대에 서부로 금광을 찾으러 가다가 밤이 되면 모닥불을 피워놓고 함께 추던 춤이 정착된 것이라고 한다. 중앙문화센터에서 8주 코스 라인댄스 강좌를 도맡아 진행한 그는 자신이 ‘라인댄스 원조’라고 말한다.

한국 해군에서 복무한 박씨는 제대 후 경찰 시험을 통과해 서울 경찰 기마대에서 근무했었다. 당시 고등학생이던 박근혜 전 대통령에게 말 타는 것을 가르치던 시절도 보냈다.

시카고에 정착한 박씨는 한국에 두고 온 아들, 딸을 불렀다. 현재 큰 딸은 플로리다주 웨스트 팜비치에 살고 있다. 패션 디자이너로 유대인과 결혼, 아들만 둘을 뒀다. 아들은 ISU를 졸업했는데 신문배달, 자동차 세차 등 안 해본 일이 없다고. 지금은 시카고에서 스시 케이터링 비즈니스를 크게 한다. 시카고 일원 대학을 비롯 대형 병원, 대기업, 보잉사 본부, 오헤어 국제공항 VIP룸까지 스시를 공급한다. 한국인 며느리를 보았는데 6살짜리 손자가 있다. 재혼한 부인의 딸은 서버브 지역 경찰로 근무 중인데 사위 역시 경찰이다.



버팔로 그로브에 살던 박씨는 15년 전 구매가의 2배를 받고 집을 매각한 후 북서 서버브 와콘다로 옮겨, 자연과 함께 하는 생활을 즐기고 있다.

70대 중반의 박씨는 여전히 세월과 무관하게 건강을 유지하고 있다. 학생 때 유도를 했고 해군, 기마경찰 등을 거친 그는 지금도 매일 체육관에서 근력 운동을 한다.

박씨의 노래 18번은 ‘꽃순이’다. 지난 해 ‘불꽃’이란 제목의 자서전을 내기도 했는데 부제가 ‘남기고 싶은 이야기’였다. 박씨의 치열했던 삶이 연상되는 제목이다.


James 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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