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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카고 한인사회 코로나19 ‘패닉’

결혼식에 형제도 참석 할 수 없어
화장지-세정제 등 생필품 찾아 삼만리
업체들, 휴업-해고 등 살아남기 치열

한인들이 많이 이용하는 서버브 한 뷔페 식당의 주차장이 텅 비어 있다.

한인들이 많이 이용하는 서버브 한 뷔페 식당의 주차장이 텅 비어 있다.

식품 진열대가 거의 비어 있는 한 대형 식품점

식품 진열대가 거의 비어 있는 한 대형 식품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와 관련 시카고 일원 한인 커뮤니티도 직접적인 영향권에 들어갔다. 한인들의 일상생활이 전례 없을 만큼 불편해지는가 하면 비즈니스는 예기치 못한 상황에 하루 하루를 살얼음 걷듯이 보내며 생존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시카고 중앙일보 취재팀이 코로나19 패닉에 휩싸여 전쟁 아닌 전쟁을 겪고 있는 한인사회를 살펴봤다. (편집자 주)

▶형제도 참석할 수 없는 결혼식

21일 자녀 결혼식을 치르는 윌링의 P씨 부부. 1년 전부터 아들과 함께 결혼식을 차근차근 준비해왔다. 지난 주 각종 행사를 250명으로 제한한다는 정부의 발표에 혹시나 하는 마음에 피로연을 예약한 뱅큇에 연락을 했는데 예정대로 진행한다는 이메일을 받았다. 하지만 모임 인원을 ‘10명 이상은 자제하라’는 트럼프 대통령 발표가 나오면서 결국 결혼식과 피로연 등 모든 행사가 무산되고 주례를 맡은 목사님 앞에서 양가 부모만 참석하고 형제들도 빠진 상태서 혼인 서약식을 하기로 했다. P씨 가족은 서약식 후 가족끼리만 집에 모여 케이터링을 한 음식을 나누기로 했지만 이마저도 주지사의 자택 대피 명령(Shelter-in-Place Order)이 21일부터 발효되면서 취소해야 했다.



각종 일정이 차질을 빚게 된 P씨 가족은 뱅큇측과 연락했지만 “디파짓은 환불이 안 된다. 대신 언제든지 이용할 수 있게 해주겠다”는 대답을 듣고 오는 11월 결혼 예식 리셉션을 다시 하기로 했다. 예식 후 폐백에 입을 한복도 대여 업체측에 환불을 요청했지만 “9월까지 스케줄을 잡았던 모든 예약자들이 해약을 하는 바람에 어렵다”는 하소연을 듣고 크레딧을 받기로 했다.

▶직격탄 맞은 요식업계

코로나19의 영향을 직접적으로 받고 있다. 식당 안에서의 식사가 금지됨에 따라 To-go나 Drive-thru에 의존하고 있다.

발 빠른 업소들은 딜리버리 시스템인 Doordash 혹은 Grubhub와 연계해 배달 위주의 영업을 하고 있다. 직원들의 근무 시간도 평소보다 절반으로 줄여 운영하는 곳이 많다.

서버브 지역 일식당 L 대표는 “비즈니스 형태를 바꾸고 인건비를 줄여도 앞으로 다가올 렌트비 납부 걱정이 앞선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N 한식당 K 대표는 “첫 날 투고 주문이 좀 있었으나 시간이 지남에 따라 점점 줄고 있는 추세”라며 “계속 문을 열 지 지켜보는 중”이라고 말했다.

H 일식당은 아예 이달 말까지 문을 닫는다는 안내문을 입구에 붙여 놓았다.

▶그로서리, 체인점 바쁘긴 한데

한인 그로서리는 전체적으로 매상이 줄었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하지만 소매부에서 다루는 쌀이나 라면 등 특정 제품들의 늘어난 수요를 따라 잡느라고 사무 직원이 오버타임을 하는 경우도 많다.

특히 손 세정제, 화장지, 클리닝 제품들은 공급이 절대 부족, 계속 추가 주문을 하고 있는 실정이다.

Whole Foods의 경우도 닭고기, 그라운드 비프, 돼지고기, 터키 등 육류를 파는 진열대는 텅텅 비어 있는 모습이었다.

▶노인 서비스-아동 보육 시설

하나센터나 수퍼시니어센터 등은 아예 클로즈 결정을 내렸다. 한인 양로원의 경우 가족들의 방문도 금지시켰다.

휴교 등으로 인해 어린이들이 주로 집에서 부모와 함께 지내는 경우가 늘어나면서 오히려 아동 시설에는 오지 않고 있다. 미리 준비해 둔 식자재 등의 처리를 비롯 렌트비 등에 대한 우려가 크다.

▶의류-제과업체 봄은 왔지만

봄철을 맞아 신상품을 대거 선보이려던 S 업체. 지난 주말부터 광고와 함께 손님을 맞을 만반의 준비를 했는데 갑자기 고객들의 발길이 뚝 끊겼다. 타 주에서 와 세일 행사를 준비해온 이 업체 대표는 “조금이라도 나아지기를 앉아서 기다리는 수밖에 별 수가 없다”고 하다가 결국 행사를 잠정 중단하기로 결정했다.

잠정적으로 영업을 중단하려던 샴버그의 K 제과점은 투고 고객을 위해 오후 3시부터 9시까지만 문을 열고 있다. 픽업 서비스에 의존하고 있다는 인근 T 제과점은 필수 인원만 남기고 당분간 다른 직원들은 휴무에 들어가는 것으로 결정했다.

▶시즌 맞은 보험-건축 업계는

A 보험사 K 사장은 “코로나19의 영향이 조금씩 나타나고 있다. 비즈니스를 하시는 분들은 정상적인 영업이 어려워지면서 계약 규모를 줄이거나 해약하려는 분도 있다. 또 상황이 워낙 불확실한 탓인 지 최근 모기지 신청을 해약한 경우도 세분이 있었다. 이자율은 낮지만 상황을 조금 더 지켜보겠다는 뜻인 것 같다”고 말했다.

이 즈음 본격적인 시즌을 맞는 건축 관련 업체를 운영 중인 C씨는 코로나19 사태로 한달간 휴업을 결정했다. 고객의 집 안에서 작업을 해야 하는 일의 특성 때문에 당분간 쉬기로 했다.

▶특수 맞은 마스크-인터넷

컴캐스트나 AT&T 그리고 버라이존 등 인터넷 서비스 회사들은 학교 휴교 등으로 학생들이 집에서 하는 인터넷 접속이 폭증하고 일반 직장인들도 재택근무를 하는 추세에 따라 인터넷 서비스 초과 사용에 대한 비용을 웨이버 해주는 방침을 속속 발표하고 있다.

아직 미국은 마스크 대란까지는 아니지만 향후 상황에 대비 마스크를 미리 구입해 두려는 한인들이 많다. 그러나 막상 이를 살 곳이 없었는데 최근 한 업체가 본격적인 판매를 하고 있어 시름을 덜었다.

▶세탁업계도 한파

한인들이 많이 종사하는 세탁업계. 알링턴하이츠 소재 W 세탁소는 지난 주말 이후 고객의 발길이 뚝 끊겼다. 이번 주도 손님이 절반 이상 줄었는데 주변 한인 업소들이 문을 안 닫아 울며 겨자먹기 식으로 오픈하고 있다. 만약 문을 닫으면 혹시 손님들로부터 무슨 일이 생겼나 궁금증을 야기할 것 같아서 닫지도 못 하는 처지다.

다운타운 드랍오프 업체들은 아예 문을 닫은 곳이 많다. 서버브 세탁공장의 경우도 일감 부족으로 직원을 반으로 정리했다는 곳이 적지 않았다. 배달 횟수도 줄였다.

그랜드길에서 코인론드리를 하는 L씨는 평소처럼 새벽 4시 반에 나오지만 최근 업소를 찾는 손님이 현저히 줄었다고 한다. 하지만 시카고 남부에서 흑인들만 상대로 세탁소를 경영하는 또 다른 L씨는 아직까지는 괜찮은 듯하다며 상황을 예의주시 하고 있다고 말했다.

▶운송-택배-통관 업체 개점 휴업

한국에서 물건을 들여오는 통관 업체들은 물류가 사실상 중단되면서 거의 개점 휴업 상태다. 트럭킹 회사들도 직원들이 혹시 코로나19에 확진될까 염려하고 있다. 택배업체들은 평소보다 더 바빠졌지만 직원들의 동선이 상대적으로 많은 만큼 각별한 주의를 당부하고 있다.


J 취재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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