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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카고 사람들] “음악과 기도의 삶”

지선명 상록회 전 총무부장

부모님과 여동생이 사는 미국에 가족초청으로 온 때가 1990년 1월 20일. 날짜를 또렷이 기억하는 지선명(사진•78)씨는 데스 플레인 한 연장자 아파트에 거주하고 있다.

시카고에 온 지 두 달만에 시카고 남부 63가 잉글우드 지역에서 중국 캐리아웃 식당을 시작했다. 1년 뒤부터 정부의 웰페어가 줄어들면서 타격을 받았다. 볶음밥을 만들고 형은 페퍼스테이크 등을 만들며 올인했다. 5년만에 비즈니스를 넘겼다. 힘든 노동에 침까지 맞으면서 하던 비즈니스를 넘기니 시원섭섭했다.

조카가 새로 오픈한 신발가게에서 3년을 지냈다. 이후 아들이 71가 제프리 몰에 잡화상을 오픈하면서 자리를 옮기게 됐다. 흑인 종업원이 5명이었음에도 불구하고 권총강도를 3번이나 당하는 등 어려움을 겪다가 1년도 안 돼 문을 닫았다.

“돈도 싫고 목숨이 더 중요했다.”



지금은 고인이 된 김순 한미 상록회 회장의 권유로 상록회 총무부장을 맡았다. 그러다 갑자기 몸이 아프기 시작하면서 3일 동안 병원 응급실을 3번이나 가야 했다. 방광염으로 수술을 받았다. 10일만에 퇴원했다. 그런데 합병증이 왔다. 다시 입원, 치료를 받았다. 패혈증이라고 했다. 보름만에 간신히 퇴원을 했다.

그는 서울 서대문 독립문 옆 대신고교에서 밴드부에 들어가 트럼본을 불었다. 그리고 육군사관학교 군악대에 뽑혀 여자대학 캠퍼스를 누비기도 했다. 음악을 가까이 했던 그는 계속 트럼본을 불지 않았던 것을 요즘 살짝 후회하기도 한다.

음악 대신 경제학을 전공한 그는 미국으로 오기 전까지 제약회사 등에서 세일즈 영업만 25년여를 했다.

아들은 비세일즈사 부장으로 재직 중이고 딸은 사위와 함께 세탁소를 운영한다. 손자 5명에 손녀가 1명이다.

건강에 적신호가 생겼을 때 샘물연합감리교회의 박미숙 목사님의 도움을 많이 받았다. 오늘도 그는 사순절을 맞아 매일 새벽 기도를 빠지지 않고 다닌다. 부활절 전까지 월요일부터 토요일까지 매일, 40일간이다.

지선명씨의 어머니는 작년 향년 102세로 타계하셨다. 그는 9남매의 넷째다. 5남4녀인데 아들로는 둘째다. 여동생 둘은 노스캐롤라이나에 거주하고 있다.

“손주들 모두 건강하고 매일 즐겁게 살아가라고 매일 아침 기도 드립니다.”

노래를 멀리 하던 부인은 음악을 사랑하던 그와 살면서 지금은 라인 댄스 강사로 활약하며 다양한 음악을 즐긴다고 전했다. ‘트럼본’과 ‘라인 댄스’, 뭔가 어울릴 것 같다.


James 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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