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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athan Park의 시사분석]한인회 선거

“시카고 한인회도 그렇고 미주총연도 경선으로 인한 법정 소송이 진행되면서 분열이 일어났다. 시카고에서는 젊고 유능하며 미래를 열어갈 한인회장이 원만하게 추대되기를 바란다.”

35대 시카고 한인회를 이끌어갈 회장 후보가 없어 현재 한인회는 임시 회장 체재로 운영되고 있다. 이미 두 차례 한인회장을 역임한 바 있는 박해달 전 회장이 임시 회장을 자처했다. 노령임에도 불구하고 위기 상황에서 등판한 구원 투수 역할을 맡아 업무를 처리하고 있다는 점에서 박수를 받아야 마땅하다. 박 회장은 지난 27일 열린 35대 한인회장 선거관리위원회의 구성을 알리면서 위와 같이 말했다. 곧 소송의 불씨가 된 것은 경선이니 이번에는 경선 없이 단독 입후보로 회장이 선출되었으면 한다는 의미다.

물론 이 발언에는 한인사회를 걱정하는 전직 한인회장의 심중이 반영됐다고 본다. 박 회장은 이전에도 이와 같은 의사를 여러 차례 나타낸 바 있다. 가뜩이나 회장 후보가 한 명도 없어서 선거 공고를 두 번이나 냈음에도 불구하고 후보자가 나서지 않았기 때문에 경선 가능성이 이전에 비해 낮아진 것도 사실이다. 경선을 하고자 해도 불가능할 수도 있다는 얘기다. 또 한인사회에서의 전례를 보면 경선의 후유증이라고 불릴 만한 일도 물론 있었다. 소송으로 인해 한인사회 전체에 불필요한 제약이 있었기도 했다. 그렇다고 해서 경선 자체를 피해가야 할 해악쯤으로 받아들여만 할까?

이런 의문은 전직 한인회장 사이에서도 나왔다. 이날 기자회견에서도 경선을 지지한다는 전직 한인회장의 발언이 있었기 때문이다. 김종갑 전 회장은 선관위가 경선 자체를 막을 수는 없다며 공정한 선거관리에 중점을 둬야 한다는 원론적인 입장을 밝히며 경선이 한인사회에 활력을 불어 일으킬 수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리고 한인회장을 고를 수 있는 선택권을 한인들에게 줘야 한다고도 했다. 맞는 말이고 동감한다. 지금 한인사회에 무엇이 가장 필요할 것인지를 고려한다면 충분히 설득력이 있는 지적이라고 할 수 있다. 지금은 한인사회 뿐만 아니라 전반적인 사회 분위기가 팬데믹으로 인해 침체돼 있고 당장의 미래도 점치기 힘든 상황이다. 한인사회 대표 단체인 한인회가 차기 리더를 뽑지 못해 임시 체제로 가고 있다는 단적인 사실이 이를 반증한다. 그렇다면 이를 어떻게 헤쳐 나가야 할 것인가를 고민했을 때의 대안으로 김 회장은 경선을 제시했다. 여러 후보가 나와 한인사회의 다양한 의견들을 취합하고 공감대를 형성하며 구심점을 만들어 나갈 수 있는 하나의 수단으로 경선이 적합할 수 있다. 물론 경선 과정에서의 폐해를 최소화 할 수 있는 후보간의 미덕과 양보가 담보될 수 있다는 가정 아래서다.



경선의 선기능은 우리가 이미 경험한 바 있다. 한인회장 선거를 둘러싸고 제기된 소송으로 인해 어려움을 겪고 있을 때 정종하-서정일 후보가 경선을 했었다. 당시 당선자는 한인사회의 관심을 끌었고 낙선자는 깨끗한 승복을 통해 혹시 있을 수도 모를 분열의 불씨를 없앴다. 진안순-김학동 후보 역시 경선으로 인해 한인사회의 호응과 참여를 이끌어냈다는 점은 중요한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그렇다고 경선 자체가 모든 문제를 집어삼키는 해결 방법이 될 수는 없을 것이다. 기본적으로 성숙한 한인들의 참여와 관심, 감시 기능이 제대로 작동할 때만이 이뤄질 수 있는 일이다. 결코 쉬운 일은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런 경선의 선기능을 기대한다는 것은 한인사회의 참여와 호응이 그만큼 절실하기 때문일 것이다.

박 회장은 기자회견장에서 출마를 할 수 있는 복수의 후보가 있다고 밝혔다. 공식적인 자리에서 언급한 내용인 만큼 박 회장의 생각대로 8월초 선관위가 공식 활동을 시작하면 꼭 후보가 나와서 한인사회의 리더가 될 수 있기를 앙망한다. 자천타천으로 한인회장에 관심이 있다고 언급되고 있는 여러 후보들도 대승적인 차원에서 결정을 내렸으면 한다. 아울러 경선이 성사되든 안되든 간에 후보들이 떠밀려 나왔다는 인상을 주지 않기를 바란다. 한인회장은 그러라고 있는 자리가 아니기 때문이다. 위기 순간에 나타나는 것이 사람이나 단체의 본질이라고 본다면 시카고 한인사회의 본연의 모습은 이런 상황에서 확연하게 공개될 것이다. [객원기자]


박춘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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