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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민자의 자녀양육1>조카의 결혼

[텍사스 중앙일보] 기사입력 2016/05/11 08:22

김종환 교수/달라스침례신학대학교 기독교 교육학과

지난 주말 조카딸의 결혼식을 주례했다. 예쁘고 착한 아이가 어느덧 장성하여 결혼을 했다. 웨딩드레스를 입은 조카딸이 대견해보였다. 마음이 흐뭇했다.

주례사를 통해 결혼이 가져다주는 혜택에 관해 이야기해주었다. 전도서 4장 9-12에 있는대로 두 사람이 한 사람보다 낫다. 그 이유는 첫째, 함께 수고함으로 좋은 결과를 낳을 수 있다. 둘째, 하나가 넘어지면 다른 하나가 붙들어 일으켜줄 수 있다. 셋째, 서로 따뜻하게 해줄 수 있다. 넷째, 힘을 합해 문제를 해결해갈 수 있다.

그러나 결혼의 혜택은 단지 결혼했다고 해서 자동으로 주어지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결혼의 혜택을 오래 누리기 위해서는 아내와 남편으로서 성장해야 한다는 이야기도 해주었다. 결혼은 개인성장의 연속이고 부부성장의 시작이므로 성장하라고 이야기하고, GROW라는 단어를 사용하여 성장의 방법을 설명해주었다.

G: Go to bed at the same time in the same bed. 같은 시간에 잠자리에 들어야 한다. 물론 같은 침대에서. 에베소서 4:26-27은 해가 지도록 분을 품지 말라고 했다. 해가 지도록 분을 품으면 마귀에게 틈을 주기 때문이다. 화가 나도 하루가 다 지나가기 전에 화해야 해야 한다.

R: Recreate together. 함께 즐길 수 일을 만들어야 한다. 저녁에 동네를 산책하는 것도 좋고, 주말에 운동을 하는 것도 좋다. 음악이나 미술 감상도 좋겠다. 함께 하는 취미생활을 통해 사회적으로나 육체적으로 건강한 삶을 유지하고 향상할 수 있다.

O: Open to each other. 서로 터놓고 대화해야 한다. 이해와 문제해결은 대화로부터 시작된다. 대화는 결혼생활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다. 대화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칠 수 없다. 세월이 흐름에 따라 대화의 중요성은 점점 커진다.

W: Win for the other. 상대가 이기도록 해주어야 한다. 부부싸움에서는 지는 것이 이기는 것이다. 커네티컷에 사는 베이타 부부는 지난 11월에 결혼 83주년을 기념했다. 그들은 미국에서 현재 살아있는 사람들 중에 결혼생활을 가장 오래한 부부이다. 결혼생활의 비결을 묻는 기자의 질문에 남편은 “아내의 말에 무조건 동의하는 것”이라고 대답했다. 우스개소리였지만 완전한 헛소리가 아니다. 남편이 아내의 말에 무조건 동의하고 아내가 남편의 말에 무조건 동의하는 것이야 말로 상대가 이기도록 해주는 것이고 가정의 평화를 유지하는 좋은 방법이다.

조카딸에게, 결혼생활을 통해 계속 성장하라고 조언한 후, 남편과 하나님과 더불어 삼겹줄을 이룰 것을 당부했다. 아내와 남편과 하나님으로 이루어진 삼겹줄은 세상의 어떤 것보다 강한 것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결혼식을 진행하고 피로연에 동참하는 내내 마음 한쪽 구석이 짠했다. 신랑이 흑인이기 때문일까? 내게도 인종적인 편견이 있어서였을까?

동생 가정은 16년 전에 이민생활을 시작하여, 힘들고 바쁘게 사업하면서 아이들을 잘 양육했다. 소위 말하는 어메리칸 드림을 이루고 살고 있다. 세 딸들 중 베일러 대학교에서 종교음악을 전공한 큰 딸이 이번에 결혼을 한 것이다.

오스틴에 있는 UT에 진학하여 약학을 공부하던 중 흑인 친구를 만나게 됐단다. 두 사람 다 학업을 마치고 나란히 약사로 사회에 진출했으니 경제적으로 볼 때 가정생활에 큰 어려움은 없을 것이다. 두 사람 다 예수님을 주인으로 모시고 살아왔으니 종교적으로도 안정된 삶을 살게 될 것이다. 조카딸이 좋은 배우자를 만나게 된 것이 참 감사한 일이다.

조카딸이 흑인과 결혼을 하게 됐다는 뜻밖의 소식을 듣는 순간 드디어 올 것이 온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 왠지모를 불안감을 안고 조카딸의 배우자를 만났다. 몇 차례 대화를 통해 요즘 보기 드물게 온유하고 점잖은 젊은이라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다. 좋은 남편이 될 것이라는 확신이 들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마음 한 구석이 짠한 것은 왤까? 오랜 시간, 여러 각도에서 답을 찾아보려고 애썼지만 속시원한 답을 아직 찾지 못했다. 아마 한국사람들의 선입관과 편견과 차별대우를 겪게 된다면 본인은 어떻게 생각하고 행동할까, 그런 것들로 인해 두 사람 사이에 문제가 생기지는 않을까 하는 염려 때문인 것 같기도 하지만, 그것조차 내 마음을 완전히 만족시키지는 못하고 있다.

내 자식들 때문일까? 어느날 내 아들이나 딸이 미국사람을 데리고 와서 결혼을 승락해달라고 한다면 어떻게 하지? 난 동생처럼 의연하게 받아들일 수 있을까? 어쩌면 이런 생각들 때문에 조카의 결혼을 보면서 내 마음 한 구석이 짠한 것일지도 모르겠다.

나는 지금까지 아이들에게 내 생각을 주입하려고 했던 적이 별로 없다. 물론 아이들이 자유주의적인 신학이나 은사주의적인 신학에 물들까봐 논쟁을 벌이며 보수주의를 강조했던 것을 사실이다. 그러나 전공이나 진로 또는 친구를 선택하는 일에 있어 나의 바람을 주장했던 적은 거의 없었다. 뭐든지 좋아하는 것을 선택하고 이왕에 하는 것이라면 잘하라고 하는 것이 나의 주문이었다.

내 자식들이 배우자를 선택하는 문제에 있어서도 과연 그렇게 여유롭게 반응할 수 있을까? 결혼은 단지 두 사람만의 결합이 아니라 두 가정과 두 문화의 연합이라고 생각한다. 내 아이들은 내 마음에 합한 선택을 해줄까? 그게 아니면 어떻게 하지? 내 뜻은 밝히고, 아이들의 뜻에 져줘야 하나? 아무리 생각해도 답이 명쾌하게 정리가 되질 않는다.

자녀양육, 내 마음대로, 내 계획대로 할 수 없는 것이다. 하나님이 나에게 맡기신 과제 중 가장 큰 과제가 자녀양육이 아닌가 싶다. 특히 이민생활을 하는 사람들에게 있어 자녀양육은 무엇보다 큰 과제이다. 자녀양육이 이민생활의 동기가 되고, 자녀양육이 이민생활의 목적 중 큰 부분을 차지하지만, 정작 이민생활 때문에 자녀양육을 소홀히 하게 되는 경우가 많고, 이민생활 때문에 자녀양육에 있어 역부족을 경험하게 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이민자로서, 자녀를 양육하는 사람으로서, 자녀양육을 공부하고 가르쳐온 사람으로서 늘 부족함과 한계를 느끼지만, 이 칼럼을 통해 동료 이민자들과 함께 자녀양육에 대해 고민하며 자녀양육의 경험담을 나눌 수 있기를 바란다.

사랑하는 조카딸이 이왕에 결혼을 했으니 행복하고 건강하게 백년해로했으면 좋겠다.

필자소개: 김종환 교수는 1999년부터 2010년까지 사우스웨스턴 신학대학교 교수를 역임했고 1994년부터 1999년까지 DBU에서 사역했으며 현재 DBU신학대학(College of Christian Faith) 부학장이자 기독교 교육학과 교수로 재직이다. 뉴송교회 협동목사이며 미국생활 32년차 된 김종환 교수는 던컨빌에서 거주하고 있으며 아내와 고등학교 음악선생인 아들, 대학교 졸업반인 딸과 함께 화목한 가정을 꾸려나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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