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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환 교수의 ‘이민자의 자녀양육’ - 놀림에 대처하기

[텍사스 중앙일보] 기사입력 2018/09/07 08:49

딸이 초등학교 다닐 때였다. 어느날 학교에 갔다가 시무룩한 표정으로 돌아왔다. 성격이 늘 쾌활하던 아이가 축 처져있는 모습을 보니 학교에서 좋지 않은 일이 있었던 것이 분명했다. 왠 일인가 물었더니 눈물을 글썽이며 어떤 애들이 자기를 놀렸다고 한다. 어떻게 놀렸냐고 물었더니 플랫페이스(flat face)라고 불렀다는 거다.

플랫페이스? “납작한 얼굴”? 갑자기 생각이 복잡해졌다. 내가 보기에는 딸의 얼굴이 그렇게 납작하지 않은 것 같았은데 미국인 아이들의 눈에는 납작하게 보였나? 도대체 어떤 녀석들이 그랬어? 이것들을 찾아서 혼내줄까? 담임선생님에게 가서 일러주라고 할까? 부모들한테 전화해서 자식 교육 똑바로 시키라고 해줄까? 아들처럼 엎어서 키울 걸 그랬나? 갑자기 어렸을 때 얼굴이 넓적한 친구를 “떡판”이라고 놀렸던 일이 생각났다. 그때 그 친구를 놀린데 대한 벌을 받는 것인가?

플랫페이스는 아시아안들이 콧대가 낮고 얼굴이 펑퍼짐한 것을 묘사하는 것으로 인종차별적인 표현이다. 그래서 칭크(chinc)와 슬랜트아이스(slant eyes)처럼 아시안들을 조롱하는 표현으로 사용된다. 플랫페이스는 미국 인디언들과 에스키모 그리고 다운증후군을 갖고 있는 사람들의 특성이기도 한다.

칭크는 중국인을 의미하는 차이니스(Chinese)에서 왔다. 중국인들을 경멸하는 표현으로 사용되었는데, 다양한 아시아인들을 구분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모든 아시아인들을 칭크라고 부른다. 언제가 어린 아이들이 나를 칭크라고 부르는 것을 들은 적이 있다. 그 아이들에게 “나는 칭크가 아니고 콩크(konc)다”라고 일러주었다. 사실 콩크라는 말은 없지만 아이들에게 모든 아시안들이 중국인이 아닌 것을 알려주려고 순간적으로 지어낸 말이었다. 놀란 아이들에게 사람을 놀리는 것은 나쁜 일이라고 지적해주었다.

슬랜트아이스는 아시안들의 눈이 옆으로 찢어진 것처럼 보이고 눈꼬리가 위로 올라간 것을 묘사하는 표현이다. 아시안들의 눈은 몽고주름으로 인해 눈의 윗꺼플이 내려와 눈 안쪽을 덮기 때문에 눈이 옆으로 찢어진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그것은 아시안들만의 특성은 아니다. 스칸디나비아, 폴란드, 독일, 아일랜드, 영국 같은 유럽인들의 눈도 그렇다.

아시안들의 다양한 배경을 모르고 유럽인들도 슬랜트아이스를 갖고 있다는 것을 모르는 무지한 사람들이나 어린아이들이 아시안들을 놀리기 위해 그런 표현들을 사용하는 것이다. 즉, 플랫페이스, 칭크, 슬랜트아이스 같은 말을 사용해서 아시안들을 놀리는 사람들은 주로 교육적인 배경이 없는 사람들이다. 그래서 마음이 좁고 자신감이 없는 사람들이다. 남들을 향해 그런 표현들을 사용함으로써 자기들이 우월함을 나타내려고 한다.

너희 반 아이들이 뭘 몰라서 그런 거니까 그냥 무시하라고 하지만, 기분이 상하고마음에 상처가 되는 것은 어쩔 수가 없다는 것을 안다. 어떻게 하는 것이 우리 이민자들의 자녀들이 받는 상처를 최소화할 수 있을까? 그래서 그런 놀림에 대처하는 방법을 생각해봤다.

먼저, 우리 모두는 하나님의 작품인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성경은 “우리는 그가 만드신 바”라고 했다(에베소서 2:10). 물론 부모님을 통해서 났기 때문에 부모님의 영향을 받은 것은 사실이지만 궁극적으로 하나님이 우리 각자를 만드셨다. 하나님의 뜻에 따라 이 세상으로 보내셨다. 하나님의 때에 데려가실 것이다. 그때까지 우리는 하나님의 목적을 찾아 이루어 드리는 삶을 살아야 한다. 그것을 기억하면 남들이 우리에 관해 어떻게 말하든 상관 없다. 작품을 폄하하는 것이 작가의 마음이 아프게 하는 것처럼 사람의 외모를 폄하하는 것은 하나님의 마음을 아프게 하는 것이다. 우선 우리 자신을 지으신 하나님께 감사하고 하나님의 작품인 자신을 존중해야 한다. 그리고 다른 사람들도 하나님이 지으신 사람들인 것을 기억하고 그들을 존중해야 한다.

다음으로, 우리는 우리의 마음을 지킬 수 있고, 지켜야 한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 그래서 성경은 이렇게 말한다, “모든 지킬 만한 것 중에 더욱 네 마음을 지키라 생명의 근원이 이에서 남이니라”( 잠언 4:23). 바깥에서 들어오는 말은, 우리가 허용하지 않는 한, 우리의 마음을 상하게 할 수 없다. 다른 사람들이 놀릴 때 마음이 상하는 이유는 그 놀림이 우리의 마음을 상하게 하도록 우리가 허용하기 때문이다. 다른 사람들의 말이나 행동이 우리 마음에 직접 들어오는 것이 아니라 우리의 생각을 거쳐 들어온다. 플랫페이스, 칭크, 슬랜트아이스라는 말을 들을 때 그 말이 마음에 상처를 주는 말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마음에 상처가 되는 것이다. 그 말을 무지한 사람의 말이므로 말한 사람을 불쌍하게 여기는 생각을 한다면 마음에 상처가 되지 않는다.

마지막으로, 다른 사람들에게 상처를 주는 말을 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기분 나쁜 말을 들으면 더 큰 상처를 주는 말로 보복할 수도 있다. 성경은 우리가 친히 원수를 갚을 것이 아니라 하나님께 맡길 것을 권면한다(로마서 12:19). 다른 사람이 오른빰을 때리면 왼뺨을 돌려대고, 누가 속옷을 빼앗으려고 하면 겉옷까지 주도록 노력해야 한다. 동시에 부주의한 말을 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무심고 던지는 말이 상처가 될 수도 있다. 무심코 던진 돌에 개구리가 맞아 죽는다는 속담처럼 농담으로 한 말이 듣는 사람에게 깊은 상처가 되기도 한다. 다른 사람에게 상처가 될만한 말을 삼가야 한다.

두 문화와 두 언어 사이에서 이미 정체성의 혼동을 겪고 있는 이민자녀들이다. 친구들의 놀림으로 인해 더 고민하고 방황하게 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 자녀들이 스스로의 마음을 다스릴 수 있도록 기도해주고 가르쳐주어야 한다.

그래도 다행한 것은 아이들에게 탄성 즉 회복력이 있다는 것이다. 딸도 잠시 시무룩해 있었지만 곧 까불며 장난을 쳤다. 딸이 플랫페이스 같은 못된 말로 인해 쉽게 상처를 받는 유년기와 청소년기를 잘 극복한 것이 기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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