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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요한 목사 목회칼럼: 날마다 새로운 하나님 나라

말콤 글래드웰의 “아웃라이어”에 ‘1만 시간의 법칙’이 소개되었다. 한가지 일에 큰성과를 거두기 위해서는 1만 시간의 준비와 훈련이 필요하다는 의미다. 1만 시간은 10년동안 하루 3~4시간씩 꾸준히 훈련해야 하는 시간이다.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피겨의 여제’ 김연아 선수도 어릴 적부터 반복적인 훈련과 노력을 통해 세계 정상의 자리에 섰다. 타고난 재능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재능과 더불어 피나는 연습량과 반복적인 훈련시간이 반드시 필요하다. 김연아 선수 뿐만이 아니다. 세계적인 스타급 플레이어와 전문분야의 정상에 선 사람들 모두 같은 과정을 밟았다. 일만시간의 법칙에 대한 논쟁이 있지만, 적어도 한가지 일을 반복하면 달인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는 크게 이변이 없는 것 같다.

그런데 ‘일만시간의 법칙’의 원 연구자인 심리학자 앤더슨은 글래드웰이 자신의 “재능 논쟁의 사례 A 보고서”를 인용하면서, 마치 재능이 없어도 누구나 일만시간만 투자하면 최고가 될 수 있는 것처럼 소개했다고 비난했다. 에릭슨이 보고서를 통해 강조하고 싶었던 것은 연습의 방법이었다. 그는 이것을 ‘사려깊은 훈련’이라고 표현했다. ‘사려깊은 훈련’이란, 무엇이 잘못되었으며 실수를 피하기 위해 어떻게 해야 하는지 스스로 분석하고 평가하고 부족한 부분을 보충하는 연습을 말한다. 기계적인 반복훈련이 아니라 잘못된 부분을 고치기 위한 생각과 훈련이 함께 이뤄져야 발전할 수 있다는 이야기다. 반복적인 훈련에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마음가짐이다. 더 나은 모습으로 성장하기 위한 마음으로 ‘전략적 훈련’을 한다면 이전보다 더 나은 모습으로 성장할 수 있다. 이러한 마음 없이 무작정 1만 시간을 투자한다면, 이전보다 조금 나아질 수는 있겠지만 분명 한계가 있을 것이다.

이 법칙은 기술적인 부분에만 적용되는 것이 아니다. 우리의 신앙생활에도 적용해 볼 수 있다. 신앙의 선배들이 했던 방식을 무턱대고 따라한다고 믿음이 자라고 영적으로 성숙하는 것은 아니다. 신앙생활에 재능은 존재하지 않겠지마, 똑같은 방법으로 신앙생활을 하더라도 무엇이 더 나은지, 어떻게 하면 하나님이 더 기뻐하실지, 어떻게 하면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을지 스스로 고민한다면 그리스도의 장성한 분량이 충만한데까지 이를 수 있을 것(엡 4:13)이다.

우리 삶에서 익숙해 지면 안되는 것들이 몇가지 있다. 첫째는 죄의 행위다. 죄는 절대로 익숙해 지면 안된다. 생각없이 반복되는 가장 쉬운 일이 죄짓는 행위다. 마음의 욕심을 따라 습관이 되기 쉽다. 옛말에 ‘바늘도둑이 소도둑 된다’고 했다. 잘못된 작은 습관을 바로 잡지 않으면 점점 더 큰 도둑으로 발전(?)한다. 사소한 죄를 바로잡지 않으면 반복될 수록 점점 익숙해진다. 나중에는 죄에 대해 무감각해지며 돌이킬 수 없게 된다. 죄를 깨닫고 익숙한 죄에서 돌아서는 순간, 우리는 한걸음 더 하나님께로 다가갈 수 있다.



둘째는 신앙생활이다. 신앙생활이 익숙해 지는 것이 다 나쁜 것은 아니다. 매일같이 말씀을 읽고 기도생활을 하는 것은 신앙생활에 중요한 부분이다. 하지만, 우리의 마음과 생각을 어디에 두는지가 중요하다. 아무 생각없이 앵무새처럼 입으로만 말씀을 읽고 기도한다면 그것은 주문에 지나지 않는다. 어렸을 때 주기도문을 500번 암송하면 기적이 일어난다고 하는 간증을 들은 적이 있다. 주기도문을 500번 암송하니 병이 낫고 문제가 해결되었다고 하는 간증이었다. 주변에 이를 따라했던 성도님들이 있었다. 주님이 가르쳐주신 기도가 모든 기도의 표본이니 그럴만도 하다. 하지만, 기도의 내용과 의미도 모른채 무턱대고 암송만 한다고 기적이 일어나지는 않는다. 주기도문을 암송하면서 죄를 끊어내고 시험에 들지 않도록 주의하지 않는다면, 그것은 단순한 주문에 지나지 않는다. 그것은 바람직한 신앙생활이 아니다. 주님이 가르쳐주신 기도의 의미를 왜곡하는 일이다. 신앙생활은 익숙해 지면 안된다. 생활면에서 익숙해진다면 달인이 될 수 있겠지만, 신앙에는 달인이 있을 수 없다. 신앙생활은 습관이 되면 안된다. 익숙해지면 습관이 되고, 습관은 본질을 잊을 수 있다.

마찬가지로 하나님의 나라도 익숙해 지면 안된다. 예수님을 믿고 하나님 나라 백성으로 살아가면서 습관적으로 예배하고 습관적으로 기도하고 말씀을 읽는 것은 단순한 행위에 불과하다. 하나님 나라를 살면서 늘 마음을 새롭게 하고 변화를 받아 하나님의 뜻이 무엇인지, 어떤 것이 하나님을 더 기쁘시게 해드릴지 분별해야 한다. 하나님 나라의 삶은 되는대로 사는 것이 아니라 목적대로 사는 것이다. 하늘에 소망을 두고 이땅에서 어떤 삶을 살아야 할지 고민하고 묻는 과정이 반드시 필요하다.

하나님의 나라는 매일 주시는 은혜가 새롭다. 사도바울은 세상적 익숙함에 대해 날마다 죽었다(고전 15:31). 예수님도 어제 졌던 십자가가 아니라 ‘날마다’ 자기 십자가를 져야 한다(눅 9:23)고 말씀하셨다. 그래야 예수님 안에서 매일매일 새로운 피조물(고후 5:17)이 될 수 있다. 우리 안에 이미 임하신 하나님 나라가 익숙해지면 더이상 하나님의 나라가 아니다. 저녁이 되고 아침이 되니 새 날이 되는 것처럼, 하나님의 나라는 매일이 새롭다. 어제와 똑같은 생활이 이어져도 어제와 다른 오늘이다. 똑같은 말씀을 읽어도 어제와 다른 은혜가 주어진다.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있으면 똑같은 데이트 코스도 결코 지루하지 않다. 또 다른 추억이 하나 더 쌓인다. 사모하는 주님과 함께 하는 하루하루가 익숙해지지 않도록 날마다 자신을 점검하고, 오늘 부어주시는, 어제와는 또 다른 하나님의 은혜를 기대하는 마음으로 이땅에서 하나님 나라를 살아야 한다. 우리 하나님은 사랑하는 자녀들에게 날마다 좋은 것 주시는 좋으신 하나님 아버지시다. 나는 오늘도 그분과 함께 익숙하지 않은 새로운 은혜를 기대하며 한걸음 더 나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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