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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녀양육칼럼] 대가족과 핵가족과 새가족

[텍사스 중앙일보] 기사입력 2020/04/21 09:08

이민자의 자녀양육 50

1857년 보스턴에서 창간된 애틀란틱(The Atlantic)이라는 잡지는 문학과 문화 평론지로서 정평이 나 있다. 2020년 3월호 애틀란틱에 데이빗 브룩스가 “The Nuclear Family Was a Mistake”라는 제목의 글을 기고했다. 우리 말로 번역하자면 “핵가족은 실수였다”라고 할 수 있겠다. 미국에서 가장 저명한 지식 중의 하나인 브룩스가 미국가정의 변천사에 관해 쓴 글인데, 자녀를 양육하는 이민자들에게도 매우 의미심장하다고 생각하여 소개하길 원한다.

브룩스는 미국 “가족의 이야기”를 이렇게 설명했다. “많은 형제자매와 친척들이 대가족으로 모여 살다가 핵가족의 작은 단위로 나뉘어졌다. 이런 분화가 처음에는 괜찮아 보였다. 그러나 핵가족의 약한 구심력으로 인해 분화가 계속되었다. 사회 곳곳에서 핵가족이 편부모 가족으로, 편부모 가족이 무질서한 가족(chaotic families) 또는 무가족(no families)으로 쪼개졌다.”

그리고 브룩스는 다음과 같은 통계를 나열했다.

농장에서 공장으로
1800년대 초에는 75%의 미국인들이 대가족을 이루어 살면서 농업에 종사했다. 1850년에는 65세 이상의 75% 가량이 자녀 그리고 손주들과 함께 살았다. 그때까지만 해도 부부와 자녀로 구성된 핵가족은 대가족이나 친척들에 둘러싸여 있었다. 핵가족이 어려움을 당하거나 자녀를 양육할 때 대가족의 도움을 얻을 수 있었다.

1800년대 말부터 1900년대 초에 대도시에 공장들이 세워지자 젊은이들이 대가족을 떠나 미국의 꿈(American dream)을 찾아 나섰다. 그후 1960년에는 77.5%의 어린아이들이 핵가족으로 이루어진 가정에서 양육되었다.

자녀보다 애완동물
1950년부터 1965 사이에는 이혼율이 떨어지고 출산율이 올라가며 핵가족이 번창했다. 이혼은 비정상적인 것으로 여겨졌다. 지금까지도 많은 경우에 미국가정의 전형을 이야기하면 그 당시의 핵가족을 연상한다. 그러나 오늘날 미국인들의 33% 정도만이 그런 가정에서 살고 있다.

1950년부터 1965년 사이는 핵가족의 황금기로서 핵가족의 약점이 드러나지 않을 때였다. 그러나 대가족이라는 보호장치 또는 지지장치가 없는 핵가족은 깨어지기가 쉬웠다. 결국 1970년부터 2012년까지의 통계를 보면 부부와 자녀로 이루어진 온전한 가정은 절반으로 줄었다.

이에 따라 결혼과 가정의 중요성이 매우 약화되었다. 1960년에는 일인가정이 13%에 불과했지만 2018년에는 28%로 증가했다. 그리고 1960년에는 미국성인의 72%가 결혼을 했지만, 2017년에는 거의 절반이 미혼이었다. 2004년에는 18세부터 34세의 미국인들 중 33%가 독신으로 살았지만, 2018년에는 그 숫자가 51%로 늘어났다. 2019년의 설문조사에 따르면 만족한 삶을 사는데 있어 결혼이 필수적인 요건이 아니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80% 이상이다.

핵가족이 늘어나던 당시 4인 이상이었던 가정의 규모도 해가 갈수록 줄어들었다. 현재의 출산율은 1960년의 출산율과 비교해보면 절반 밖에 되지 않는다. 그래서 요즘은 자녀가 있는 가정보다 애완동물만 있는 가정이 더 많다.

백인가정들보다 흑인가정들이 핵가족 시대의 영향을 더 많이 받았다. 백인 미혼모가정이 약 17%인 것에 비해 흑인 미혼모가정은 거의 50%에 이른다. 2018년 현재 약 25%의 백인자녀들이 편부모 가정에서 살고 있는 것에 비해, 편부모 가정에서 살고 있는 흑인자녀들은 약 67%에 이른다.

핵가족의 파괴로 인해 가장 큰 영향을 받는 집단은 어린아이들이다. 1960년에는 5%의 정도의 아기들이 미혼모에게서 태어났지만, 지금은 거의 40%의 아기들이 미혼모에게서 태어난다. 1960년에는 11%의 자녀들이 아버지를 모르고 자랐지만, 2010년에는 아버지를 모르는 자녀들이 27%였다. 결국 어린시절을 엄마나 아빠와 함께 보내는 어린이들은 절반 정도에 지나지 않게 되었다.

문제의 시작
브룩스는 미국가정이 겪고 있는 문제가 과도한 개인주의(hyper-individualism)에서 비롯됐다고 봤다. 1960년대 개인의 가치를 극도로 존중하는 개인주의가 미국사회에 팽배했다. 그와 같은 개인주의의 영향으로 삶의 방식이 바꼈다. 친척들이나 친구들의 눈치를 보지 않고 마음에 내키는 대로 살았다. 그후 30, 40년 동안에 걸쳐 가정들이 깨어지고 교육, 정신건강, 중독 등의 분야에 다양한 문제가 발생했다.

그래서, 부룩스에 의하면, 오늘날 많은 미국인들이 대가족과 결속력 있는 가정을 갈망하고 있다. 미국 곳곳에서 그들은 지나친 개인주의로 인한 가정파괴로부터 벗어나려는 노력을 보이고 있다. 가족간에 다양한 연결을 시도하고 새로운 형태의 대가족을 추구하고 있다. 2008년의 경기침체 후 많은 젊은이들이 가족에게 의지하게 되었고, 그 결과 지금은 약 20%의 미국가정이 다세대 가정을 이루고 살고 있다. 그것은 1980년에 비하면 8%가 늘어난 수치이다. 청장년들과 노인들이 한 집에서 살면서 부엌을 공유하고 자녀양육의 부담을 나누는 사례가 점점 늘어나고 있다.

브룩스의 글을 읽으면서 한인 이민자들의 가정을 생각해보지 않을 수 없었다. 이민가정은 대부분 핵가족 위주로 이루어져 있으며 개인주의적으로 생활한다. 이민가정들이 계속해서 편부모 가정, 무질서한 가정, 무가정으로 깨어지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는, 첫째, 철저한 개인주의를 극복하고; 둘째, 대가족 또는 새로운 형태의 다세대 가족에 대해 관심을 가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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