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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회칼럼] 권력남용 vs 인권남용

로마의 전성기는 동서양의 문명을 융합시키며 세계사의 유례없는 그레코-로만(Greco-Roman)이라는 세련된 대도시 문명을 탄생시켰다. 각종 문화 시설, 극장, 사우나뿐만 아니라 음악감상실(oden)까지 갖춰진 도시는 자연스럽게 다양한 인종들이 몰려들기 마련이다. 특히 로마의 식민지 정책은 제국의 대범함을 쿨(?)하게 지원하고 베풀 줄도 알았다. 특히 소아시의 수도였던 에베소시(市)는 도미티아누스 황제 시기부터 전폭적인 지원을 받기 시작하면서 로마 귀족층들의 관심이 더해지면서 최고의 전성기를 누리게 된다. 다양한 문화와 인종들이 몰리다 보니 개방적이었지만 적잖은 충돌은 사회적으로 심각한 사안이었다.

바울은 이 지역에서 3년이나 공을 들이며 치열한 복음의 진수를 전수한 곳이기도 하다(행19). 훗날 로마 감옥에 있었던 노사도가 에베소 교회들에 대한 소식은 소아시아 지역의 교회 간 불협화음이었다. 경제적으로 풍요하고 다양한 문화적 배경을 가진 인종들 간의 밀집과 교회로 몰려든 개종 이방인들과의 보이지 않는 차별은 이미 예견되었던 문제였다.

유대인과 이방인들의 갈등 양상은 당시 사회적인 분열의 한 축이었고 이러한 갈등과 유혈 충돌(유대전쟁, 66-74)을 해결하기 위해 황제가 직접 양측 진영 대표들을 불렀을 정도로 골치아픈 사회문제였으나, 딱히 이렇다 할 만한 국가적 대안을 찾아볼 수는 없다.

2000년의 시공을 떠나, 미국에서는 최근 몇 주간 3대 재앙의 끝판왕(?)을 보는 듯 했다. 실업자수와 코로나의 역대급 재앙과 함께 ‘조지 플로이드(Georgy Floyd)’ 사건과 폭동적 시위는 군사력까지 고려할 정도로 심각한 사안이었다. 때마침 대권 후보들은 자신들에게 악재가 될 것인가, 호재가 될 것인가에 더 민감했다.



흑인들의 인권에 관한 한 미국 역사의 원죄로 여길 만큼 그 갈등의 역사는 뿌리가 깊다. 그러나 미국에서 여성 참정권과 흑인들의 평등권 보장의 역사는 불과 100년도 채 안 되었다는 것을 감안해 본다면 좀 더 냉정해질 필요가 있다. 최근 <워싱턴 포스트> 가 밝힌 자료만 하더라도 수사 또는 검문 중에 희생당한 백인의 비율은 흑인과 기타 유색인종이 차지하는 비율보다 높은 수치다.

문제는 ‘때리는 시모보다 말리는 시누이가 더 밉다’고 현재의 양상을 틈타 오히려 더 다양한 분열을 조장하고 있는 부문이다. 시위 현장의 공공 기물 파손과 약탈은 이전보다 더 조직적이고 대범해진 시위로 얼룩졌다. 정의는 없었고 오직 가해자와 피해자만 있을 뿐이었다. 20세기를 지나면서 세계의 경찰국임을 자처하던 미국의 존재감이 여지없이 무너지는 순간이다.

바울은 제자 두기고에게 펜을 잡게 하고 거침없이 <대통합을 위한 (하나님의) 시국대담> 을 선포하고 있다. 자신들의 정체성에 스스로 갇히지 말아야 할 것과 반목질시하는 사회적 모순과 결핍을 그리스도 안에서 찾으라는 강력한 메시지를 보낸 이유였다. 유대인과 이방인들의 정체성 표지(identity marker)는 그리스도 안에서 무효하다는 점과 화해의 충만함은 교회뿐만 아니라 새로운 인류에게 요구되는 사고의 전환이다. 백인도 흑인도 아닌 그리스도 안에서 ‘새 인류’의 탄생은 새로운 사회로 발돋움하게 된다. '한 새 사람'의 평화(엡2:1, 갈3:28)는 이미 미국 땅을 밟은 청교도 인들이 갈망하고 추구하려고 했던 이념이었음을 기억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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