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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준석 칼럼] 마스크를 넘어선 환대

가을학기가 시작한 지 3주째다. 필자가 재직 중인 대학에서는 현재 대면 수업으로 강의가 진행되고 있는데, 강의실은 평소와는 무척 다른 모습이다. 주 정부에서 제공한 지침에 따라 모든 자리가 6피트(ft.) 간격을 유지하고 있고, 수업에 참여하는 교수와 학생들은 마스크를 착용해야 한다. 학기가 시작하기 전에는 과연 이런 방식으로 수업을 진행할 수 있을까라는 의문도 많이 들었지만, 3주째에 접어들면서 필자의 생각도 더 긍정적으로 바뀌었다. 마스크 착용 상태에서는 발음이 분명하지 않게 들릴 수 있기에 강의 속도가 느려졌고, 제한된 시간에 꼭 필요한 내용만 전하기 위해 수업 내용도 상당히 바뀐 편이다.

이렇게 다 같이 마스크를 쓴 상태에서 대학 교육은 그대로 진행되고 있고, 학생들도 어렵지만 배움을 위해 최선을 다하는 중이다. 그렇게 힘들 것 같았던 강의도 원만하게 하고 있고 학생들과 매일 대화하며 의사소통을 하고 있지만 생각지도 못한 곳에서 어려움을 발견했다. 그 어려움은 바로 다른 사람의 표정을 볼 수가 없는 이 상황이었다.

캘리포니아 대학(UCLA)의 알버트 메라비언(Albert Mehrabian) 교수는 일반 대중에게도 ‘메라비언의 법칙’으로 잘 알려진 학자이다. 메라비언의 법칙에 따르면 우리가 다른 사람의 인상을 판단할 때 언어적 요소는 7% 밖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고 한다. 그리고 나머지 38%는 비언어적 요소(예: 말투)에서 오고 55%는 얼굴의 표정으로부터 온다고 한다. 다시 말해 우리가 한 사람을 좋고 싫어함에 있어 비언어적 요소가 90% 넘게 영향을 준다는 이야기이다. 물론 사람마다 차이는 있겠지만, 우리는 이처럼 한 사람의 표정이나 인상이 우리가 그 사람을 신뢰하는 데 있어 많은 영향을 주고 있음을 경험으로 알고 있다.

마스크로 인하여 학생들의 표정을 보지 못하고 강의를 하다 보니 필자 또한 수업 내용이 어려운지 쉬운지를 알 방법이 없게 되었다. 예전에는 생각도 해보지 못한 것이었는데, 막상 학생들의 반응을 살피지 못하니 교수로서 답답함이 너무나도 크게 느껴졌다. 학생들도 마찬가지 일 것이다. 강의를 들을 때 교수의 표정을 통해 배우고 있는 부분이 많을 테인데 이것이 없으니 무척 어려울 것이다.



이러한 관점으로 다시 코로나 이전의 시절을 돌아보니 그동안 필자가 의사소통 시 언어적 요소에만 너무 신경을 쓴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학생들에게 칭찬을 할 때나 조언을 해줄 때에 말도 중요하지만 말투와 표정도 중요하기에 앞으로는 이에 더 신경을 써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또한 밖에서 이웃을 마주치거나 모르는 사람과 인사를 할 때에도 이 부분을 다시 돌아보며 더 잘해야겠다는 마음이 든다. 당분간 코로나 사태로 인하여 표정으로 의사소통할 수 없음이 안타깝지만, 이를 보완할 수 있는 말 한마디 한마디, 또한 얼굴 이외의 몸동작 등으로 이웃을 어떻게 환대할 수 있는지를 의식적으로 노력하고자 한다. 그리하여 하나님께서 필자에게 베푼 환대를 조금이나마 다른 이에게 더 나누고 그로 인해 하나님께서 영광 받기를 소망하는 바이다.

“서로 대접하기를 원망 없이 하고 각각 은사를 받은 대로 하나님의 여러 가지 은혜를 맡은 선한 청지기 같이 서로 봉사하라(베드로전서 4: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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