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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철 국제칼럼]샌더스 팬들은 왜 힐러리 지지에 소극적인가?

오늘은 샌더스 팬들이 힐러리 지지를 주저하는 가장 중요한 3가지 이유를 짚어보겠다. 이 3가지 이유는 불행히도 힐러리의 최대 약점과 겹치는 특성이 있다.

첫 번째 약점은 힐러리의 ‘꿈도 없고, 비전도 없고, 미래도 없는’ 상투적인 현상유지의 밋밋한 유세 메시지가 국민의 열광적인 지지를 얻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지금 국민은 화가 많이 나있다.기득권 세력인 월스트리트의 금융 대형 은행의 탐욕과 인구의 1%인 억만장자들의 무한한 부와 소득의 축적에 화가 나있다. 워싱턴 정가의 무능과 정치꾼들의 부패에 화가 나있다. 미국 경제의 척추인 중산층의 끝 없는 몰락과 35여년의 장기간에 걸친 노동 임금의 끈질긴 정체에 화가 나있다. 어느 정도로 화가 나있는가? 현 제도권 세력을 확 바꾸고 싶을 정도로 화가 나있다.

그래서 ‘한 번도 가본적이 없는’ 개혁의 길을 주창하는 아웃사이더인 샌더스에 열광한다. 반대로 신물이 나는, 변화가 필요 없는, 점진적인 조그만 개혁만을 주창하는 기득권 세력의 대명사인 힐러리에 대한 지지가 차가운 것이다.



두 번째 약점은 힐러리 진영이 샌더스의 핵심 경제공약이 엄청난 재정 적자를 일으키므로 현실성이 없다고 비난한다는 사실이다. 그런데 최근 미국의 저명한 경제학자 제프리 삭스가 샌더스의 3대 경제 공약의 실현 가능성을 증명하는 글에서 힐러리 진영의 비난이 허구임을 조목조목 질타한다.

전국민 보험제도 도입: 주류 경제학자들은 샌더스의 전국민 보험제도의 도입은 큰 폭의 증세와 엄청난 재정 지출을 유발하기 때문에 현실성이 전연없는 무모한 도박이라고 주장한다. 삭스 교수는 이런 비난은 사실이 아니라며 다음과 같은 수치로 대응한다.

현재 전국민보험제도를 시행하고 있는 선진국의 경우 오히려 GDP 대비 건강 비용이 미국보다 훨씬 싸다고 강조한다. 미국의 경우 이 수치는 2013년 GDP의 16.4%인데 캐나다는 10.2%, 독일은 11.0%, 영국은 8.5%이다. 그리고 미국의 경우 이 수치가 1960년에 10.0%에서 2013년에 오히려 16.4%로 상승했다. 일반 추세에 역행하고 있는 셈이다.

경제 성장 정책: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미국 경제 성장률은 평균 2%~2.5%이다. 선진국 중 독일보다도 좋은 성적이다.그러나 이 같은 단기적 부양책에 의존한 성장은 생산적 투자의 축소와 장기적이고 구조적인 생산성 하락을 유발하고 있다.

삭스 교수에 의하면 근원적이고 장기적인 구조 개혁을 주창하는 샌더스의 성장 정책이 오히려 투자를 촉진하고 생산성을 높이는 효과가 더 크다고 주장한다.
부와 소득의 양극화 문제: 미국이 가장 심각한 빈곤율과 가장 악화한 소득 불평등이 공존하는 유일한 나라라는 불명예를 받는다.

수치가 클수록 소득 불평등의 심각성을 나타내는 지니(Gini)계수가 2014년 기준으로 미국이 제일 큰 0.40, 캐나다 0.32, 독일 0.29, 그리고 스웨덴 0.27이다. 샌더스는 ‘부자 증세’를 통해 이 소득 양극화 해소를 주장하는 유일한 대선 후보이다.

세 번째 약점은 힐러리 후보에 대한 국민의 호감도와 신뢰도가 예상외로 매우 낮다는 사실이다. 30여 년의 긴 정치 여정에서 노출된 잦은 말 바꾸기와 과잉보호성격의 비밀주의가 이런 결과를 낳았다는 평가이다.

그런데 이 같은 힐러리의 정직성에 대한 의구심이 지난주(5/25) 발표한 국무부의 감시관 보고서에서 힐러리의 개인 이메일 사용이 “적절치 못했다”는 지적이 있고 난 뒤 더욱 증폭하고 있다.

결론적으로 위와 같은 힐러리의 약점을 보완하기 위하여 샌더스 팬들은 본선에서의 힐러리 지지 대가로 다음 조치 중 하나가 채택되기를 바란다. 샌더스나 엘리자베스 워런을 부통령 후보로 지명하거나, 또는 7월의 전당 대회에서 채택할 민주당 공식 대선 공약에 샌더스의 혁명적인 경제 메시지를 폭 넓게, 그리고 구체적으로 반영하기를 주장하고 있다.

특히 샌더스의 젊은 팬들은 두 번째 조치가 채택되지 않는 경우 힐러리 지지에 매우 소극적일 것이라는 평가이다. 샌더스 지지자의 20%가 힐러리 대신 트럼프를 찍을 거라는 여론 조사도 있다. 이제 공은 힐러리 손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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