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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C 대 MD', 이민단속 다른 분위기 나는 이유

메릴랜드 볼티모어 시티와 프린스 조지스 카운티가 불법체류자 단속 이슈를 놓고 같은 민주당 지역인 워싱턴D.C.와 사뭇 다른 태도를 취하는 이유에 대해 궁금해 하는 한인들이 많다.

워싱턴D.C.는 트럼프 행정부의 불체자 이민단속 10대 도시에 속하지도 않는데, 시장이 연일 메시지를 발표하고 경찰관 이민단속지침을 재확인하는 한편, SNS를 통해 이민단속에 협조하지 않는다는 성명서를 계속 내놓았다.

하지만 볼티모어 시티는 10대도시에 속했으나 시장의 의뢰적인 멘트 조차 찾기 힘들며 경찰당국의 이민단속 협조 불응 메시지도 얻을 길이 없었다. 프린스 조지스 카운티는 아예 불체자 이민단속 지침 자체가 존재하지 않았으며, 최근까지도 체포한 불체자를 연방이민세관단속국(ICE)에 인계했었다.

고속도로 순찰 도중 일시 구속된 불법체류자가 곧바로 ICE로 넘겨지는 등, 마치 중서부 반이민 성향이 강한 지역이나 다름없는 정책을 최근까지 구사해왔었다. 일부 이민전문가들은 두 지역이 흑인 밀집 거주지역이라는 사실을 상기시켰다.
볼티모어 시티와 프린스 조지스 카운티의 흑인 주민 비율은 각각 64%, 65%에 이른다. 워싱턴D.C.는 20년 전만 하더라도 흑인 비율이 70% 이상이었으나 현재는 과반이 무너진 상태다.



흑인 과반 이상 지역과 과반 이하 지역의 차이는 크다. 워싱턴D.C.는 최근 대대적인 재개발로 인해 젊은 백인과 이민자계층 유입이 늘어나면서 정책적으로 전국 최고의 이민친화적인 지역으로 변모했다.

워싱턴D.C.가 아직 흑인 다수 커뮤니티였다면 상상하기 힘든 일이다. 흑인다수지역이 민주당 성향 지역이라고 하더라도 이민단속을 고의로 방기하는 이유는, 흑인과 이민자 커뮤니티의 일자리 경쟁때문이다.

특히 불법체류자가 많이 종사하는 하위직 근로자와 흑인 근로자 일자리가 겹치는데, 불체자가 낮은 임금을 무기로 흑인의 일자리 잠식이 눈에 띄게 늘고 있기 때문에, 흑인 중 상당수는 트럼프 행정부의 이민단속에 찬성한다.
저학력-저소득 계층은 미국의 블루칼라 계층의 중심에 있기 때문에, 반이민정서가 강할 수밖에 없다. 일자리 경쟁이 촉발시킨 반이민정서가 트럼프같은 낯선 비주류를 대통령으로 만들 정도였다.

1970년대까지만 하더라도 미국 블루칼라의 상대적 임금은 서유럽에 비해 8% 정도 높았으나, 지금은 29%나 적다. 미숙력 일자리를 놓고 저학력 백인과 일부 흑인간의 구직경쟁에서 이민자가 가세하면서 상대적인 박탈감을 느끼는 미국인이 증가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고학력-고소득 백인계층은 고학력 이민자 계층과의 직업 경쟁에서 월등한 우위를 지킬 수 있으며, 이민자 숫자가 많아질수록 시장 구매력이 커져 자신들의 이익도 비례 증식한다는 사실을 알기 때문에 불법이민자를 비롯한 이민문제에 대해 비교적 너그럽다.

그러나 저학력 계층의 경우 학력을 불문한 이민자 계층과 직접적인 일자리 경쟁을 벌일 수 밖에 없으며, 이민자들이 자신의 몫을 빼앗아가고, 노동공급이 늘어 임금이 정체돼 있다고 생각해 반감을 가질 수밖에 없다.

현재 이민자는 미국 노동력의 15.8%를 차지하지만, 건축, 음식 서비스, 농업 등 저소득 미숙련 업종의 경우 30-60%에 달하는 비율을 보인다. 특히 가정부 직종과 건축업 분야의 경우 60%가 이민자다.

저학력 미국인의 반이민 정서를 일자리 경쟁의 차원에서 해석하기 보다는, 낮은 학력으로 인한 저급한 인식에서 찾는 시각도 존재한다.

현재 정보기술 분야와 하이테크 제조업 분야 일자리의 23%가 이민자의 몫으로, 미국인과의 치열한 경쟁이 발생하고 있지만, 이 분야 백인 고학력 계층이 이민문제에 대해 관용적인 태도를 보이는 점은, 일자리 경쟁에서 점점 소외되는 저학력 미국인의 인종적 우월주의와 텃세 때문이라는 지적을 피하기 힘들다.


김옥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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