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별 뉴스를 확인하세요.

많이 본 뉴스

광고닫기

기사공유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톡
  • 카카오스토리
  • 네이버
  • 공유

[동에서 부는 바람, 서에서 부는 바람]흑사병과 코로나바이러스의 비교

역사상 수 많은 크고 작은 전염병이 인류사회를 강타했다. 그 가운데 전염병이 세계 역사의 물줄기를 바꾸어놓은 한 사건이 있었다. 14세기 유럽대륙을 강타한 흑사병이 주인공이다.

또 다른 하나의 전염병이 현재 전 세계 인류가 당하고있는 코로나바이러스사태가 아닌가 생각한다. 흑사병 당시만해도 세계역사는 유럽대륙역사를 지칭했다. 이는 서양중심적인 문명 파라다임에 기인한 것이다. 14세기 세계역사는 유럽이었으나 금세기 세계역사는 글로벌이다. 당시 유럽의 흑사병 희생자는 총 7천5백만 명에서 2억여명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흑사병은 유럽정벌에 나선 몽골군이 동방으로부터 서양으로 몰고 온 재난으로 알려졌으며 이 병으로 인해 전체 인구의 1/3~1/2가 감소된 것으로 기록되고 있다. 흑사병 이전의 세계 인구는 4억5천만명 정도로 추산된다. 2019년 가을 동방 중국서부터 시작하여 전세계적으로 확대되어 가고 있는 코로나바이러스는 1년도 채 되지않아 이미 인류사회에 지대한 영향을 끼치고 있으며 이 팬데믹이 지나면 흑사병에 버금가는 인류역사의 물줄기를 바꾸는 계기가 되리라고 생각한다.

2020년 7월 초 현재 코로나바이러스로 잃은 생명은 세계적으로 200만이 넘고있다. 현재 세계인구는 2020년 5월 현재 약 78억이다. 흑사병으로 인한 사망율을 보면 비교도 되지않을 정도로 미세하다. 그러나 이 팬데믹의 영향은 사망율과 상관없이 지대하리라고 예측된다.



흑사병이 몰고 온 가장 큰 직접적인 영향은 인구의 급격한 감소로 인한 사회구조변화와 종교관의 급전환이었다. 당시 유럽의 사회지배계급층인 지방영주와 피지배계급층인 농노를 중심으로 한 봉건제도가 흑사병으로 인한 농노인구의 급감과 도시로의 인구이동으로 해체됐으며 도시자본계급이 출현함으로서 도시에 몰린 농노는 공장의 노동계급으로 전환되어 자본주의제도가 출현하게 되었다.

곧 이어 영주중심의 장원(莊園)이 붕괴되고 왕권중심의 제국주의 국가가 출현했다. 노동력의 부족은 도시와 농촌에 걸처 심각하여 임금은 5배이상 올랐으며 농노는 노예의 신분에서 자유인의 신분으로 바뀌게 되었다. 노동력 부족을 극복하기 위해 자본가들은 기술투자에 전력하게 되었다. 흑사병의 창궐은 유럽국가들의 경제의 현대화 및 기술 투자 증가, 그리고 더 나가 해외 팽창에 눈을 돌리게 했다. 유럽의 제국주의가 도래한 것이다.

또 하나는 종교관의 변화다. 교인들은 흑사병을 제거해 달라고 기도했으나 하나님의 기도 응답을 볼수가 없었다. 매일 수만명이 목숨을 잃고있었으나 교회는 제 역활을 발휘하지 못했거나 그들을 오도하여 무기력해졌으며 교회의 권위가 땅에 떨어지고 말았다. 교회 지도자들은 흑사병이 하나님이 인류에 내리는 천벌로 해석했으며, 많은 사람들은 흑사병을 인간의 죄에 대한 하나님의 심판으로 받아들였다.

중세의 사람들은 천벌의 심판을 피하려고 애를 썼다. 그래서 가톨릭 교회가 판매하는 면죄부를 샀다. 그러나 이로서 허탈감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었다. 결국 사람들은 극복할 수 없다는 좌절에 빠져 염세주의 속에 묻히게 되었다. 사람들은 더 이상 교회에 기대할 수 없었다. 그래서 인본주의를 기틀로 한 르네상스라는 새로운 문명의 시대가 열리게됐다.

흑사병은 1700년도경 점차적으로 유럽 사회에서 사라지게 되었으며 같은 시기에 영국은 제임스 와트의 증기기관 동력과 다양한 기계의 발명되었다. 따라서 산업혁명이 일어나게 되었으며 이는 급속한 경제적 사회적 발전을 가져오게 되었다. 따라서 사람들의 염세주의적 세계관은 낙관주의적 세셰관으로 변하는 계기가 되었다. 동시에 의학도 발달하게 되었다. 흑사병사태는 르네상스의 문명을 거쳐 민족을 중심으로 한 국가가 형성을 이끌어냈으며 종교적으로는 가톨릭교 중심의 교회를 종교개혁을 거쳐 개신교를 탄생시킨 간접적인 촉매제가 되었다고 볼 수 있다. 개신교 종교지도자나 교인들은 흑사병과 같은 재앙을 천벌로 보기보다는 이성적으로 판단하려고 했으며 의학적인 치료에 더 의존하게 되었다.

흑사병이 사회의 큰 변화를 가져다 준 것처럼 코로나바이러스사태도 큰 변화를 가져 올 것이다. 그 변화가 어떤것이지는 현재로서는 분명히 예측할 수 없지만 말이다. 우리는 지난 5개월 동안 코로나바이러스사태로 이분화된 사회속에서 살아오고있다. 그것은 대면(Contacting)과 비대면(Untacting)사회다. 대면사회에 익숙해왔던 우리는 어느새 비대면사회에서 일상화하는데 익숙해져가고 있다.

원격 온라인수업, 재택근무, 화상회의, 원격진단 등이 예들이다. 디지털 문명이 가져다준 혜택이다. 흑사병시대에는 상상도 못할 사회적 변화다. 우리 부부는 많은 다른 사람들처럼 비대면 사회속에 살고있다.

특히 교회 예배 생활이 그렇다. 코로나 바이러스사태가 안겨준 전혀 예상치 않았던 ‘비정상적인 문화’다. 하나님의 창조질서에 의한 우리의 삶은 대면사회적이락 생각한다.

비대면사회는 어디까지나 대면사회를 보충 보완하는 역활에서 그쳐야한다고 생각한다. 비대면사회가 얼마나 계속 될런지 몰라도 우리도 모르는 사이에 이 문화를 대면사회로 착각하고 살고있지는 않은지? 아무튼 하루속히 대면사회가 되살아나기를 간구하는 바이다.


허종욱 버지니아워싱턴대교수 사회학박사



Log in to Twitter or Facebook account to connect
with the Korea JoongAng Daily
help-image Social comment?
lock icon

To write comments, please log in to one of the accounts.

Standards Board Policy (0/250자)


많이 본 뉴스





실시간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