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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지역 트럼프 열성 지지자 누구인가?

트럼프 선호 백인 워킹클래스
작업복 입었다? 실체는
양복 입은 중간 관리자들

우리 한인이 살아가는 워싱턴지역의 대선 지형을 정확하게 이해해야 다인종 사회의 복잡한 삶의 양태를 좀더 쉽게 풀어나갈 수 있다.
과연 이 지역의 트럼프 대통령 지지자가 어떤 유형인지 파악하는 것이 그 첫걸음이다. 지난 대선에서 워싱턴지역의 트럼프 대통령 지지율은 30% 이상이었다.

이번 대선에서는 이 비율이 눈에 띄게 상승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고 있다. 진보의 아성처럼 보이는 페어팩스카운티에서 트럼프 지지세를 이끌고 있는 핵심 계층이 누구인지 파악해야 미국 정치 뿐만 아니라 모든 경제와 사회 영역에 대한 이해를 넓힐 수 있다.
우리는 흔히 저임금 고졸 백인 워킹 클래스가 트럼프를 지지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워싱턴지역의 민주당 지지 한인이 대졸의 부유한 백인을 같은 편이라고 오인해선 곤란하다.
한인 밀집거주지역인 버지니아 페어팩스카운티를 예로 들어보자. 연방센서스국과 페어팩스카운티 정부와 경제개발청 등의 자료를 종합하면, 이곳의 백인 비율은 63%다.

백인 성인의 70%가 4년제 대학 이상의 학력을 지녔으며 이들의 60% 이상이 연봉 17만 달러 이상의 고학력 가정을 이루고 있다. 따라서 페어팩스카운티 고졸 워킹 클래스는 전체 인구(전체 유권자)의 18.9%(0.63*0.30)에 불과하다.


이들 계층 외에도 상당수가 트럼프 지지자라는 뜻이다. 전국적으로 저임금 고졸 백인 워킹 클래스가 트럼프의 주요 지지계층이라는 말이 맞긴 하지만, 고학력 백인이 주로 거주하는 페어팩스카운티에서는 맞지 않는 얘기일 수 있는 것이다.
트럼프를 백인만 지지했다고 가정하면 대졸 백인의 절반 정도는 트럼프 편이라는 얘기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이 지역 트럼프 지지자의 60% 이상은 고졸 백인이기 때문에 이들이 과연 어떤 계층인지 명확히 구분할 수 있어야 한다.

고학력 백인은 정치적으로 분산돼 있으나 고졸 워킹 클래스는 단결돼있기 때문에 정치적 파괴력은 훨씬 세다. 미국에 오래 살았던 한인들도 사실은 그들의 실체를 판단하기는 쉽지 않다.
우리는 그냥 그들을 ‘백인’으로 보았을 뿐, ‘백인 워킹 클래스’의 실체를 파악하지 않고 살아왔기 때문에, 충격과 후유증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학력에 따라 계급적 구분이 명확한 미국에서는 4년제 대학 졸업자이냐 아니냐에 따라 가질 수 있는 직업의 한계가 분명하다. 대체로 4년제 대학 이상의 학위가 없는 사람을 모두 워킹 클래스로 구분한다.
연방센서스국의 발표에 따르면, 25세 이상 미국 백인 성인 중 26%만이 4년제 대학 졸업 이상의 학력을 갖추고 있다.

화이트 칼라로 살아가는 한인 1.5세와 2세가 보는 백인 동료들이 대부분 이러한 백인들이다. 도심 근처에서 자영업을 영위하는 한인 상당수도 이러한 백인을 보고 살아가고 있다고 생각할 수 있으나, 대졸 이상의 화이트 칼라가 도심에 거주하고 워킹 클래스 백인이 시골지역에 거주한다는 기존의 고정관념도 바꿀 필요가 있다.
미국 백인성인의 11%가 고졸미만이고 46%는 고졸, 17%가 2년제 대학 졸업자라는 사실을 감안하면, 백인의 64%가 워킹 클래스라고 할 수 있다. 도심과 시골을 불문하고 절대다수의 백인이 워킹 클래스라고 할 수 있다.
페어팩스카운티는 평균적인 미국과는 상당히 다르긴 해도 대졸 백인이 대부분 외지에서 온 뜨내기이고 백인 워킹 클래스가 토박이라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백인 상당수가 사실상 워킹 클래스 임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잘 인식하지 못하는 이유는, 이들이 대졸일 것이라고 생각하게끔 하는 요소가 많기 때문이다.

뉴욕대학 보고서에 의하면 고졸 백인 워킹 클래스의 중간주급은 706달러로 같은 고졸인 흑인(578달러), 아시안(611달러), 히스패닉(611달러)보다 훨씬 많다. 이들은 타인종 워킹클래스의 중간 관리자 역할을 담당하면서 높은 연봉을 받기 때문에, 아시안 등 이민자나 소수계 인종이 보기에 이들은 워킹 클래스가 아니라 대졸의 화이트 칼라로 보이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20세기 말부터 이들은 이민자와 일자리 경쟁에 휘말리게 됐다. 자신들의 일자리가 빠르게 고갈되는 이유를 소수계와 이민자 증가 탓으로 여기면서 급격하게 보수화된 것이다.
백인 프라임 노동인구(24~54세)의 79%만이 직업을 지니고 있으며, 실업률은 5% 이상이다. 16%는 아예 일자리를 구하지 않고 사회복지혜택으로 연명하고 있다.
백인 프라임 노동인구 취업률은 1980년 95%, 1990년 87%, 2000년 83% 등으로 계속 떨어지는 추세인 반면, 백인 대졸 이상의 프라임 노동인구의 취업률은 93%로 견고하다. 같은 백인 계층 내에서의 소외감이 작동하고 이민자 폭증에 따른 경제적 박탈감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백인 화이트칼라와 이민자가 지지하는 민주당에 대한 반감이 심각하게 작용한 것이다.
트럼프가 중서부 러스트 벨트와 시골 지역에서 백인 워킹 클래스의 압도적인 지지를 얻어 당선됐다는 분석은 엄밀히 얘기하면 정확하지 않다. 인구센서스국 자료를 보면 대부분의 백인 워킹 클래스는 도심 지역에 밀집 거주한다.

백인 워킹 클래스의 압도적인 다수인 6200만명이 인구 25만명 이상의 대도시 권역에서 살아가고 있었다. 인구 100만 이상 도시에 거주하는 대졸이상 백인은 2700만명, 고졸백인은 4100만명이었다. 25만~100만명 도시에서는 대졸이상 백인 970만명, 고졸 백인은 2100만명에 달했다. 양복을 입은 백인이라고 해서 모두 대졸 화이트 칼라 계층은 아닌 셈이다.
워싱턴지역에 흔하게 보이는 백인들이 트럼프 당선의 일등공신인 셈이다. 양복을 입은 백인을 모두 대졸이상의 화이트칼라로 생각할 수 없는 이유는 또 많다.
우리는 보통 대졸 이상의 화이트 칼라는 양복을 입고 고졸 이하의 워킹클래스는 작업복을 입는 블루칼라로 구분하지만, 이 같은 경계는 매우 모호해졌다. 백인 학력계층에서 모호성은 특히 심하다.

연방노동부 노동통계국(BLS)의 자료에 따르면, 블루칼라 직종에 종사하는 백인은 의외로 드물었다. 비영리 씽크탱크 브루킹스 연구소의 보고서 <백인 워킹클래스 중 블루칼라 감소세> 에 의하면 백인 워킹 클래스 중 실제 블루칼라 직종에 근무하는 경우는 매우 드물었다.
백인 워킹 클래스는 인종과 직업 통계 분류상 가장 큰 비율을 차지하지만, 대표적인 블루칼라 업종에서 이들이 차지하는 비율은 매우 미미했다.
대표적인 백인 블루칼라 업종인 소매업체 매니저 직군에 종사하는 백인 워킹 클래스는 4%에 불과했다. 블루칼라 백인의 또다른 대명사인 트럭 운전자 직군에도 백인 워킹클래스의 3.4%만이 종사하고 있었다.


김옥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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