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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버럴아츠 졸업생들 취업 현장서도 인기

대학 전공 선택과 관련한 오해와 진실
자녀들 전공선택시 부모역할 결정적
여학생들 전공선택폭 제한할 필요없어

학부모가 자녀 전공선택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나 부모 스스로 전공에 얽힌 여러 잘못된 정보를 거를 줄 알아야 한다는 지적이다.

여론조사기관 갤럽의 최근 보고서에 의하면 학생들은 전공선택에 필요한 정보의 대부분을 가족과 친구들로부터 듣는다. 학생들은 고교 카운셀러로 부터 11%, 대학 어드바이저로 부터 28% 정도 전공관련 정보를 수집하고 나머지는 모두 가족과 친구의 영향을 받는 데, 그중에서도 부모의 역할이 절대적이었다.

하지만 전공선택에 대한 부모의 조언이 그리 성공적이라고 말하기는 어렵다. 연방교육부가 지난 1997-2016학년도 대학생 전공변경 여부 조사 보고서에 의하면 전체 학생의 30% 이상이 한번 이상 전공을 변경했다. 유사한 전공으로 변경하더라도 전공마다 필수 이수과목 등이 모두 다르기 때문에 1-2학기 정도 졸업이 늦춰지기에 잘못된 선택은 경제적 부담으로 되돌아 온다.

전공 오해 #1: 돈벌려면 STEM 전공
전공선택시 가장 쉽게 눈이 가는 정보는 전공별 졸업생의 수익이다. 컴퓨터 사이언스와 엔지니어링 등의 졸업자가 높은 임금을 받는 것은 사실이지만 한가지 함정이 존재한다. 템플대학의 더글라스 웨버 교수는 “학생과 학부모는 전공별 수익에 대한 보편적인 정보에만 익숙할 뿐, 정보의 범위는 잘 고려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시중에 범람하는 전공별 수익 정보는 대부분 ‘중간’ 혹은 ‘평균’액수 뿐인데, 전공별 수익 스펙트럼을 살펴본다면 얘기가 달라진다. 웨버 교수의 최근 연구보고서 에 의하면 영어 전공자의 평생 기대소득은 192만달러에서 424만달러로 매우 다양하지만 평균소득 262만달러만 표시된다.

반면 연봉이 높은 화학공학 전공자는 평균소득이 374만달러로 매우 높아 전공선택 조언시 아무래도 화학공학을 선호하기 마련이다. 그러나 영어 전공자로 상위 40% 소득을 올린다면 화학공학 전공자로 하위 40% 소득보다는 많게 된다. 똑같은 전공을 하고도 경쟁에 의해 연봉이 천차만별이기에, 대체로 연봉이 높은 전공을 하더라도 반드시 높은 연봉을 받으리라는 보장이 없다.

소득 정보보다는 적성을 따라 전공을 선택하고 능력을 발휘한다면 그렇지 않은 경우보다 더 행복한 삶을 누릴 수 있다. 대체로 영어, 역사, 심리학, 교육학 등 연봉수준이 낮은 전공 영역이라고 하더라도 최상위 25% 평생 기대소득은 STEM 전공 하위 40% 소득보다 높았다.


전공 오해 #2: 여학생 전공


퓨 리서치 센터의 조사에 의하면 여학생 학부전공 선택시 가장 큰 오해는, 여자가 하기에 어려운 전공에 대한 헛된 망상이었다. 연방교육부 자료에 의하면 2016-2017학년도 전체 대학생의 56%가 여학생이었으며 졸업률도 남성에 비해 높았다.

하지만 여학생 전공의 편중 현상은 40년전에 비해서도 그리 개선되지 않고 있다. 조지타운 대학 교육 및 인력 연구소(Center on Education and the Workforce)의 보고서에 의하면 여학생 비율이 비즈니스 전공의 31%, 화학공학의 28%, 컴퓨터 사이언스의 20%, 전기공학의 10%, 기계공학의 8%에 불과했다. 여성이 수학과 과학 능력이 뒤처진다는 편견은 이미 설 자리가 없다. STEM 전공 여성의 직무 능력이 남성을 뛰어넘었다는 분석보고서도 제출되고 있다.


전공 오해 #3: 전공선택이 대학선택보다 중요하다
미국 대학과 한국 대학과의 차이점을 부각하기 위해 한인 학부모 사이에서만 통용되는 오해도 많다. 그중 가장 흔한 것이 바로 대학 이름보다는 전공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그러나 거의 모든 자료는 명문대학 졸업생의 연봉이 평범한 대학 졸업생보다 높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명문대학일수록 동문 간 네트워크가 잘 이뤄져 있기 때문에 더 좋은 직장에 취업해 더 높은 연봉을 얻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게다가 연봉수준이 대체로 낮은 전공자라고 하더라도 명문대학을 졸업시 상대적으로 높은 연봉을 받는다. 명문대학일수록 예술과 인문학, 사회과학 전공이 많고, 평범한 대학일수록 비즈니스, 교육, 건강, 의료 등 직업교육과 밀접한 전공 비율이 높은 이유도 여기에 있다. 여론조사기관 FiveThirtyEight의 조사에 의하면 비명문 1800개 대학 학생의 절반 이상이 직업과 밀접한 전공을 선택한 반면, 78개 명문대학 학생은 23%에 불과했다.

명문대학은 학부생의 지적 호기심을 충족시켜 줄만한 인프라를 갖추고 있다. 명문대학 학생들은 대학원 진학 기회가 훨씬 많기 때문에 더 폭넓은 전공선택의 기회를 누리며, 비인기 전공을 하더라도 넓은 인적 네트워크의 장점을 충분히 활용해 높은 연봉의 직장을 구할 수 있다.

명문대학 학생은 또한 대체로 경제력이 높아 복수전공의 기회를 더 많이 지니게 된다. 밴더빌트 대학의 리차드 피트 교수의 연구에 의하면, 복수전공의 경우에도 비명문대학 학생 상당수는 학비 추가부담이 덜한 유사전공간 복수전공이 많지만 명문대학 학생은 전혀 상관없는 전공간 복수전공이 많다. 기업의 취업담당자는 대체로 경영학과 생물학 등 전공간 거리가 먼 복수전공 졸업자가 사고의 깊이가 다르다고 판단하고 가산점을 주기 마련이다. 용의 꼬리가 되느니 뱀의 머리가 되는게 낫다는 판단은 잘못된 것일 수 있는 것이다.


전공 오해 #4: 리버럴 아츠 전공은 취업이 어렵다
한인 학부모 사이에 리버럴 아츠의 인기는 좀처럼 올라가지 않는다. 리버럴 아츠
대학이 대부분 명문종합대학에 비해 매우 생소하고, 심지어 리버럴아츠 전공시 취업이 어렵다는 오해도 심하다. 하지만 로스쿨과 메디칼스쿨 진학을 원한다면 일차적으로 리버럴 아츠 전공을 선택하는 것이 유리하다. 리버럴 아츠의 경우 최근 취업에 유리한 것으로 평가받는 소프트 스킬과 종합적인 사고력을 기르는데 매우 유리하다.

하버드 대학의 데이빗 데밍 교수의 최근 논문에 의하면 “리버럴 아츠 대학은 주로 글쓰기, 분석, 문제해결능력 등을 학습목표로 정하는데, 이는 일반적인 대학과 상당히 다르며 요즘 취업을 위해서 오히려 더 중요하다”고 밝혔다. 고용시장 분석기관 ‘Burning Glass Technologies’의 실증연구에 의하면 리버럴 아츠 대학 출신 졸업생의 취업이 더 쉽고 졸업시 연봉 수준이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다트머스 대학의 조지 앤더스 교수는 자신의 저서 를 통해 리버럴 아츠 대학에서 철학, 사회학, 언어학 등을 전공한 학생들이 세일즈, 금융, 마케팅 연구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낸다는 사실을 적시했다.


전공 오해 #5: 전공을 빨리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
요즘 전공을 빨리 정하는 추세이긴 하지만 부작용이 만만찮다. UCLA 대학의 연구에 의하면 입학시 전공을 정한 신입생의 20%는 1학년말까지, 38%는 2학년말까지 전공을 변경했다. 전공변경으로 인한 손실이 증가하면서 일부 대학은 이른바 ‘메타 전공(meta-majors)’ 코스를 설치하고 있다. 조지아 대학과 애리조나 주립대학 등은 설치된 전공을 6개 정도로 광역화해 나눠 신입생들이 여러 경험을 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비즈니스, 교육, STEM 등으로 전공을 넓게 나누는데, 비즈니스의 경우 금융과 회계 마케팅 등의 전공을 고루 들을 수 있도록 배려해 2학년 이후에 전공을 선택하도록 안배하고 있다. 신입생들은 넓게 확정한 적성에 따라 메타 전공을 선택하고 세부적인 전공과목을 정하도록 하는 것이다.


전공 오해 #6: 전공은 반드시 필요하다
믿기 힘들지만 아예 전공을 정하지 않고도 졸업을 인정하는 대학이 매우 많다. 인디애나 대학과 에버그린 스테이트 칼리지 등은 아예 학생 스스로 전공을 디자인하는 것도 허용하고 있다. 뉴욕타임즈의 퍼즐판 에디터로 활동하며 세계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윌 쇼츠 기자는 인디애나 대학에서 스스로 ‘퍼즐학(enigmatology)’을 만들어 커리큘럼을 꾸려서 졸업했다. MIT의 크리스틴 오티즈 교학처장은 “이제 더이상 대학은 커리큘럼에 따라 강의실에서 강의가 진행되는 천편일률적인 모습을 기대해서는 안된다”며 “학생 스스로 전공을 디자인해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 전공을 만들 수도 있어야 한다”고 밝혔다.

1970년대까지만 하더라도 컴퓨터 사이언스를 과연 대학전공으로 인정해줘야 하느냐는 논란을 겪은 바 있으나 요즘에는 가장 각광받고 있다. 대학 전공이 현실적을 고용시장의 추세를 따라가지 못할 바에는 차라리 학생 스스로 전공을 정하거나 무전공을 전공으로 인정해야 한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 실제로 대학 전공 무용론도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연방교육부의 자료에 의하면 대학 졸업자 중 자신의 전공 분야에서 일하는 비율은 30%에 불과하다. 웨버 교수는 “상당수의 직업이 인공지능과 자동화의 여파로 사라질 위기에 놓인 가운데, 과거의 기준으로 전공에 집착할 필요는 전혀 없다”고 전하기도 했다.


김옥채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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