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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령자 많은 한인교회, 고민 깊어진다

교회 예배 수용인원 50% 한도 허용
마스크 규정 없어

버지니아 페어팩스 카운티의 한 한인교회 담임목사 A씨는 요즘 고민이 깊다.
메릴랜드와 버지니아 등 워싱턴지역 정부가 29일(금)부터 수용인원의 50% 한도 내에서 실내 예배를 허용했기 때문이다. 두달 넘게 예배가 금지돼 거의 모든 목회활동이 중단됐기 때문에 가뭄에 단비같은 소식이긴 하지만 예배 재개가 과연 타당한 일인지 걱정이 앞선다.

그는 이 교회를 개척해 7년째 이어오고 있는데, 비교적 큰 미국 교회를 빌려서 사용하고 있기 때문에 신도가 다 모여도 수용인원의 20%를 넘지 않는다.
하지만 신도들의 평균연령은 53세에 이른다. 30% 정도가 60대 이상이며 70대 이상도 10명이 넘는다. 신도들의 건강상태를 속속들이 알지는 못하지만 당뇨와 혈압, 고지혈증, 심장질환 등 만성질환으로 약을 복용중인 사람만 추려도 얼추 30명을 헤아린다.

코로나19에 취약한 고령자와 기저질환자가 이 교회의 평균적인 신도라고 할 수 있기에, 자칫 교회가 코로나 핫스팟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상황이다.
A목사는 이미 바닥을 드러내고 있는 교회 재정상황과 열성 신도들의 압박으로 예배재개를 결정했으나 행여 예배출석을 믿음의 척도로 여기는 분위기가 생겨 고령신자에게 부담을 줄까 우려하고 있다.



워싱턴지역 한인교회는 규모가 클수록 신도평균연령이 올라가는 경향이 있다. 대형교회일수록 역사가 길기 때문에 고령신도 비율이 높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한 한인 대형교회의 부목사 B씨는 “3월 중순 이후 교회 내 소모임도 일체 금지했으나 이를 무시하거나 혹은 본의 아니게 10명 넘는 회합이 이뤄졌었다는 소식을 종종 들으며 조마조마했는데, 예배가 재개되면 과연 통제가 제대로 이뤄질 수 있을지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전했다. 그는 “두명의 신자가 확진판정을 받았다는 소식을 들었는데, 실제로는 더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밝혔다.

선호하는 예배 시간대에 신자가 몰릴 경우 입장인원을 제한하는 문제와 좌석배치 등도 어려움이 뒤따를 수 있다. 협조가 이뤄지지 않는다면 예배시간 간격을 늘려야 할 수도 있다. 서부지역에서 교회 성가대 연습도중 발생한 전염사태를 감안하면 성가대 연습과 예배공연이 정상적으로 진행되기 어려울 수밖에 없다.
주정부는 예배에 한해서만 허용하기 때문에 교회 카페테리아 식당 운영과 친교활동도 통제해야 하지만, 친교활동에 목말랐던 신도들과 어느 선에서 타협해야 할지도 난제에 속한다.

버지니아는 소매업소 등의 마스크 착용 의무화 조치를 단행했으나 교회는 예외로 인정해 불안감을 키우고 있다.

B목사는 “발열체크 등을 철저히 하겠지만, 팬더믹 시대를 맞아 세상이 무너져도 주일을 반드시 지켜야 한다는 생각은 잠시 접어두고, 아프거나 열이 나면 교회를 쉬어도 하나님이 용서해준다는 마음가짐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김옥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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