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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일드케어 비용 때문에 아이 못낳는다’

아이 두명 비용, 전체 소득의 30%

한인 2세 문씨(31세) 부부는 장고 끝에 결국 둘째 아이를 갖는 것을 포기해야 했다.

문제는 돈이었다.

문씨가 의료기기 마케팅 회사에 다니고 부인이 주정부 공무원으로 연소득 12만달러의 중산층 가정이지만 맞벌이를 위해 필수적인 아이 데이케어 비용이 지나치게 비싸기 때문에 둘째 임신이 불가능하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고 밝혔다.
세 살 짜리 아이의 프리스쿨 비용은 매월 2천달러이며 애프터스쿨 비용이 700달러다.

여기에 아이 하나를 더 둘 경우 작게 잡아도 연간 5만달러가 들어간다.


가난한 한인1세 부모 밑에서 태어나 영어를 한마디도 못한 채 킨더가든에 입학해 따돌림을 받았던 아픈 기억 때문에 자신의 아이만큼은 최고수준의 유아교육을 고집했다.

한인 할머니가 운영하는 홈데이케어는 일주일에 200달러면 충분하지만, 창문도 없는 지하에서 할머니 혼자 아홉명의 아이를 모두 보살피고 아이들 나이차이가 다섯 살이나 벌어진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발길을 돌려야 했다.
문씨는 “양가 부모가 모두 둘째 타령을 하지만 서로 가치관이 달라 언쟁이 불거지기도 한다”고 잘라 말했다.

연소득 12만달러는 모두 문씨 부부의 몫이 아니다.
매달 꼬박꼬박 3천달러의 렌트비가 들어가고 부부 모두 학자금 부채가 아직도 태산이다.

12만달러 연봉은 결제일마다 꼬박꼬박 뭉칫돈이 빠져나가 저축할 여유는 전혀 없다. 문씨의 부모는 경제적 능력이 없기 때문에 생활비를 보태야 한다. 문씨의 부인은 "주변을 보면 남편의 월급이 월등히 높아 전업주부를 선택할 수 있는 여성만 둘째를 갖는 것 같다“고 전했다.

비영리단체 메릴랜드 페밀리 네트워크와 차일드 케어 어웨어 오브 어메리카 등의 보고서에 따르면 워싱턴 메트로 지역에서 아이 한명의 평균 차일드 케어 비용은 중간가구 소득의 13-14%, 두명의 경우 22-29%에 달한다.

버지니아 알링턴 카운티 4인 가구(부부, 0-2세 신생아, 3-4세 유아)의 연간 평균 데이케어 센터 비용은 3만3817달러에 이른다. 문씨가 살고 있는 몽고메리 카운티의 경우 2만7962달러로 상대적으로 저렴하지만 주립대학인 메릴랜드대학-칼리지파크 학생 2명의 인스테이트 정찰제 학비와 똑같다.

5세 이전의 유아교육이 인생을 좌우한다는 연구결과가 정설로 받아들여지면서 고급 데이케어센터 경쟁이 붙고 있지만 중산층조차 부담될 정도의 비용 때문에 위기를 호소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20대 후반부터 30대 초중반 부모는 주택 구입을 위한 다운페이먼트 자금과 아이 학자금 마련은 물론 자신의 학자금 부채와 결혼식 부채 상환 등으로 가계부 운영이 빠듯하다.

하지만 데이케어 센터의 높은 비용은 구조적인 문제를 안고 있다. 높은 비용에도 불구하고 몽고메리 카운티 데이케어센터 교사의 평균 연봉은 2만5203달러에 불과해 서비스 만족도는 형편없이 떨어진다.

0-2세 아이의 경우 한 교사가 세명 이상을 돌보기 힘들다. 결국 지역정부가 나서서 이 문제를 해결할 수밖에 없다. 워싱턴D.C.는 이미 지난 2012년부터 저소득층 3-4세 자녀의 프리킨터 무상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몽고메리 카운티도 최근 무상 프리킨더 교육을 위한 조례안을 추진하고 있지만 예산이 발목을 잡고 있다.

유아교육을 공공교육의 차원 뿐만 아니라 경제사회적인 관점에서 바라봐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지나친 유아교육 비용 때문에 직장을 포기하는 여성 때문에 연간 570억달러의 경제적 손실이 발생한다.

이중 버지니아의 30억달러, 메릴랜드 24억달러도 포함돼 있다. 문씨의 아내는 “트럼프가 개혁했다는 세법에 맞춰 올해 처음 세금신고를 했는데, 오히려 텍스 리턴 금액이 줄었다”며 “애매한 세금구조 때문에 둘째를 갖고 직장을 포기하는 편이 차라리 이익을 될 수 있다는 생각을 해본 적도 있다”고 밝혔다.


김옥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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