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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물 포커스] 글렌 영킨 ‘제2의 트럼프’ 꿈꾸나

“사모펀드 CEO 출신 억만장자에서 정치인으로”

글렌 영킨 주지사 후보 [로이터]

글렌 영킨 주지사 후보 [로이터]

민주당 텃밭이 된 버지니아주 정계에 공화당 주지사 후보가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불가능할 것으로 판단됐던 주지사 선거 승리가 10% 이상 격차에서 오차 범위로 좁혀졌다. 주인공은 글렌 영킨 후보. 세계 3대 사모투자펀드 운용사 칼라일 그룹을 “정치 꿈을 펼치고 싶다”고 박차고 나온 억만장자다.

그에게는 일단 돈이 많다. 칼라일 그룹 CEO직을 박차고 나오면서 1억 달러의 스톡옵션을 포기했다. 그래도 그가 현재 보유한 재산은 최소 3억 달러 이상일 것으로 추정된다. 영킨 후보는 지금 버지니아 주지사 선거전에 자신의 자산을 쏟아붓고 있다. 버지니아 지역 방송에는 그의 광고들이 도배됐다.

그가 칼라일 그룹에 입사했던 1995년, 회사는 총직원 수십 명 수준의 ‘스타트 기업’에 불과했다. 하지만 회사가 세계 3대 사모투자펀드 운용사로 성장하며 그의 재산도 불어났다. 칼라일 그룹의 성장 배경에는 워싱턴과 사우디 아라비아 등 국제정치의 그림자가 짙다. 칼라일 그룹은 한국 외환위기 당시에 한미은행을 사들여 되팔며 8000억 원의 시세차익을 올렸다. ‘먹튀 논란’에 한국민들의 원성을 사기도 했다.



칼라일 그룹은 조지 부시 가문부터 오사마 빈 라덴의 가문과도 밀접하다. 미국의 각종 군수산업체들도 거느리고 있다. <철의 삼각지대:칼라일그룹의 비밀 세계> 라는 저서를 출간한 댄 브리오디이 작가는 “칼라일 그룹은 세계의 정치 수장들을 동원한 전방위 로비로 엄청난 이익을 챙기고 있다”고 주장했다. 프랭크 칼루치 전 국방장관을 회장으로 영입한 뒤 칼라일 그룹은 비약적인 성장을 이뤘다.

조지 부시 전 대통령도 칼라일 그룹의 자문으로 일한 바 있다. “9.11 사태로 가장 큰 이익을 본 것이 칼라일 그룹”이라는 음모론도 유명하다. 이런 가운데 회사를 묵묵히 지킨 영킨은 2017년 10월 25일, 한인 이규성 부CIO와 함께 칼라일 그룹을 이끌 공동 최고경영자로 임명됐다. 2년 반 후 영킨 대표가 사퇴하며 칼라일 그룹은 한인이 수장으로 있다.

칼라일 그룹에 수십 년 재직하고 회사를 이끌며 영킨 후보는 국제정치의 본질과 추악한 단면을 수없이 경험했다. 그가 본격적인 정치판에 뛰어들어 칼라일에서 익힌 비열한 정치게임을 답습할지, 회장직을 박차고 나오며 품었던 ‘살기 좋은 미국’에 대한 이상을 새롭게 실천할지는 미지수다.

공화당 후보가 더이상 버지니아에서 주지사에 당선될 수 없다는 민주당의 호언은 올해 초까지만 해도 ‘팩트’처럼 회자됐다. 하지만, 어느샌가 바이든 대통령의 정책들이 실정으로 평가받고, 물가는 갑작스레 오르기 시작했다.

주민들에게 ‘트럼프 향수(鄕愁)’가 번진 것도 그때쯤이다. 버지니아에서 조지 플로이드 사태로 인한 폭동은 일지 않았지만 비판적 인종이론 교육이 이슈화됐다. 명문 TJ고교가 비아시아계 소수계 입학을 배려해 입학의 문턱을 낮췄다. 그리고 특히 교육에 민감한 버지니아 교외지역 비흑인 주민들이 “바꿀 때가 됐다”고 행동하기 시작했다. 그렇게 영킨 후보의 지지도는 오르기 시작했다.

영킨 후보에게는 운이 있다. 우연히 입사한 작은 펀드회사 칼라일 그룹이 세계를 움직이며 억만장자 대열에 올랐다. 무난한 성격으로 25년간 재직한 끝에 CEO까지 발탁됐다. 그래서 이제 버지니아 주지사로 향하는 영킨 후보의 꿈은 어쩌면 이제 제2의 트럼프 신화를 좇고 있을지도 모른다.


김현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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