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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에서 부는 바람, 서에서 부는 바람]한 평교인이 본 벧엘교회와 한인교회 40년

1. 들어가는 말
한 생명이 태어날 때 산모는 생명을 건 산고를 치룬다. 마찬가지로 한 교회가 태어날 때 숫한 역경과 고통을 거쳐 햇볕을 본다. 메릴랜드주 엘리콧 시티에 위치한 벧엘교회도 그렇게 태어났다. 그리고 세월이 흘러 어느듯 40년이 흘러간다. 강산이 네번 바뀐 세월이다. 참 긴 세월이다. 40대초였던 내가 80을 넘기고 있는 세월이다. 초창기의 많은 얼굴들이 사라져가고 있다. 이미 하늘나라로 간 믿음의 식구들이 50명이 넘는다. 여러 이유로 교회를 떠난 식구들은 수 백명이다. 그래서 벧엘에 담겨진 전설들이 하나 둘 우리의 기억속에서 사라져 가고 있다. 이미 알려져 있는 전설도 있지만 아직도 베일에 가려진 전설도 숫하게 많다. 이 전설들은 기록된 벧엘의 역사가 아니다. 그저 옛날 교인들사이에서 지금도 맴돌고 있는 ‘숨겨진 이야기들’이다. 언젠가 그 때 사람들이 모두 세상을 떠나면 그 전설들도 알려지지 않은 채 숨겨지고 만다. “그렇게 된다면 얼마나 안타까운 일일까?”하는 질문을 해 본다. 그리고 그 답으로 나는 ‘숨겨진 이야기들’을 생각나는대로 적어보려고 한다. 다시 말하면 숨겨진 벧엘 문화다.

한 목적을 향해 조직된 한 공동체가 10년 이상이 지나면 나름대로의 특유한 문화를 생성하며 그 문화를 이어가고 있다. 이를 경영학에서는 조직문화 또는 기업문화라고 부른다. 구원사역과 복음전도를 최상의 목적으로 삼고있는 교회 공동체도 마찬가지다. 공동체 구성원들이 감각적으로 느끼거나 쳬험하지않아도 세월이 흐르면서 어느사이에 특유의 문화가 형성되어 가는 것이다. 문화는 구성원들이 만든다. 교회의 경우는 목회진과 교인들이 연합하여 이루어 나간다. 문화형성의 출발은 초대 또는 설립 담임목사다. 그리고 구성원의 특징이 담임목사의 리더십 철학 인격 목회방향과 어울려 문화의 첫 발을 내딛는다. 그 문화는 표면적으로 사라지는 듯 하지만 다시 소생하여 공동체안에서 줄기를 잇는다. 벧엘은 벧엘로서의 전통성과 정체성을 안고있는 40년의 벧엘문화를 가지고 있다.

벧엘문화는 다른 이민교회와 같은 점도 있지만 그 특징은 오히려 다른 점에서 찾아볼수있다. 한 예를 들면 벧엘 역사 40년간 담임목사 부재가 14년이 넘는다. 12년간 시무했던 초대 김상복목사 사임 후 5명의 후임목사가 취임했다. 이분들가운데 시무 6년을 넘기고 안식년을 가진 분은 이순근목사뿐이다. 다른 목사들은 조기에 사임했다. 목사가 사임 할 때마다 교회에 나름대로의 어려움이 닥쳐오기도 했다. 교인들간에 분란도 있었다. 그리고 많은 교인들이 교회를 떠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남아있는 교인들은 전보다 더 영적으로 똘똘 뭉쳤다. 왜 그럴까? 남아있는 교인들은 서로 용서하고 포용하는 영적인 지혜가 있었다. 그 지혜는 벧엘 문화의 특성을 이루고 있다.

담임목사 부재시에 해외선교사역은 오히려 더 활발했다. 사회봉사도 교육도 마찬가지다. 새 건물 ‘프로미스 센터’를 위한 건축헌금 목표액도 그런대로 달성했다. 다음 달이면 입당을 한다. 똘똘 뭉친 산 증거들이다. 지금 떠났던 교인들이 다시 돌아오고 있으며 새 교인들이 매주 새롭게 출석하고있다. 인간의 상식으로는 벧엘교회 ‘기적’을 이해하지 못한다. 그러나 이해 할 수 있다. 인간이 아니라 하나님이 하셨고 하시고 계시기 때문이다. 하나님께서 벧엘을 특별히 들어 쓰시고 있음에 대한 확증이다. 역경을 격고 있을 당시에는 하나님의 뜻을 혜아릴 수가 없었다. 그러나 40년이라는 세월이 지나고 되돌아보니 그 뜻을 혜아릴 수가 있었다.



내가 ‘숨겨진 이야기들’을 쓰는 다른 이유는 벧엘이라는 한 미주 한인이민교회의 발자취를 통해 다른 이민교회들사이에서 찾아 볼 수있는 공통점들이 무엇이며 다른 점들이 무엇인가를 비교 및 대조 분석함으로서 한인이민교회역사연구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고져 하는 생각이다. 벧엘교회의 역사와 문화는 기독교 학계뿐 아니라 교계에서도 연구대상이 된다고 생각한다. 많은 한인교회들이 교회사를 출판했다. 특히 그 역사가 수십년에 달하는 교회들은 어김없이 교회사를 출판하고 있다. 벧엘교회도 1989년 10년사를, 그리고 2011년 30년사를 각각 펴냈다. 대부분의 교회사들이 펴낸 내용들을 훓어보면 몇가지 공통점을 발견 할 수 있다. 공식적으로 알려진 기록된 사실들을 연대별로 나열하거나, 역대 목회진과 스테프, 그리고 교회 리더들을 소개하고 있다. 그가운데 교회 발전에 큰 계기가 되었던 프로그램 및 행사들을 필진을 통해 게재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를테면 공식적인 사건들이 대부분이다. 너무나 틀에 박히고 이미 다 알려진 이야기들이다. 문화의 진수가 빠져있다. 현재 목회진과 벧엘교인들도 함께 얼울려 벧엘문화를 끊임없이 만들어가고 있다. 차세대들을 위한 것이다.

앞으로 10여 회에 걸쳐 이 난에서 다루는 벧엘의 ‘숨겨진 이야기들’은 공식적인 사건이 아니다. 나는 ‘숨겨진 이야기들’을 내가 보고 느끼고 경험한 대로 적어 보려고 한다. 그래서 객관적이라기보다 다분이 주관적이다. 주관적이기 때문에 읽는 사람에 따라 동의하지 않는 점들도 있으리라고 본다. 한 평신도가 평신도의 안경을 쓰고 보는 문화다. 사람마다 보는 관점이 다르리라고 믿는다. 특히 목회자들이 보는 관점은 평신도의 것과 다를 수 있다. 이 다름이 틀린것은 아니고 그저 다를 뿐이다. 다름을 이해해 주기 바란다. <계속>


허종욱 / 버지니아워싱턴대교수 사회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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