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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장 장영주 바이올리니스트도 감탄한 명품 솜씨”

시카고 현악기 제작 명문 스쿨 졸업한 조셉 유
페어팩스에 바이올린 대여·판매 전문숍 오픈

전 세계에 오로지 5개 밖에 없는 현악기 제작 명문 스쿨 ‘시카고 스쿨 오브 바이올린 메이킹’ 입학, 5년 과정 3년 만에 우수한 성적으로 졸업, 전국서 손꼽히는 워싱턴 지역 최고의 현악기 전문 업체 입사, 세계적 거장 바이올리니스트 사라 장(장영주)도 감탄한 솜씨, 그리고 아버지가 한국 최고의 트럼본 연주자 유전식 교수로 음악의 피를 타고난 음악 명문가 출신. 어디 내놔도 한 가지 손색없는 이력을 가진 현악기 제작자 조셉 유(유승철)씨가 승승장구 잘 나가던 회사를 8년 만에 그만두고 독립을 선언했다. 나이 마흔 줄에 선택한 그의 새로운 인생, 새로운 꿈을 만나봤다.

▷새로운 시작을 축하한다. 앞으로 계획은?
오는 3월 27일 페어팩스 지역에 현악기 대여 및 수리, 판매 전문숍 ‘페어팩스 파인 바이올린’을 개장한다. 메릴랜드에서 외국인계 회사를 다니며 한인으로서 내 재능을 살려 한인 커뮤니티에 혹은 인류에 도움이 될 수 있는 일을 하고 싶다는 생각을 늘 품어 왔는데 나이 마흔을 기점으로 더 늦어서는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비교적 한인 인구가 많고 메릴랜드에서도 다소 부담 없이 찾아올 수 있는 페어팩스 지역에 둥지를 텄다.

▷한인 혹은 전 인류에 도움이라면 구체적으로 어떤?
음악은 자신에게 가장 적합한 악기와 최상의 소리를 만났을 때 더욱 하고픈 흥미와 열정이 생기고, 실력 향상에도 아주 큰 도움이 된다. 개인적으로 아버지 권유로 한때 바이올린과 첼로를 진지하게 배우며 연주자의 길을 권유받기도 했다. 하지만 내가 잘 할 수 있고 즐겁게 할 수 있는 건 나의 연주로 기쁨을 주는 것보다, 나의 제작 솜씨로 아름다운 악기 선율을 낼 수 있게 음악의 조력자 역할을 하는 것이라 판단했다. 그러한 관점에서 가까이는 내가 사는 지역의 한인들, 나아가서는 전 세계에 악기가 없어 음악의 꿈을 펼치지 못하는 이들에게 악기도 선물하고 아름다운 소리를 낼 수 있게 현도 손봐주는 일을 하고 싶었다. 하지만 한 회사의 직원으로 속해 있을 때는 이러한 부분에 분명 제한을 받기 때문에 독립하게 됐다.



▷연주자에서 제작자의 길을 택했을 때 부모님 반대는 없었나?
약간의 재능이 있다고 주변에서도 판단해 주시니 부모님은 처음에 많이 아쉬워하셨던 게 사실이다. 하지만 내가 가고자 하는 길에 확신을 보이고 미국에서 현악기 제작 스쿨에 입학까지 하고 나니, 아버지께서는 제작자가 된 제자 이야기도 들려주시고 어머니도 적극적으로 믿어주셨다. 지금은 되레 음악인들에게 꿈을 줄 수 있는 나의 역할에 많이 기뻐하시고 자랑스러워 해 주셔서 행복하고 감사할 따름이다.

▷매장을 오픈하는데, 장점 혹은 경쟁력이라면?
일단 페어팩스 매장에서는 주로 현악기 대여와 수리, 판매를 전문으로 한다. 사실 대여에 있어서 약간의 오픈 이벤트는 있겠지만 바이올린 기준으로 한 달 30달러, 1년 반 대여 후 구입 시 대여료 금액만큼 할인 등 다른 곳들과 가격적인 차이는 크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일단 제작을 했던 전문가로서 대여 악기에 대한 퀄리티를 보장하고 이로써 대여자들이 연주를 즐겁게 할 수 있도록 악기 관리에 최상의 서비스로 승부할 것이다. 그래서 가격을 떠나 ‘이 매장은 믿고 맡길 수 있는 편안한 곳’이라는 이미지를 가지실 수 있도록 함이 우선 지향점이다. 더불어 판매 부분에서도 쉽게 많은 물량을 도매 주문할 수 있는 길이 있지만, 비슷한 가격에 퀄리티 좋은 제품을 공수하기 위해 제작 업체와 직거래 주문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는 것도 경쟁력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사업과 봉사를 병행하기 위한 전략이 있다면?
아직 젊은 나이라 생업도 이어가야할 시기이므로 봉사에만 오로지 전념할 수 없는 형편임은 분명하다. 하지만 봉사는 때를 기다리고 다 이뤄 놓은 다음에 여유로 하는 것이 아니라 생각한다. 따라서 가장 첫 걸음은 자주 방문해 주시는 분들께 돈을 떠나 서비스 정신으로 일하고, 때에 따라 악기 부분에서 도움이 필요한 분들께는 어떤 부분으로 도움이 될 수 있는지를 끊임없이 고민해 나갈 것이다. 조금씩, 한 걸음씩 그리고 하나씩 해 나가다 보면 분명 사업과 봉사의 구분 없이 어느 순간 나의 삶도 살고, 나의 꿈도 실현한 하나 된 모습이 되어 있지 않을까?

▷‘제작자의 꿈’은 아직도 유효한가?
물론이다. 제작자로서 세계적인 바이올린 제작 콩쿠르에 나가 입상하는 것 역시 내 인생에 영원히 풀어야 할 과제와 같은 내 꿈의 일부다. 수백 년이 흘러도 절대적인 명성과 지위를 누리며 여전히 아름다운 소리를 내는 빛나는 가치를 지닌 악기는 결국 장인의 손에서 탄생한다. 한 때 콩쿠르에서 입상하기 위해 회사 다니는 시간을 쪼개어 꿈을 향해 매진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제 다른 사람들의 꿈을 이뤄주는 동시에 나의 꿈을 이루기 위한 동시 다발적인 역할을 해야 함으로 나만의 꿈을 이루는 데는 시간이 조금 더 지연 될지도 모르겠다. 그럼에도 나의 꿈을 향한 도전 역시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계속할 생각이다. 어쩌면 그 과정이 또 나의 재능을 끊임없이 갈고 닦게 만들어 더욱 오랜 시간 많은 사람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길이 되어줄지도 모르겠다.

▷문의: 703-457-1101, 626-433-3800 ▷주소: 10782 Fairfax Blvd #B, Fairfax, VA 22030


진민재 기자 chin.minjai@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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