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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네트워크] '동해병기' 낯 뜨거운 공적 다툼

박철호·워싱턴 지사 기자

'갑오쾌거'라 불릴만 하다. 버지니아주에서 동해병기 법안이 입안된 것을 두고 하는 말이다. 한반도 일제 강점기였던 1929년 국제수로기구(IHO)가 동해를 일본해로 처음 단독 기입한 이래 85년 만에, 수천년 내려오던 이름을 되찾은 것이니 쾌거가 아닐 수 없다.

그러나 동해병기 법안 통과 직후부터 한인사회는 사분오열돼 있다. 바로 동해병기 공훈논쟁이 벌어진 것이다. 모두 합심해서 쾌거를 이뤄냈던 한인사회는 기뻐하며 덕담과 칭찬을 나누면서 앞으로 할 일을 찾아 새로운 결의를 다져야 할 순간임에도, 반대로 서로 반목하고 있다. 역설도 이만저만한 역설이 아니다.

'미주 한인의 목소리(VOKA)'란 단체를 만들어 동해 병기법안 추진에 핵심 역할을 한 피터 김씨 주변인들은 그가 지난 1년간 캠페인을 펼칠 때보다 더 어려운 상황을 맞았다고 전한다. 여기저기서 자신이 세운 공이 부각되지 않았다고, 언론에 보도되지 않았다고 닦달한다는 것이다. 심지어 총영사실에도 전화통에 불이난다고 들린다. "동해법안 이면에서 나도 큰 역할을 했으니 제대로 알아달라"는 내용이 주를 이룬다고 한다.

전 세계가 '한인 동포들이 똘똘 뭉쳐 큰 일을 해냈다'고 칭찬하는 마당에 그 뒷모습은 부끄럽기 그지 없다. 동해병기 법안은 피터 김씨가 앞장선 것은 맞지만 그가 선두에 섰고, 우리는 그의 뜻에 동조해 응원하고 저마다 할 일을 찾아 합심해 이룬 것이다.



이쯤에서 우리는 초심으로 돌아가야 한다. 법안을 만들겠다고 하던 의지, 이루려고 애쓰고 어려움을 이겨내던 그 모습으로 돌아가야 한다. 그 모습이 우리의 본 모습이다. 한국정부의 훈장이 누구에게 돌아가든, 누가 주지사 방에서 벌어질 서명식에 참석하든 그것은 이미 동해병기가 이뤄진 이상 별 상관없다고 생각하자. 그런 생각을 하는 평범한 한인들이 바로 이번 쾌거의 진정한 공훈자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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