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네트워크] '동해병기' 낯 뜨거운 공적 다툼
박철호·워싱턴 지사 기자
그러나 동해병기 법안 통과 직후부터 한인사회는 사분오열돼 있다. 바로 동해병기 공훈논쟁이 벌어진 것이다. 모두 합심해서 쾌거를 이뤄냈던 한인사회는 기뻐하며 덕담과 칭찬을 나누면서 앞으로 할 일을 찾아 새로운 결의를 다져야 할 순간임에도, 반대로 서로 반목하고 있다. 역설도 이만저만한 역설이 아니다.
'미주 한인의 목소리(VOKA)'란 단체를 만들어 동해 병기법안 추진에 핵심 역할을 한 피터 김씨 주변인들은 그가 지난 1년간 캠페인을 펼칠 때보다 더 어려운 상황을 맞았다고 전한다. 여기저기서 자신이 세운 공이 부각되지 않았다고, 언론에 보도되지 않았다고 닦달한다는 것이다. 심지어 총영사실에도 전화통에 불이난다고 들린다. "동해법안 이면에서 나도 큰 역할을 했으니 제대로 알아달라"는 내용이 주를 이룬다고 한다.
전 세계가 '한인 동포들이 똘똘 뭉쳐 큰 일을 해냈다'고 칭찬하는 마당에 그 뒷모습은 부끄럽기 그지 없다. 동해병기 법안은 피터 김씨가 앞장선 것은 맞지만 그가 선두에 섰고, 우리는 그의 뜻에 동조해 응원하고 저마다 할 일을 찾아 합심해 이룬 것이다.
이쯤에서 우리는 초심으로 돌아가야 한다. 법안을 만들겠다고 하던 의지, 이루려고 애쓰고 어려움을 이겨내던 그 모습으로 돌아가야 한다. 그 모습이 우리의 본 모습이다. 한국정부의 훈장이 누구에게 돌아가든, 누가 주지사 방에서 벌어질 서명식에 참석하든 그것은 이미 동해병기가 이뤄진 이상 별 상관없다고 생각하자. 그런 생각을 하는 평범한 한인들이 바로 이번 쾌거의 진정한 공훈자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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