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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군 전쟁범죄 고발 풀러턴 찾은 이옥선·강일출 할머니

채피 시장·로이스의원도 마중
"일본 사과 받아내게 도와달라"
고 김순덕 할머니 작품
풀러턴뮤지엄 센터 전달도

# Scene 1.

26일 오후 3시50분 풀러턴 뮤지엄 센터. 덕 채피 풀러턴 시장이 입구를 서성댄다. 조금 후 도착한 에드 로이스 연방 하원의원도 참석자들과 가볍게 인사를 나눈 후 입구를 떠나질 못한다. '그랜마(Grandma)'들이 차가 밀려 조금 늦게 도착할 예정이라고 전해왔지만 채피 시장도 로이스 의원도 박물관 위원들도 모든 참석자도 강연실로 선뜻 들어가지 못하고 있다. 이날 주인공 할머니를 맞기 위해서다.

할머니들이 도착했다. 박물관 안에 있던 채피 시장이 서둘러 입구로 나간다. 할머니들과 반갑게 인사하고 꼭 안는다. 로이스 의원도 할머니들을 환영하며 안부를 묻는다. "응 아픈데 또 왔어" 이옥선 할머니(86)가 답한다. 이옥선 할머니는 지난해에도 남가주를 찾았었다.

# Scene 2.



할머니들이 강연실로 들어선다. 자리에 앉은 사람들은 숨죽여 할머니가 앉길 기다린다.

이날 행사를 기획한 마이크 오츠 풀러턴자매도시위원회 회장이 "안녕하세요" 한국말로 인사한다. 채피 시장도 "지난 4월 한국에 갔다왔다"며 친근감을 표한다. 자넷 부잔 풀러턴 뮤지엄 센터 협회 회장은 "사람들은 이들(위안부 피해자)을 '성 노예'라고 부르지만 우린 '그랜마 할머니(Halmoni)'라고 부른다"며 "내년 9월 이 박물관에서 할머니 이야기(Story of Grandmothers) 전시회를 열 것"이라고 밝혔다.

# Scene 3.

앞자리에 앉았던 할머니들이 증언을 하기 위해 무대 앞에 마련된 테이블로 향한다. 역시 느린 걸음 느린 말투. 할머니들이 말을 꺼낼 때까지 참석자들은 숨죽여 기다린다.

이옥선 할머니가 먼저 말을 한다. "주말인데 우리가 와 쉬지도 못하고 여러분을 고생시킨다"고 하자 참석자들은 하나같이 "아니에요"라고 답한다.

이옥선 할머니는 말을 잇는다.

"사람들이 우리를 위안부라고 부르는데 우리가 왜 위안부냐. 우린 강제로 끌려갔다. 억울할 뿐이다. 위안소는 도살장이었다. 일본군은 우리를 죽였다. 우리는 괴로워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나는 중국에 끌려갔다가 60년 만에 한국에 돌아왔다. 가족들은 내가 살아있는지 모르고 사망신고를 했다. 나는 죽다 살아났고 가족은 사라졌다. 나는 20년 넘게 일본대사관 앞에서 시위를 하고 있다. 일본의 만행을 알리기 위해서다. 일본이 저지른 전쟁 범죄를 교과서에 실어달라. 일본이 잘못을 깨닫고 사죄를 할 수 있게 도와 달라."

그 다음은 강일출 할머니(87) 차례.

"우리 아(애)들이 끌려갔다. 당시 한국은 작은 나라고 힘이 없었다. 그때 미국을 알았다면 미국에 도움을 청했다면 우리 애들이 그리 끌려가진 않았을 것이다. 나라는 해방됐지만 우리는 아직 해방되지 못했다. 일본의 사과를 받고 우리가 해방될 수 있게 편히 눈 감을 수 있게 도와 달라. 죽어서도 감사해 하겠다."

강일출 할머니가 증언 도중 목이 메는지 울먹이자 할머니의 이야기를 듣던 참석자들도 흐르는 눈물을 훔쳤다.

#Scene 4.

할머니들의 증언이 끝나고 할머니들이 모여 사는 나눔의 집은 위안부 피해자인 고 김순덕 할머니의 작품을 풀러턴 뮤지엄 센터에 전달했다. 김순덕 할머니는 '못다 핀 꽃' 등 수많은 작품을 남겼다.

YWCA 우먼스클럽 회원들은 준비한 난을 할머니들에게 선물했다. 한인청소년그룹 FYLA(Future Young Leaders of America) 학생들은 할머니 손을 꼭 잡았다.

이재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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