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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열 기자의 취재 그 후] '힘' 있는 목소리를 찾는 이유

기자로서 늘 '힘' 있는 목소리를 찾아다닙니다.

힘이 실린 기사는 곧 영향력입니다. 그런 글은 울림이 있고, 생각의 계기를 제공합니다.

특히 신념의 영역을 다루는 종교는 힘있는 목소리를 더욱 필요로 합니다. 하지만 기독교계에서 힘의 정의는 때론 다르게 해석됩니다.

같은 주장도 화자가 소유한 힘의 크기에 따라 상대적으로 들립니다. '무엇을 말하는가' 보다는 '누가 말하느냐'가 더 중요해서입니다. 유명세가 있거나 소위 '잘 나가는' 목회자의 말은 주목하고 새겨 듣는 경향이 있습니다. 반면 이름도 들어보지 못한 작은 교회 목회자의 말은 흘려 듣거나 별 감흥을 느끼지 않습니다. 그건 말의 내용보다, 말 하는 이가 소유한 힘을 먼저 보기 때문입니다.



이는 암묵 가운데 종종 자격 시비로도 이어집니다. 힘의 크기는 발언의 자격 또는 지위까지 보장하나 봅니다. 그래서일까요. 오늘날 목회자들이 교회 크기를 늘리는데 애를 쓰고, 논문 표절을 해서라도 학위를 추가해 힘을 더 가지려는가 봅니다.

기자도 그 부분을 잘 압니다. 아무래도 독자의 이목을 집중시키려면 인지도 있는 인물의 목소리가 더 효과적일겁니다.

하지만 제가 생각하는 '힘'은 다릅니다. 말하는 사람 못지 않게 중요한 건 말과 생각이 담고 있는 내용입니다. 거기에 담겨있는 의미가 곧 '힘'입니다.

지난주 종교면에 교인이 20명도 안되는 미자립 교회 목사의 목소리를 담았습니다. 사실 그 교회와 목사가 가진 힘은 외형적으로 보기엔 보잘 것 없습니다.

그러나 그들의 삶과 철학, 교회에 대한 오랜 고민이 묻어나는 말에는 분명 힘이 있었습니다. 그건 독자와 교계에 의미있는 목소리가 될 수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유명 목회자들의 말이 무의미하다는 게 아닙니다. 아무도 주목하지 않는 미자립 교회일지라도 의미가 있다면 그 소리가 묻히지 않게 전달하는 것도 언론의 역할입니다. 기자로서 늘 '힘' 있는 목소리를 찾아다니는 이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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