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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와 함께 쓰는 칼럼] 교황의 ‘한 수’ 배워야

박영돈 교수 / 고려신학대학원

"약삭빠르고 체계적으로, 쇼맨십까지 갖춰서 그가 지구 대통령이 되려함을 보여주었다".

허핑턴포스트 하워드 파인만 편집인이 프란치스코 교황에 대해 쓴 글이다. 교황 스스로 그런 의사를 밝힌 적은 없어도 그가 미치는 영향력과 행보가 마치 그렇게 보인다는 뜻이다.

미국을 방문했던 교황의 인기는 대단했다. 교황 제도가 가톨릭을 전 세계로 알리는데 지대한 역할을 한다는 것이 실감났다.

가톨릭은 '교황 제도'라는 비성경적 시스템을 통해 지상에서 신적 대리자 역할과 그 형상을 원하는 대중을 사로잡았다. 부러울 정도로 성공적이다. 프란치스코처럼 직분에 걸맞게 잘 처신하면 목적하는 바가 백분 성취되는 셈이다. 그런 면에서 그는 교황으로서 임무수행이 탁월했다. 프란치스코는 대중의 마음을 얻을 줄 아는 사람이다. 불편해도 작은 차를 타고, 화려한 만찬 대신 노숙자와 식사를 했다. 가난하고 소외된 자의 편에서 자본주의의 착취와 모순을 질타함으로 정의와 청빈, 자비의 사제라는 이미지를 부각시켰다.



이것이 그의 진정한 인품인지 아니면 고단수 쇼맨십인지는 우리가 판단할 일이 아니다. 나는 전자일 것이라 믿는다.

비록 쇼맨십이 어느 정도 작용했어도 그런 행위는 가치가 있으며, 아무나 할 수 있는 일도 아니다. 작은 불편을 감수함으로써 더 큰 영광과 존경을 유도할 줄 아는 영특함을 가진 사람이라야 그런 쇼맨십도 발휘할 수 있다.

물론 교황에게 그런 의도는 없었을 것이다. 몸에 밴 청빈이 자연스럽게 나타난 거라 본다.

개신교의 유명 목사 중에는 그 정도 쇼맨십을 보일 센스조차 없는 이들이 많다. 비루하고 작은 것을 탐하다 더 큰 영광을 잃는 어리석음을 범한다. 대형교회 목사들은 돈을 밝히다가 명예와 영광을 땅에 떨어트리고 한국교회의 위상을 실추시켰다.

개신교를 대표하는 것처럼 행세하는 이들은 이 부분에서 교황에게 한 수 배워야 한다. 그래서 개신교를 더 이상 욕 되게 하지 말고 이미지 개선에 기여하길 바란다.

개신교도 ‘Swag’이 필요해

‘Swag(스웨그)’란 말 들어보셨습니까.

자신만의 멋, 개성, 여유, 세련된 스타일 등을 느낌 있게 표현하는 일종의 은어입니다.

저는 프란치스코 교황이 방미 기간 동안 보여준 행보에서 그 단어가 떠올랐습니다. 은어가 어울릴지 모르겠지만, 교황은 적어도 종교인으로서 ‘스웨그’가 있었습니다.

박영돈 교수의 말처럼 그 모습이 어느 정도 ‘쇼맨십’이라해도 그건 가치있는 행동입니다.

개신교는 은근히 배가 아팠나 봅니다. 가톨릭에 대한 교리 비판부터 교황이 보인 모습에 대해 진정성을 따지는 일까지 곳곳에서 잡음이 들립니다.
하지만, 종교적 담론보다는 요즘 개신교가 왜 사회로부터 지탄받는지 돌아보는 게 더 필요해 보입니다.

오늘날 세상은 종교를 향해 고차원의 교리나 생각만큼 높은 기준을 요구하지 않습니다. 단지 ‘쉬운 공감’을 원했습니다. 교황이 힌트를 보여주지 않았습니까.
지금 시대에서는 종교가 기본을 지키고, 상식적으로만 행동해도 충분히 영향력이 있습니다. 아마도 가톨릭 교황은 그 멋을 알았던 것 같습니다.

개신교에도 ‘스웨그’ 넘치는 목회자가 많아지길 기대해봅니다.

장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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