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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와 함께 쓰는 칼럼] 크리스마스에 대한 단상

이승구 교수 / 합동신학대학원

사실 우리는 예수가 어느 날 태어났는지 모른다. 성경이 그 정보를 정확히 알려주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크리스마스가 예수의 탄생을 기념하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분명히 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로마 시대에 태양신을 기념하던 이교적 절기에 교회는 태양이 '신(神)'이 아니며, 예수만이 하나님이고 영적인 의미에서 진정한 태양임을 증언한 게 '크리스마스(Christ-mas)'의 기원이다. 이 말은 즉, 그리스도에게 예배한다는 뜻이다.

크리스마스는 로마에서 기독교가 토착화되는 과정에서 생겨났다. 태양신에게 제사를 하던 사람들이 그리스도를 믿고 난 후에는 더 이상 태양신에게 제사를 하지 않고, 하나님을 경배하기 시작한 것에서 비롯됐다.

청교도들은 이런 사실에 근거하여 종교개혁 시기 때부터 미신적인 크리스마스를 '특별한 하루'로 보내지 않았다. 개신교는 특정일에 어떤 적극적 의미를 부여해서는 안 된다는 의미에서 청교도들의 그런 태도를 존중해야 한다.반면, 크리스마스에 예수의 탄생 사실 자체를 기념하는 것을 굳이 비판할 필요는 없다. 크리스마스가 예수의 탄생일로 정확하지 않다는 사실은 분명히 하되, 예수의 성육신을 깊이 생각해 보는 것은 매우 의미 있는 일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올바른 성탄절이란 그날 예수가 탄생했다는 의미에서가 아닌, 우리의 죄 때문에 예수가 성육신 하여 '대리속죄(代理贖罪)'의 죽음으로 십자가에 달리신 사실을 생각하고 그 의미를 생각하는 데 있다. 또한, 아직 믿지 않는 사람들에게 이런 기회를 이용하여 자연스럽게 성탄의 참된 의미를 알릴 수 있다면 그것은 크리스마스를 뜻깊게 보내는 것이 될 것이다.

개신교는 성탄 절기를 통해 예수가 이 땅에 오신 의미를 깊이 생각하는 시간을 가져야 한다. 믿지 않는 이들에게는 성탄의 의미를 전하는 기회가 되며, 그리스도의 정신으로 이 세상에 참 사랑을 표현하고 실천하는 계기로 삼았으면 한다.

[장열 기자의 취재 그 후] 불필요한 크리스마스 논쟁

늘 이맘때면 곳곳에서 언성이 높아진다.

크리스마스를 둘러싼 종교적 갈등 때문이다. 특히 요즘은 그 논란이 더욱 심해졌다.

사회에서는 '메리 크리스마스'라는 인사가 불쾌하다며 '해피 할러데이'로 대체하자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해피 할러데이'가 종교색을 뺀 중립적 인사라는 주장이다.

반면 얼마 전에는 일부 기독교인들이 발끈했다. 유명 커피 업체인 스타벅스가 연말을 맞아 출시한 특별 컵에 크리스마스 디자인이 빠졌다며 이 회사를 '반기독교적 기업'이라고 몰아세웠다.

최근 뉴욕 브루클린의 공립 초등학교에서는 "크리스마스는 기독교의 축하행사로 종교적 행위이므로 크리스마스를 학교에서 언급하지 말라"고 했던 한인 여교장의 발언이 논란이 됐다.

도대체 크리스마스가 무엇이기에 이토록 문제가 될까. 이는 크리스마스에 대한 왜곡된 인식이 낳은 폐해다.

본래 크리스마스의 유래는 기독교의 정체성과 그다지 관련이 없다. 사회는 크리스마스 때문에 기독교를 원색적으로 비난한다거나, 기독교는 그런 사회를 향해 "신앙이 위협받는다"고 분개할 이유가 없다.

게다가 크리스마스는 이미 상업적 요소와 뒤죽박죽 섞여 변질된지 오래다. 때론 기독교인조차 알게 모르게 그러한 크리스마스 분위기를 즐기지 않나.

종교를 떠나 너무나 많은 사람이 왜곡된 크리스마스를 두고 비생산적이고, 무의미한 논쟁에 힘을 쏟는다.

그런 갈등은 정작 따뜻해야 할 크리스마스를 냉랭하게 만든다. 이제 불필요한 싸움은 멈췄으면 한다.

"메리 크리스마스!"

장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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