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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열 기자의 취재 그 후] 재벌과 종교, 갑질 습성의 공통점

최근 '갑질 논란'에 사회가 공분한다.

미스터피자 등을 운영하는 정우현 MPK 회장의 경비원 폭행, 현대BNG스틸 정일선 사장의 '갑질 매뉴얼' 등이 수행기사의 폭로를 통해 알려지면서 일부 재벌의 비상식적 행태를 비난하는 목소리가 높다.

재벌들의 갑질 논란은 그동안 끊이지 않았다. 대한항공 조현아 부사장, 몽고간장 김만식 명예회장, 대림산업 이해욱 부회장, 프라임 베이커리 강수태 회장, 피죤 이윤재 회장, 블랙야크 강태선 회장, M&M 최철원 대표, 한화 김승연 회장 등은 갑질 구설수로 여론의 물매를 맞은 바 있다.

이런 일이 왜 자꾸만 발생할까. 본인이 속해 있는 영역과 현실의 영역을 혼동한 탓이다.



그들이 속한 구조(기업)는 본래 한정된 영역이다. 본인이 좌지우지할 수 있는 힘은 기업이라는 구조 안에서만 유효하다. 그런 환경에 너무 익숙해지다 보면 본인의 힘이 외부에까지 통용될 거라는 착각이 든다. 구설수에 올랐던 재벌들이 내키는 대로 행패를 부릴 수 있었던 이유다. 사회가 '나' 중심으로 돌아가며, 모든 영역이 마치 본인의 힘 아래 놓여있는 것 같은 착시 현상인 셈이다.

반면, 영역 밖에 사람들은 그들의 눈치를 볼 이유도, 행패 따위를 받아줄 하등의 이유가 없다. 기업 구조 안에서 그들은 '회장님'일지 몰라도, 외부에서는 특별한 존재가 아니다.

요즘 갑질 논란을 보면서 오늘날 일부 기독교의 극단적인 모습이 떠오른다. 세상 모든 것이 당연히 기독교 중심으로 돌아가야 할 것처럼 여기는 태도 때문이다.

그런 예는 많다. 재난이나 자연재해 등을 너무나 쉽게 신의 징벌로 해석하는가 하면, 이슬람 또는 동성애 이슈에 대한 논쟁은 대화의 여지조차 두지 않는다. 교계 내부에서 발생하는 비상식적인 일에는 무감각하면서, 사회의 어그러진 모습만 교회의 기준으로 재단하는 건 전적으로 기독교 제국주의적 사고에서 비롯된 폐해다.

그런 습성이 배면 기독교의 주장을 사회적 언어나 몸짓으로 지혜롭게 전달하려는 감각마저 잃게 된다.

기독교 내부에서는 각종 이슈에 대해 자체적인 기준을 가질 수 있다. 하지만, 그 기준을 마치 '갑'으로 여겨 모든 영역에 그대로 적용하겠다면 오산이다. 그런 관점으로 모든 이슈를 접근한다면 종교를 통해 군림하려는 오만에 지나지 않는다.

행동은 성숙할수록 신중하고도 겸손해야 할 책임을 수반한다. 그게 안되면 현실을 착각하는 재벌의 행태와 무엇이 다르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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