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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초창기 기업을 일군 사람들

김기천/LA카운티 중소기업 자문관

헝가리 출생의 한 20대 청년은 2차 대전의 전란을 피해 모국을 떠나 단신으로 뉴욕에 도착한다.

낯선 땅에 발을 디딘 청년은 배고픔을 해결하기 위해 도착하자마자 뉴욕 부둣가에서 하역 노동을 시작했다. 힘들고 어려웠지만 배워야겠다는 의지로 커뮤니티 칼리지에 등록해 공부했다.

이 청년이 바로 세계 반도체 산업의 1인자 인텔( Intel)의 앤디 그로브 창업자다.

전기가 풍족하지 않았던 시절, 뉴욕의 밤은 지금과 많이 달랐다. 해가 진 몇시간 후부터는 촛불 신세를 면치 못했다. 미국에 이민온 유대인 프록터와 갬블, 즉 P&G 두 남자는 무엇을 할까 궁리하다가 문득 양초 행상을 떠올렸다. 전기가 끊어지며 당장 필요한 것이 촛불이다. 수소문 끝에 양초를 구해 판매를 시작했는데 불티나게 팔려 나갔다. 두 사나이는 양초를 구해다가 팔 것이 아니라 직접 제조하자는데 의견을 모았다. 이렇게 시작된 P&G는 현재 300여 개 브랜드로 세제, 비누, 화장품, 가정용품 등을 생산하는 국제적인 기업이 됐다.



시계수리공으로 생활했던 시어스(Sears)는 시계를 고치기만 할 것이 아니라 판매를 함께 하는 방안을 생각했다. 여기에 더해 카탈로그 통신판매를 시작했다. 시어스의 통신판매 사업은 불길처럼 번져 갔고 결국 시어스백화점의 기초가 됐다.

홀어머니 슬하에서 어렵게 자란 코닥(Kodak)은 낮이면 기차역에서 유선통신 업무를 했다. 하지만 집에 돌아오면 골방에서 밤새 끝없는 화학실험을 했고 결국 필림 왕국을 구축했다. 역사 기록과 영화, 사진은 코닥이 존재했기에 지금까지 남을 수 있었다.

광산에서 채굴에 필요한 도구와 광부들의 생활용품을 공급하는 작은 상점으로 출발한 J C 페니는 오늘날 전세계에 지점을 둔 대형 백화점이 됐고 스티브 잡스는 집 차고에서 컴퓨터 회사를 시작해 미국은 물론 세계시장을 석권하는 브랜드로 자리를 잡았다.

같은 대학에서 전기공학을 전공한 휴렛과 패커드(Hewlett & Packard)는 연구를 계속해 복사기와 컴퓨터를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지구상에서 최고 부자로 꼽히는 마이크로소프트의 빌 게이츠는 대학을 도중에 하차하고 프로그램 개발과 소프트웨어 연구로 컴퓨터 분야에 이정표를 세웠다 .

고금동서를 막론하고 초창기 사업의 창업자들은 모두가 시작이 미미했다. 그러나 끊임없는 도전과 기술개발로 세계 굴지의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었다.

한국 지식경제부 통계에 따르면 한국이 생산하는 물품 중 세계 1위를 차지하는 품목은 지난 2002년에는 50개에 불과했다. 그러나 7년 후인 2009년에는 127개로 늘었다. 그러나 세계인에게 널리 알려진 브랜드를 손꼽으라고 하면 그다지 많지가 않다. 삼성, 현대, LG 정도일 것이다. 특히 소량의 고가품을 생산하는 명품의 경우에는 언뜻 생각나는 브랜드가 없다.

한국민은 근면과 성실을 갖춘 민족으로 학문을 숭상했다. 교육 수준과 기능 수준이 월등이 높고 강한 성취욕으로 좌절하지 않는다. 이를 바탕으로 더욱 정진한다며 세계 굴지의 기업이 늘어가고 세계인이 사랑하는 명품 브랜드도 많이 만들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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