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별 뉴스를 확인하세요.

많이 본 뉴스

광고닫기

기사공유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톡
  • 카카오스토리
  • 네이버
  • 공유

[기고] 평화를 부르는 비폭력 대화

김반아/생명모성 연구소장

세계평화를 이루려면 폭력이 사라져야 하지만 폭력은 곳곳에 도사리고 있다. 심지어 물리적 힘이 작용하지 않는 대화에도 폭력이 존재한다. 대화 속의 보이지 않는 폭력을 없애려는 '비폭력대화(NVC·Nonviolent Communication)'에 대한 관심이 높다. NVC는 작게는 가정, 크게는 지구촌에 평화를 가져온다.

비폭력대화의 기원은 간디의 "나는 폭력에 반대한다. 그것이 선을 행하는 것처럼 보일 때라도 그 선은 순간에 불과하고, 폭력의 악은 영원하기 때문이다"라는 말처럼 우리의 선한 본성에 가까이 다가서는 것이다. NVC는 가정, 직장, 친구관계, 기타 모든 곳에서 효율적인 의사소통법을 사용하여 평화를 선택하고 갈등을 해결하게 해준다.

NVC는 마셜 로젠버그 박사가 인종폭동 문제들을 평화롭게 해결하기 위해 개발한 의사소통 모델로, 1960년대부터 분쟁이 일어나고 있는 세계 여러 곳을 찾아가서 가르쳤다. 이 대화법의 핵심은 상대방이 옳지 않다는 비난의 의미를 주는 단어를 빼고, 말을 하는 식으로 진행된다.

NVC는 4단계가 있다. 첫째는 관찰이다. 평가나 판단을 섞지 않고 관찰 가능한 사실만 말한다. 예를 들어 "넌 정말 게을러 빠졌어"는 평가이고, "오늘 쓰레기를 안내갔네"는 관찰이다.



둘째는 느낌이다. 상대를 비난하거나 분석하지 않고 '느낌'만 명확하게 표현한다. 대부분 사람들이 이 단계를 힘들어 하는데, 왜냐하면 '느낌말'을 잘 모르기 때문이다. 우리가 흔히 쓰는 말 중에서 느낌과 평가가 섞여 있는 단어들은 다음과 같다. 이용당한, 학대받은, 배신당한, 공격당한, 조종당하는, 무시당한, 거절당한, 위협받은 등등. 이러한 말들은 나의 느낌을 표현한다기보다는 다른 사람이 무엇을 잘못했는가를 분석하는 것으로 상대방의 방어적인 반응을 자극한다. 그 대신에 속상한, 무서운, 슬픈, 흥분된, 행복한, 짜증나는, 혼란스러운, 놀란 등과 같은 느낌말을 하면 방어적인 반응보다는 상대방과 감정적인 연결을 갖게 해준다.

셋째는 욕구(Needs)다. 누가 무슨 말을 할 때는 자기를 표현하고자 하는 소통의 욕구를 충족시키고 있는 것이다. 다른 사람의 코를 주먹으로 친다면 그는 자신이 얼마나 화가 났는지를 충동적으로 표현하고 있는 것이다. 상대가 어떤 욕구를 표현하고 있는지를 찾아서 이해하게 되면 그 사람과 연결될 수 있게 된다. 다른 사람이 내가 싫어하는 방식으로 말하거나 행동할 때면 공감으로 듣기보다는 그 사람을 저항하고 비판하게 되기가 일쑤다. 비판 대신에 상대의 욕구를 알아차리는 데 집중한다면 나는 그의 진정한 모습과 마주하게 되고 상대가 나와 다르지 않은 존재라는 사실을 알게 되면서 생겼던 벽이 사라지게 된다.

넷째는 부탁(Requests)이다. 우리가 말을 할 때 상대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인식하면서 말을 건네면 대화가 안전하게 되고, 자신이 원하는 것을 부탁의 말로 하면 대화를 효율적으로 할 수 있다. 부탁은 구체적인 행동을 바탕으로 현재 '할 수 있는 것'으로 한다.

관찰, 느낌, 욕구, 부탁으로 이루어진 4단계는 NVC를 익히고 실천하는 데 기본이다. 그런데 NVC를 온전하게 이해하기 위해서는 이러한 NVC 모델이 나온 배경이 되는 원칙들을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 일단은 대화 중 내가 선택한 반응이나 느낌에 대해 책임을 져야 한다. 또한 나의 느낌과 욕구를 솔직하게 전달하고 상대방의 느낌과 욕구를 수용하는 자세를 가져야 한다. 상대가 말할 때 선입견과 판단을 내려놓고 경청하는 것도 필요하다.

비폭력대화 방식이 확산돼 지구촌이 폭력 없는 평화의 세상이 되기를 기원한다.


Log in to Twitter or Facebook account to connect
with the Korea JoongAng Daily
help-image Social comment?
lock icon

To write comments, please log in to one of the accounts.

Standards Board Policy (0/250자)


많이 본 뉴스





실시간 뉴스